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정찬성(32·AOMG)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을 안방으로 만들었다. 관중들은 경기 전부터 “좀비”를 외쳤고 화끈한 한 방으로 경기를 끝낸 후엔 미칠 듯 환호했다. 정찬성이 실력 입증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정찬성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본 세커스 웰네스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FIGHT NIGHT) 154 메인이벤트 페더급 매치에서 모이카노에게 1라운드 58초 만에 펀치 TKO 승리를 거뒀다.
화끈한 결과로 팬들에 화답한 정찬성은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되며 대전료 외에 5만 달러(5793만 원)의 보너스까지 챙겼다.
페더급 12위 파이터의 경기였지만 마치 모이카노가 도전자의 입장인 것처럼 일방적 응원을 받은 정찬성이다. ‘코리안 좀비’라는 별명으로 많은 인기를 얻어온 정찬성이기에 가능했다.
정찬성은 UFC 통산 7경기를 치렀는데 단 한 번도 판정까지 간 일이 없다. 패한 경기에서 조차 마찬가지. 따져보면 실력에서 완전히 밀려 패했던 경기도 없어 팬들은 그의 발전 가능성이 어디까지 일지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첫 패배는 3연승을 달리던 2013년 8월. 조제 알도(브라질·3위)를 만난 정찬성은 잘 싸우던 도중 오른쪽 어깨가 탈구 됐고 알도의 파상공세에 백기 투항해야 했다. 이로 인해 정찬성은 수술과 군 입대를 결정해야 했고 한동안 UFC에서 떠나 있었다.
3년 5개월 만에 복귀 후 화끈한 어퍼컷으로 데니스 버뮤데즈를 KO 시키며 존재감을 입증한 정찬성에게 지난해 11월 야이르 로드리게스전은 그의 커리어에서 지우지 못할 만큼 분한 패배였다. 5라운드 마지막까지 앞서 있던 정찬성은 단 1초를 버티지 못하고 로드리게스의 ‘럭키 엘보’에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모이카노를 상대로 순식간에 경기를 끝내며 그의 성장이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줬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다음 상대를 묻는 질문에 “누구든 상관 없다”고 말할 만큼 스스로도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맥스 할로웨이와 타이틀전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상위 랭커와 한 차례 싸운 뒤 승리할 경우 기회가 주어질 공산이 크다.
알도와 설욕전은 정찬성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첫 패배 당시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물러서야 했던 알도를 다시금 꺾는다면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게다가 오는 11월 브라질 대회에 나설 알도는 그 경기가 은퇴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알도의 안방에서 그를 제압한다면 정찬성의 가치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또는 로킥의 귀재 알도를 로킥으로 울린 1위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대결도 기대감을 키운다.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 4위 프랭키 에드가 등 누구와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이들 중 누구를 꺾더라도 타이틀샷을 받을 자격은 충분해진다.
모이카노까지 화끈하게 꺾으며 정찬성은 명실공히 UFC 대표 스타로 발돋움했다. 7위 제레미 스티븐스는 경기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정찬성과 대결을 희망했지만 다음 대진이 누가 됐든 TOP5 내 상위 랭커와 성사될 가능성이 농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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