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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밴드-유희관 좌완 맞대결, 희비 가른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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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밴드-유희관 좌완 맞대결, 희비 가른 차이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07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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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공과 체인지업 속도 변화 차이…공의 높낮이도 극명하게 갈려

[잠실=스포츠Q 박상현 기자] 똑같은 좌완 선발이었다. 주무기도 빠른 공과 체인지업에 커브와 슬라이더를 이따금씩 섞어 던지는 것으로 같다. 그러나 넥센 선발투수 라이언 피어밴드는 무실점에 가까운 호투를 펼쳤고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은 무너졌다.

피어밴드는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두산 타선을 맞아 6⅓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면서 삼진 7개를 잡아내며 무사사구 2실점했다. 피안타는 겨우 5개였고 그나마 2실점도 다음 투수 마정길이 피어밴드가 내보낸 2명의 주자를 불러들이면서 생긴 것이었다.

반면 유희관은 넥센 타선을 맞아 5⅔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홈런 2개 포함 안타 12개를 허용했다. 무사사구와 삼진 7개는 피어밴드와 같았지만 서건창, 박병호, 윤석민 등 특정 타자에게 무더기 안타를 맞으며 5실점했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넥센 좌완선발 라이언 피어밴드가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원정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이날 경기는 두산의 3-17 완패로 끝났다. 유희관에 이어 나온 중간 계투진이 3⅓이닝 동안 12실점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처럼 넥센 타선의 기를 살려준 것은 온전히 유희관의 책임이다.

피어밴드와 유희관의 극명한 차이는 바로 공의 속도와 높낮이에서 드러났다. 피어밴드의 공은 쉽게 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유희관은 치기가 딱 좋았다.

피어밴드는 2회말, 3회말, 5회말을 제외하고는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2회말 오재원에게 2루타를 내준 것을 빼고는 정타도 그리 많지 않았다.

피어밴드는 시속 146km에 이르는 빠른 공을 앞세웠다. 빠른 공의 최저 구속이 시속 128km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시속 126km를 넘나드는 체인지업이 있어 타자들을 현혹시키기가 좋았다.

공의 높이도 타자들의 무릎 쪽에 집중되면서 장타가 나오기 힘든 조건이었다. 여기에 두산의 타자들이 최근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허덕이고 있는 것도 피어밴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반대로 유희관의 공은 치기가 딱 좋았다. 원래 유희관의 공은 빠르지 않다. 완벽한 제구력과 코너웍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최고 시속 135km밖에 되지 않는 빠른 공과 시속 115~125km짜리 체인지업은 공략하기가 딱 좋았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두산 좌완선발 유희관이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 홈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3회초 박병호가 때린 솔로 홈런도 유희관의 밋밋한 체인지업에서 비롯됐다. 공의 높이도 딱 타자의 눈높이였다. 시속 118km짜리 체인지업은 박병호에게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박병호의 빠른 배트 스피드는 왼쪽 담장을 넘기기에 충분했다.

또 5회초에 나온 이택근의 솔로 홈런 역시 공이 높은 쪽으로 제구됐다. 시속 130km짜리 빠른 공은 이택근이 치기 딱 좋았다.

특히 유희관이 허용한 12개의 안타 가운데 장타가 2루타 4개와 홈런 2개로 6개나 됐다. 넥센 타자들이 마음놓고 배트를 휘둘렀을 정도로 유희관의 공이 딱 치기 좋았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서 승패는 이미 결정나버렸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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