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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야구도 이호준처럼' 공포의 6번 있는 NC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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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야구도 이호준처럼' 공포의 6번 있는 NC가 무섭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4.0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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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후 매경기 안타행진, 타격 2위-타점 1위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베테랑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팀에 위기가 생길 때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이호준(39)은 경험, 관록, 노련함 등 노장이 갖춰야할 모든 요소를 갖춘 선수다. 빼어난 입담으로 덕아웃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젊은 선수들을 이끈다. 실력이 모자라지도 않는다. 그는 NC 이적 후 2년 평균 0.274, 21.5홈런, 82.5타점을 기록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얻는 해마다 빼어난 활약을 펼쳐 두 차례나 큰돈을 번데다 연예인 외모 뺨치는 ‘내조의 여왕’ 아내를 둔 덕이다.

▲ 이호준(오른쪽)은 13타점으로 이 부문 선두에 오르며 NC의 4연승 선봉에 서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그러나 요즘 그의 활약상을 보면 ‘야구도 이호준처럼’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대활약이다. NC가 팀 타율 0.316(2위)로 4연승 파죽지세를 달리는데 고참이 선봉에 서고 있다. 그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핫한 타자 중 한명이다.

◆ 3볼서 결승타, ‘공포의 6번타자’로 거듭난 이호준 

그는 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도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개막 후 6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안타 2개는 모두 2루타였다. 올해 뽑아낸 12개의 안타 중 5개가 장타일 정도로 쾌조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타격 2위(0.480), 홈런 공동 7위(2개), 타점 1위(13개), 장타율 5위(0.840), 출루율 공동 9위(0.480), 최다안타 공동 3위(12개)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고르게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몸쪽공에 대처하기 위해 겨우내 흘린 땀이 값진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결승타 장면은 압권이었다. 6회초 1사 1,2루. 이호준은 볼카운트 3볼에서 배트를 휘둘러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펜스를 원바운드로 때리는 2루타를 때려냈다. 기다릴 것이라 생각한 KIA 배터리가 당황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SK서부터 NC에 이르기까지 줄곧 4번을 쳐왔던 어울렸던 이호준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5번에 배치됐고 올해는 6번으로 타순이 내려갔다. 상대 투수들은 나성범과 에릭 테임즈를 넘더라도 하위타순의 시작점에서 4번같은 6번을 맞이해야 한다.

▲ 이호준은 올해부터 6번에 배치됐다. NC의 하위타선은 이호준의 이동으로 더욱 견고해졌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희생번트도 일품, 헌신이 무엇인지 아는 남자 

이호준은 지난 1일 마산 한화전에서는 희생번트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오른 다리를 뒤로 내밀고 가볍게 배트를 콘트롤하며 타구를 죽이는 장면은 전혀 어색해보이지 않았다. 홈런만 287개를 날린 타자가 팀을 위해 ‘번트대는 남자’로 변신한 것이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즌 시작 전 김경문 감독님께서 타순에 관계없이 작전이 나갈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준비를 많이 했다”며 “번트에 자신도 있다. 이제 나도 번트될 시기가 왔다.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NC는 1군 진입 첫 해인 2013년 KIA와 한화를 뒤로 밀어내고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지난해에는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며 창단 3년만에 처음으로 가을야구 티켓을 따내는 ‘대형사고’를 쳤다. 그러나 ‘이번 시즌이 진짜’라고 볼 수 있다.

외국인 선수를 4명 기용할 수 있었던 이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케이티를 제외한 8개 구단과 똑같이 외국인 선수를 3명만 써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외인 선발 한 자리에 구멍이 생겼고 전문가들은 NC를 중위권으로 구분했다.

개막 잠실 2연전에서 두산에 내리 패하며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지만 NC는 이후 4연승을 내달리며 단독 3위에 올라 선두 그룹을 긴장시키고 있다. 흥행을 주도하는 인기팀 KIA, 롯데의 상승세에 가렸을 뿐 고참의 솔선수범에 자극받은 ‘공룡’은 조용하고 무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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