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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왜 이리 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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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왜 이리 꼬일까?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9.05.3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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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생명보험업계 2위 한화생명이 휘청댄다. 각종 지표에서 적신호가 들어온 가운데 일각에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의 역량에 의문을 품는 시각마저 감지된다.

실로 내우외환이 아닐 수 없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즉시연금 미지급 논란으로 금융감독원과 날을 세웠다. 4년 만에 부활한 금감원 종합검사의 첫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전체 민원건수는 977건이었다. 이는 생보업계 평균 301건보다 3배나 높은 수치다. 설상가상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1328억 원에서 82.5% 줄어든 232억 원에 그쳤다. 생보사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이 12.9% 오른 4696억 원, 교보생명이 54.0% 늘어난 285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한화생명의 부진은 더 도드라졌다. 영업손실도 별도 기준 216억 원으로 지난 분기(391억)에 이어 또 적자였다.

 

▲ 한화생명 본사. [사진=연합뉴스]

 

보험업계는 한화생명의 수익성 악화가 보장성보험 확대와 대규모 투자손실에 있다고 분석한다. 한화생명은 △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하다보면 비용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 1분기 투자이익률이 3.3%로 지난 분기보다 0.6%포인트 떨어졌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이라 반등할 수 있다고 적극 해명했다.

그러나 해외사업 실적부진만큼은 아픈 대목이다.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특별히 신경을 썼는데 김동원 상무의 리더십과 경영능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2월 디지털혁신실에서 일하던 김동원 상무에게 미래혁신 해외부문 총괄 직함을 부여하고 산하에 해외사업관리본부, 해외신사업본부, 해외투자네트워크본부 등 사업본부 3곳을 신설했다.

 

▲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왼쪽). [사진=연합뉴스]

 

베트남에서 2009년 5개에 불과하던 점포는 이제 100개 이상, 설계사 1만4000명 이상으로 증가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2017~2018, 2년 연속으로 순손실(139억, 79억)을 마크하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벌써부터 김동원 상무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 한미 금리역전으로 외화자산 환헤지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한화생명의 1분기 파생상품 손실은 3570억 원에 달했다. 해외증권 비중을 30% 가량 끌어올린 게 환율변동으로 화로 돌아왔다. 외부요인이란 어려움이 있었음을 고려해야 하지만 경쟁사와 견줘 한화생명의 해외 성적표는 볼품없었다.

한화생명이 자산 100조를 돌파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양로보험(사망보장 되는 저축성보험)이 외려 발목을 잡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당기순이익 하락 리스크를 안고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할 때 한화생명은 일반 저축성보험보다 1%p 이상 높은 금리로 양로보험을 적극 판매, 외형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본 확충 규모도 커지고 있다. 다른 대형 생보사와 다른 행보를 걸었던 한화생명이 추가 부담을 지는 모양새다.

재계서열 7위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 한화생명. 김승연 회장이 배임 등을 이유로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못하는 사이 안팎에서 악재를 맞은 형국이다. 뾰족한 수마저 없어 보이니 이래저래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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