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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제기했다가 신용불량자, 우리은행의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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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제기했다가 신용불량자, 우리은행의 갑질?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9.05.21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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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민원 제기했다고 신용불량자가 됐다. 사채업자인가, 은행인가.

손태승 회장이 지휘하는 우리은행이 또 구설에 올랐다. 중소기업 대표의 하소연이 수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했다. 가히 사채조폭집단이라 해도 이상할 게 없어 분노를 자아낸다.

KBS는 20일 밤 뉴스9을 통해 43세 남성 최홍규 씨의 사연을 전했다.

최 씨는 지난해 12월, 우리은행 금융거래확인서를 뗐다 특수채권이란 이름으로 8100만 원이 기재된 사실을 확인했다.

 

▲ 우리은행 사옥. [사진=연합뉴스]

 

14년 전 일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건설사 부도 탓에 중도금 대출을 떠안게 된 그는 1년에 걸친 개인파산 검토 끝에 법원으로부터 면책처분을 받았다.

최 씨는 우리은행에 왜 대출 기록에 면책 채무가 남아 있는지 문의했다. 한데 우리은행은 이 기록을 다른 금융기관도 다 볼 수 있는 신용정보로 공개했다.

최 씨의 채무 삭제 요청을 우리은행은 거부했다. 최 씨가 지난달 초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내자 우리은행은 문제의 대출을 사기로 규정하고 민원을 취하하지 않을 시 금융질서문란자로 등록하겠다고 최 씨를 몰아붙였다.

최 씨는 이를 거부했다. 금감원의 민원조사가 지속되자 우리은행은 지난 1일 면책 대출 정보를 신용정보에서 삭제한 뒤 최 씨를 금융질서문란자로 등록했다.

최 씨는 KBS와 인터뷰에서 “쓰고 있는 개인적인 신용카드들이 일단 다 정지가 되기 시작했다”며 “은행들로부터 '모든 회사 채무에 대해서 상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란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씨가 우리은행에 “자신이 왜 불법이냐”고 질의하자 우리은행은 “불법이 아닌 걸 해명하라”고 답했다. 최 씨가 “어떻게 해야 되냐”고 되묻자 우리은행은 “금감원의 민원을 취하하고 수사기관에 건설사 등을 고소하면 그 결과를 보고 금융질서문란 등록을 풀어주겠다”고 했다. 결국 최 씨가 금감원 민원을 취하했고 그제야 금융질서문란 정보가 삭제됐다.

최 씨는 “은행이 저를 법원의 어떤 판단도 없이 그냥 하루아침에 사기 범죄자로 만들었다는 게 충격적”이라며 “‘민원 제기를 취하해주면 금융질서문란 등록한 거 다시 없애준다고 하는 것도 정말 납득이 되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내린 결정을 은행이 사기로 판단, 갑질을 자행한 걸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우리은행 계좌를 없애겠다”, “우리은행은 거른다” 등의 반응에서 고객의 실망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최근 2년 새 채용비리부터 수백억 원대 사기대출 의혹, 임원의 운전기사 의문의 죽음 등 눈살 찌푸리는 뉴스를 양산한 바 있다.

이번 건을 두고는 “우리은행이 사채 조폭집단과 대체 무엇이 다르냐”는 말까지 나온다. 손태승 회장과 임직원이 아프게 새겨들어야 강도 높은 일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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