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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김태형호에 고하다' 베어스 팬들의 희망사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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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김태형호에 고하다' 베어스 팬들의 희망사항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17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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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저조했던 기동력 되찾아 '뛰는 야구' 희망…"정수빈 도루왕 했으면"

[잠실=스포츠Q 글 이세영·사진 이상민 기자] 지난해 곰들은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몸에 맞지 않는 스몰볼과 벤치의 작전 미스, 감독의 용병술이 도마 위에 오르며 여론에 집중 포화를 맞았다.

결국 빅볼 두산에 일본식 스몰볼을 입히려 했던 송일수 전 감독은 경질됐고 새 사령탑 김태형(48) 감독이 지휘봉을 받아들었다.

부임 후 김 감독이 약속한 것은 다시 두산다운 야구를 하는 것이었다. 번트로 주자를 보내기보다는 뚝심으로 밀고 나가는 야구, 한 루를 더 훔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야구를 하길 원했다.

▲ 두산 김재호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NC전 5회초 1사 만루에서 나성범의 안타성 공을 잡아낸 뒤 미소짓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일찍 포기하는 경향이 있었다. 두산 야구가 큰 틀에서 달라진 것은 없는 만큼 두산다운 야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선수생활을 했을 때 두산은 끈끈한 야구를 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른 팀에서 봤을 때는 그런 야구를 하는 게 보이지 않았다”며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하나 돼 두산만의 색깔 있는 야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잃었던 허슬, 뛰는 야구에서 찾다

겨우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두산은 지난해와 분명 달라져 있었다. 김 감독의 각오대로 잃었던 허슬을 찾았다. 선수들의 눈빛에서 경기를 포기하려는 의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득점 찬스에서는 집요하게 달라붙었다. 홈 첫 경기인 17일 잠실 NC전에서는 4-5로 졌지만 동점을 코앞에 두며 끝까지 상대를 괴롭혔다.

일단 뛰는 야구가 살아났다. 도루 개수는 4개로 뒤에서 두 번째 이지만 4개 중 하나를 홍성흔이 기록한 점이 고무적이다. 그는 지난 12일 한화전에서 한 차례 베이스를 훔쳤다.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도 눈에 띈다. 정수빈은 지난 14일 케이티전에서 빠른 발로 3루타를 두 개나 만들었다. 최주환과 김재호, 민병헌, 정수빈으로 이어지는 8-9-1-2번 타순은 일단 누상에 나가면 9개 구단 투수들을 집요하게 괴롭힐 전망이다.

▲ 두산 홍성흔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NC전에서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그는 두산의 '허슬두' 팀컬러와 매우 어울리는 근성을 가졌다.

지난해 두산은 뛰는 야구가 부족했다. 111도루를 기록해 9개 구단 중 5위에 그쳤다. 직전년도 172차례 베이스를 훔쳐 1위를 차지한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했다.

하지만 두산 팬들은 김태형 감독이 친정팀으로 돌아오면서 예전의 색깔을 찾아줄 것이라 믿었다.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강건희(26) 씨는 “올해는 정수빈의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김태형 감독의 믿음을 등에 업고 도루왕을 차지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현했다.

◆ "지더라도 두산다운 야구 했으면"

2년 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6위까지 곤두박질쳤기 때문에 선수단이나 팬들이나 올 시즌을 맞는 각오가 대단하다. 지난해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14년만의 우승을 맛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건희 씨는 “작년보다 전력 자체가 훨씬 안정됐다. 올해는 우승을 노려봐도 좋을 것 같다”고 희망을 표현했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 수반돼야 할 것들이 많다. 노경은이 빠진 뒷문을 메워줄 클로저와 2% 부족한 타선에 불을 붙일 슬러거, 거금을 들여 데려온 장원준의 활약 등이 바로 그것이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두산 팬이라는 홍영진(47) 씨는 “정재훈이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으니 불펜 한 자리가 빈다”며 “이재우가 불펜에서 한 축을 담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로 5선발과 불펜을 오간 이재우는 지난해 11경기에서 1승2패 1홀드 평균자책점 5.02로 부진했다. 상대적으로 약한 허리를 제대로 지탱하기 위해서는 이재우의 활약이 절실하다.

▲ 두산 루츠와 김현수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NC전 1회말 2사 2,3루에서 홍성흔의 적시타 때 홈인,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홍 씨는 지난해보다 경기수가 늘어난 만큼 백업 요원들도 제몫을 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내야 유틸인 허경민과 최주환이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체력소모가 많은 주전 내야수들의 공백을 최소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순위에 관계없이 두산만의 야구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한 팬도 있었다. 역시 원년부터 팬이라고 밝힌 권오창(52) 씨는 “져도 좋으니 두산다운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허슬 플레이를 아끼지 않고 끈끈하면서도 친근한 동료애를 발휘하는 야구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형 감독의 지도력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베어스 출신이니 지난해 잃었던 팀 컬러를 되찾아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김 감독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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