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이강인 스탯 속 '패스의 미학', 아약스 PSV 레반테가 원하는 이유
상태바
이강인 스탯 속 '패스의 미학', 아약스 PSV 레반테가 원하는 이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6.14 14:2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의 2019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행 주역 이강인(17·발렌시아)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골 4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골든볼(최우수선수)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이강인은 네덜란드 아약스와 PSV 에인트호번, 스페인 레반테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다.

이강인은 스페인 라리가에서 주목하는 기대주다. 어릴 때부터 함께 해 온 발렌시아는 그를 지켜내기 위해 바이아웃 금액을 8000만 유로(1068억 원)로 책정했다.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선 1000억 원 이상을 지불해야만 한다는 의미.

U20 월드컵에서 맹활약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성인 무대에선 제대로 검증되지 이강인에게 이토록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를 바로 스탯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강인은 2019 U20 월드컵을 통해 세계 축구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강인은 이번 대회 최다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세네갈과 8강전에서는 1골 2어시스트로 팀의 모든 골에 관여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에콰도르와 4강전에서도 그의 발끝은 예리했다. 한국은 점유율 39.5%로 전반적으로는 열세를 보였다. 유효슛도 단 2개. 그러나 그 중 하나를 성공시키며 에콰도르를 격침시켰다. 이강인의 치명적인 패스 한 방이 주효했다.

스포츠 데이터 분석 업체 스포츠매틱스 자료에 따르면 이강인은 에콰도르전 총 32개의 패스 가운데 26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81%. 정확도만 놓고 보면 마찬가지로 중원에서 더 높은 수치를 보인 고재현(88%)이나 최전방에서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81%를 기록한 오세훈이 더 돋보인다.

그러나 세부 스탯을 들여다보면 이강인의 가치가 잘 나타난다. 이강인은 한국이 기록한 챌린지 패스 15개 중 홀로 6개를 담당했다. 챌린지 패스는 슛으로 연결된 키 패스와 전방 빈공간을 향해 찔러 넣은 스루 패스를 합친 날카로운 패스에 대한 지표다. 도전적인 패스를 즐기면서도 80% 이상의 패스 성공률을 보이는 게 놀라울 정도다.

 

▲ 지난 12일 에콰도르와 2019 U20 월드컵 4강에서 최준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이강인(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또 패스 템포에 대한 수치도 흥미롭다. 스포츠매틱스는 터치 횟수에 따른 패스 비율을 분석했는데 이강인은 1·2터치 패스 비중이 53%로 김세윤(50%)에 이어 2번째로 낮았다. 4터치 패스는 38%로 가장 높았다. 공을 달고 플레이하는 이강인의 특성이 잘 나타난 것. 볼터치는 한국 선수 중 143회로 가장 많았다.

놀라운 건 패스 평균 시간이다. 1·2터치 패스 비중이 가장 낮았던 김세윤은 공을 잡고 패스하기 까지 평균 3.2초가 걸렸다. 한국 평균은 2.3초. 그러나 이강인은 1·2터치 패스 비중이 낮았음에도 1.8초 만에 패스를 뿌렸다. 상대의 집중 견제를 탈압박하거나 최적의 패스를 위해 동료가 뛰어들어가는 타이밍을 기다리는 등의 과정으로 터치가 많아지기는 했어도 그를 통해 결코 템포가 늦춰지고 있지 않다는 게 잘 나타난다.

이강인의 경기를 보면 공 소유 시간이 길다는 걸 느끼는 동시에 좀처럼 빼앗기지 않고 양질의 패스를 제공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세네갈과 8강전 연장 조영욱의 골을 도운 장면이 대표적이다. 조영욱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 때를 기다린 이강인은 최적의 타이밍에 송곳 같은 패스를 찔러넣어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왜 세계가 이강인을 향해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동시에 16일 오전 1시 킥오프 될 한국 우크라이나 2019 U20 월드컵 결승에 그의 발을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