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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름 바꾸니 야구도 잘된다? 개명스타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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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름 바꾸니 야구도 잘된다? 개명스타 전성시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4.08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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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찬·해커, 개명 후 초반 흐름 좋아…프로 15년만에 이름 바꾼 이우민도 '개명효과' 노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KBO리그 선수들은 타 프로종목 선수들에 비해 개명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상이 많은 선수들은 더 이상 아프지 않기 위해, 야구가 잘 풀리지 않는 선수들도 야구를 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름을 바꾸는 사례가 많다. 분위기 반전 차원에서 하는 개명은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지금까지 이름을 바꿔 등록한 선수는 34명에 이른다. 이름을 바꾸고 야구를 잘하게 된 선수들이 꽤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 외야수 손아섭이다. 그는 손광민에서 2009년 이름을 바꾼 뒤 이듬해부터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연속 3할 타율을 달성했고 두 차례 최다안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 이시찬은 이름을 바꾼 뒤 7일 LG전에서 팀 승리에 발판을 놓는 안타를 치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그 외 진해수와 김태영(이상 KIA), 전유수(SK), 문규현, 박종윤(이상 롯데), 윤요섭(LG) 등이 이름을 바꾼 뒤 성적이 더 좋아졌다.

올해도 몇몇 선수들이 개명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매년 기대를 받고 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던 이학준(30·한화), 이승화(33·롯데)가 각각 이시찬, 이우민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을 알렸다. 이름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NC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2)는 한국무대 세 번째 시즌을 앞두고 등록명을 에릭 대신 해커로 바꾸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 이시찬-해커, 벌써 나타나는 개명효과

‘개명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는 분위기다. 이시찬과 해커의 초반 흐름이 좋다. 각자 맡은 자리에서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시찬은 선수 생활을 건강하게 하면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 이름을 선택한 뒤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는 7일 홈 LG전에서 6회초 대수비로 들어온 뒤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팀이 2-3으로 뒤진 7회 1사 1, 2루에서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또 연장 11회 1사 1, 2루에서는 좌전 안타를 때리며 끝내기 역전승에 발판을 놨다.

시즌 첫 안타와 타점을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 신고했기 때문에 더 의미 있었다. 포지션도 정근우가 부상으로 빠진 2루를 맡고 있어 앞으로 자주 쓰일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불운을 떨치고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자 등록명을 바꾼 해커도 시즌 출발이 좋다. 지난 1일 넥센전에서 6이닝 3실점(1자책)으로 승리를 챙긴 그는 7일 KIA전에서도 6⅔이닝 2실점(1자책)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잘 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이 없었던 예년과는 달랐다.

2013년 NC에 입단한 그는 그해 4월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 떠안았고 5월 네 차례 등판에서도 퀄리티스타트를 세 차례 달성했지만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시즌 후반에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8월 이후 10경기 등판에서 4패만 당했다. 퀄리티스타트를 여섯 번이나 기록하고도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해커는 올 시즌 불운을 완전히 떨쳐내고 있는 모양새다. 시즌 전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팀 불펜이 안정적인 면모를 보여주면서 해커를 도와주고 있다. 그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 올시즌을 앞두고 등록명을 해커로 바꾼 에릭 해커는 시즌 첫 두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2년간 불운했던 아쉬움을 날리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프로 15년만에 개명' 이우민, 이번에는 다를까

올해 개명으로 반등을 노리는 선수가 또 있다. 프로 15년차 이우민은 이승화에서 개명하며 만년 기대주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입단 당시부터 타격보다는 수비에서 주목을 받았음에도 안타 생산능력이 다소 떨어져 1군 풀타임으로 뛰지는 못했다. 지난해까지 12시즌 동안 타율 0.250을 넘긴 시즌 고작 세 차례에 불과하다.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외야 포지션 경쟁이 심한 롯데는 이우민을 비롯해 김민하, 하준호, 김대우, 임재철 등 많은 선수들이 무주공산인 좌익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우민이 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개명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름 바꾼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해마다 많은 선수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십 년 동안 써왔던 이름을 바꾸고 있다. 성공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야구선수들 사이에서 부는 ‘개명 열풍’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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