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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 IOC 위원 선출 배경과 그 남다른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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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 IOC 위원 선출 배경과 그 남다른 의미는?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6.27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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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기흥(64) 대한체육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신규위원이 됐다. 한국에서 나온 11번째 IOC 위원으로, 현재 한국이 보유한 IOC 위원은 유승민(37) 위원까지 총 2명이 됐다.

IOC는 26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 스위스테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34차 총회에서 신규위원으로 추천된 후보 10명을 대상으로 한 명씩 차례로 전자 투표를 진행했다. 이기흥 회장은 유효 투표 62표 중 57표의 찬성표를 받아 IOC 신규위원으로 선출됐다. 반대표는 5표에 불과했고, 과반(32표)도 훌쩍 넘겼다.

IOC 위원은 스포츠계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다. 외국 방문 때에는 정상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이기흥 회장의 IOC 입성은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 때부터 활동 중인 유승민 위원과 함께 한국 스포츠 외교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6일 한국에서 11번째로 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사진=연합뉴스]

IOC 위원 정원은 115명이다. 개인 자격(70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8년 임기 선수위원(이상 15명씩)으로 이뤄진다.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회장 자격으로 IOC 위원이 됐다.

IOC 위원 정년은 70세다. NOC 대표로 IOC 위원이 된 이 회장이 정년을 채우려면 2020년 말 예정된 차기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야 한다. 유승민 위원의 임기는 2024년까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에 힘입은 성과라는 평가다. 이기흥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우리 국민이 성공적으로 끝마쳐주셔서 IOC가 우리 국민에게 드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으로 IOC 위원 선출의 공을 국민들께 돌렸다.

2004년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체육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던 이기흥 회장은 2010년 대한수영연맹회장을 거쳐 2016년 선거를 통해 통합 대한체육회 초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종합대회에서 한국 체육을 대표하는 얼굴로 활동했다.

▲ 이기흥 회장(왼쪽 세 번째) 등 신규 IOC 위원 10명이 선출된 후 토마스 바흐(오른쪽 5번째) IOC 위원장이 기념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IOC/연합뉴스] 

또 무르익어가는 남북 화해무드 속에 북한 NOC 대표인 김일국 체육상과 여러 차례 만나 남북 체육 교류와 증진을 위한 협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2032년 하계 올림픽 남북공동개최 유치 추진을 이끌어낸 게 대표적 성과다.

이기흥 회장은 2017년 본인 스스로를 IOC 신규 회원 후보로 추천해 논란을 자초했지만 IOC로부터 서류 검증은 물론 윤리위원회, 추천위원회, 집행위원회 등 IOC 신규위원 후보가 되기 위한 까다로운 관문을 모두 넘고 IOC 위원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2017년 이건희 전 IOC 위원(삼성그룹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했고, 한국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자 IOC와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한국의 국제 스포츠계 위상과 규모를 고려할 때 IOC 위원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기흥 회장은 IOC 위원으로서 계획에 대해 “한국에 가서 정부와도 논의해 어떤 방향으로 갈지 결정하겠다”며 “유승민 위원과도 상의해서 목표를 정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흥 회장의 IOC 위원 당선 소식에 문재인 대통령도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 국민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패럴림픽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주셨고, 성공적으로 평화올림픽을 만들어냈다. 이뿐만 아니라 주요 국제경기대회를 빛나게 치러냄으로써 국제 체육계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수 있었다"며 "회장님의 IOC 위원 선출은 우리 국민들이 함께 얻어낸 값진 결과"라고 축하를 보냈다.

▲ 역대 한국인 IOC 위원 연혁.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이제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두 개의 올림픽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뤄진 평화와 화해의 정신을 완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또 "나아가 우리는 2032년 남북이 함께 하계올림픽을 유치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위원님의 어깨가 무겁겠지만 정부가 함께 노력할 것이다. 국제 사회에서 가교 역할을 잘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격려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은 고(故)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등 IOC 위원을 3명이나 보유하고 있었다. 다시 복수의 IOC 위원이 활동하게 된 것은 한국이 중국(3명)과 함께 아시아에서도 영향력 있는 스포츠외교를 펼칠 수 있게 됐음을 뜻한다.

한국인 1호 IOC 위원은 1955년 IOC 총회에서 선출된 이기붕 부통령. 그 뒤를 이상백, 장기영, 김택수, 박종규, 김운용, 이건희, 박용성, 문대성(선수위원), 유승민이 이었다. 이기흥 회장은 한국인 11번째 IOC 위원이다.

대한체육회는 오는 28일 이기흥 회장이 귀국하면 IOC 위원 선출 환영 행사와 언론 인터뷰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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