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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공공기관 경영평가 D등급, 낙하산 회장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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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공공기관 경영평가 D등급, 낙하산 회장의 비극?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9.06.25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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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낙하산의 비극인가.

한국마사회가 2018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걸 두고 뒷말이 무성하게 나온다. 자연스레 지난해 1월 마사회 지휘봉을 잡을 당시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인 김낙순(62) 회장의 역량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일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018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안)를 심의·의결했다. 지난 3월부터 실시된 기관별 서면심사, 현장실사 등을 통해 평가를 종합했다.

 

▲ 김낙순 한국마사회장. [사진=연합뉴스]

 

마사회의 성적표는 처참하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실적 부문에서 미흡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C등급(보통)에서 한 계단 강등이다. 조사 대상 128개 기관 중 D등급 이하를 받은 곳은 17곳이다.

마사회는 57개 기관 대상 상임감사 직무수행실적에서도 D등급을 받았다. 2년 연속 미흡 판정을 받은 곳은 마사회가 유일하다. 김낙순 회장은 경고 조치를 받았다. D등급 기관 중 재임기간이 6개월 이상인 기관장이 경고를 받는다. 마사회는 예산 배정, 성과급 지급 등에서도 손해를 입게 됐다.

이런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근 2년 새 마사회에 워낙 잡음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필관리사의 잇단 죽음과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김낙순 회장의 청바지 차림 유족 빈소 방문, 부장·처장의 비정규직 무시 발언, 경마지원직 직원의 허위 출근등록 등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터졌다.

 

▲ 김낙순 마사회장.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김낙순 회장이 줄곧 혁신을 외치고선 아무런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데 있다. 지난해 2월 “마사회가 그간 ‘적폐기관’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았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밑에서부터 변화하겠다”고 다짐한 그였다. 또 “공공성과 공익성을 우선하고 업무를 투명하게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데 안 그래도 C등급으로 낮았던 마사회 경영평가 등급이 오르기는커녕 D등급으로 하향 조정됐으니 책임론을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불어 취임 당시 불거졌던 전문성 부족, 그에 따른 낙하산 인사 의혹마저 다시 고개를 드는 형국이다.

김낙순 회장은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시기에 마사회 수장이 됐다. 박근혜정부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 정유라 승마지원에 연루돼 조직 개혁이 시급했던 터였다. 그러나 철학 학사, 정치학 석사, 문화예술학 박사 학위를 지녔고 국회의원 시절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행정자치위, 교육문화위 소속이었던 그가 농림식품부 산하 공기업 수장으로 적합한가에 대한 의문이 일었다.

이른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의 핵심으로 지목됐던 배경이다. 김낙순 회장은 이번 기재부 경영실적 평가로 리더십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임기(2021년) 내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비관적 전망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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