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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파' 명장 4인의 발칙한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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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파' 명장 4인의 발칙한 도전장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2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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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D-1] 김성근-김용희-조범현-김기태 감독 PS 치러본 경험, '4강' 잔류 감독들과 진검승부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프로스포츠 감독 목숨은 파리의 그것에 비유되곤 한다.

지난해 프로야구 4강에 들지 못했던 팀들의 사령탑은 모두 물갈이됐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투혼을 발휘하며 LG와 아름다운 레이스를 펼쳤던 SK도 결국 이만수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두산, 롯데, KIA, 한화도 성적 부진으로 각각 송일수, 김시진, 선동열, 김응용 감독이 떠나야 했다.

그 때문에 낯익은 지휘자들 4명이 현장으로 돌아오게 됐다. 한화 김성근(73), SK 김용희(60), 케이티 조범현(55), KIA 김기태(46) 감독은 모두가 포스트시즌을 치러본 이들이다. 해설위원, 야인, 인스트럭터, 독립구단 감독 등으로 숨을 골랐던 이들은 오랜만에 프로 벤치로 돌아와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 김성근 감독은 하위권 팀을 맡은 첫 해 팀을 확 바꿔놓았던 경험이 여러 차례다. 2년 연속 최하위였던 한화도 그의 지도 속에 변화를 꿈꾼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 시즌 팀을 4강에 올려놓으며 입지를 탄탄히 구축한 삼성 류중일, 넥센 염경엽, NC 김경문, LG 양상문 감독 등 ‘잔류군’ 4인 대 ‘복귀군’ 4인 간의 지략 대결 구도가 야구팬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 ‘마이다스의 손’ 김성근 감독, 한화도 건져낼 것인가 

김성근 감독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명장이다. 감독 총산 최다승 부문에서 김응용 전 감독(1567승)에 이어 2위(1234승)를 달리고 있다. 2011년 SK에서 경질된 이후 3년 만에 프로 현장으로 돌아왔다. 7년간 가을야구를 구경하지 못했던 한화의 마지막 승부수다.

그는 이전까지 맡았던 6개 팀에서 부임 첫 해 모두 승률을 높이는 마법을 부렸다. OB(0.444→0.586), 태평양(0.319→0.533), 삼성(0.558→0.560), 쌍방울(0.369→0.563), LG(0.464→0.520), SK(0.480→0.603) 중 LG와 SK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누렸다.

유일한 70대. 김성근 감독은 3년 계약을 하면서 “한화는 내 인생의 마지막 팀”이라면서 “시즌이 끝나면 선수들과 반드시 웃을 수 있는 성적을 거두겠다”고 선언했다. 2년 연속 9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백전노장의 조련 속에 암흑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 ‘공부하는 지도자’ 김용희 감독, 20년 만의 한국시리즈 도전 

김용희 감독은 2000년 삼성 감독 이후 14년 만에 1군 감독이 됐다. 1994년 30대 후반의 나이로 롯데 감독을 지냈던 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초시계를 사용해 투수의 퀵모션 시간을 체크하는 선진야구를 도입했던 ‘공부하는 지도자’. 개인적으로는 1995년 이후 꼭 20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린다.

▲ 김용희 감독은 SK의 내부사정을 꿰뚫고 있다. 팀의 전력도 강해 1995년 이후 20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린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그는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SK 2군 감독을 맡으며 유망주들을 키웠다. 지난해에는 육성총괄 업무를 맡아 신인 선수 발굴,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에 이르기까지 선수단 전체에 영향력을 끼쳤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데다 SK의 전력이 막강해 삼성을 견제할 1순위 후보로 꼽힌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취임식에서 "매뉴얼에 기초하면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열심히, 최선이라는 단어가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이것만큼 좋은 단어도 없다. 2015년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 케이티 조범현 ‘돌풍’ - KIA 김기태 ‘어게인 2013’ 

조범현 감독도 오랜만에 1군 무대를 밟는다. 2011년 KIA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네 시즌만이다. 케이티의 객관적인 전력이 약해 상위권을 노리기는 힘겹지만 그는 ‘조갈량’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지략을 지니고 있어 호락호락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2003년 창단 4년차에 불과하던 SK에 부임해 한국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가 준우승으로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2009년에는 오랜 부진에 허덕이던 KIA를 12년 만에 챔피언으로 올려놓아 명장 반열에 오른 감독이다.

▲ 조범현 감독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신생팀을 맡았다. 별명 '조갈량'처럼 지략을 보여줘야 한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김기태 감독은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두 시즌 만에 현장으로 복귀했다. 최근 3년간 KIA가 기록한 순위는 5위, 8위, 8위. 한국 프로야구 최다인 10회 우승에 빛나는 타이거즈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그는 리빌딩과 성적을 동시에 잡아야하는 상황에 고향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9년간 깊은 터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LG는 김 감독 부임 첫 해였던 2012년 뒷심 부족으로 7위로 밀려났지만 2013년 치욕의 역사를 딛고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그의 ‘형님 리더십’이 KIA에서도 발휘돼야만 한다. 마침 개막전 상대가 친정팀 LG라 더욱 전의가 불타오른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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