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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 라디오스타서 밝힌 체리주스와 U20 월드컵, 초코우유-커피-낮잠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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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 라디오스타서 밝힌 체리주스와 U20 월드컵, 초코우유-커피-낮잠의 과학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7.04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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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체리주스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이 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라면 쉽게 믿을 수 있을까.

‘빛’이라 불리는 U-20 대표팀 수문장 이광연(20·강원FC)은 3일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체리주스를) 속는 셈 치고 마셨는데 근육 회복과 숙면에 도움이 되더라”면서 “결승 이틀 전엔 체리 원액을 구하지 못해 체리 열매를 먹었는데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놀랍게도 그의 말처럼 체리주스는 이번 대회 한국의 결승 진출에 큰 도움을 줬다.

 

▲ 이광연(위)이 3일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체리주스의 피로 회복 효과에 대해 밝혔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비단 체리주스만이 아니다. 초코우유와 커피, 적절한 낮잠 등 스포츠 과학의 산물이 정정용 감독의 지도력과 선수단의 능력과 결합해 최고의 성과로 이어졌다.

피지컬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오성환 U-20 대표팀 코치는 지난달 28일 2019 한국축구과학회 컨퍼런스에서 이번 대회 대표팀의 체력 준비 과정에 대해 발표하며 피로 회복과 영양 섭취, 손상된 근육을 회복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들을 공개했다.

먼저 오 코치는 피지컬 트레이너를 퍼포먼스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 향상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의 컨디션 증진을 위해 사용한 방법들을 하나씩 소개했다.

체리주스의 효과는 대회 기간 중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 오 코치는 “언론에는 심리적 효과라고 소개되기도 했지만 해외 다수의 논문 등을 통해서도 체리주스의 체력 회복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며 “실제 몸 안에서 생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염증을 죽인다고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 지난달 11일 U-20 월드컵 에콰도르와 4강전을 앞두고 골키퍼 이광연(오른쪽)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 오성환 코치. [사진=연합뉴스]

 

시합 후 영양 섭취 루틴을 패턴화시켰다는 오 코치가 꼽은 또 하나의 체력 회복 ‘치트키’는 바로 초코우유. 단백질을 얻기에 좋아 웬만한 에너지 음료 못지않은 피로와 체력 회복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

상황에 따른 영양 섭취 루틴도 존재했다. 경기를 앞두고 2시간 전엔 몸무게를 측정한 뒤 에너지 바와 이온음료를 먹도록 한다는 것. 경기 시작을 1시간 앞둔 웜업 직전엔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칼로리가 높지 않으면서도 허기를 달래주는 바나나 등을 먹게 했다.

하프 타임에도 바나나와 이온음료를 섭취하는데, 세네갈과 연장전에 돌입하기 전, 연장전 하프타임 땐 바나나나 에너지젤 등을 먹을 시간도 부족해 순수 탄수화물로 이뤄져 보다 흡수속도가 빠른 알약을 섭취토록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 U-20 대표팀의 시합 후 영양 섭취 루틴. 오성환 코치는 이 같은 순서로 선수들의 회복을 도왔다. [사진=스포츠Q DB]

 

체력 회복을 위해선 낮잠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는데, 여기엔 철칙이 있었다. 우선 50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오후 3시 이전에, 밝은 곳에서, 자기 전 카페인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 수면 시간이 필요 이상을 길어져 밤에 취침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함이다. 또 카페인 섭취는 눈을 뜰 때쯤 각성효과로 이어져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취침 30분 전부터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권유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며 현대인들의 취침시간이 더욱 늦어지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

한국 축구의 U-20 월드컵 준우승 신화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 코치는 근육량 증가와 체력 수준을 갖추기 위한 특별한 방법보다는 먼저 그에 걸맞은 신체를 갖추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체리주스와 초코우유, 커피와 낮잠은 자칫 너무도 일반적인 방법처럼 보이지만 U-20 전사들이 지치지 않고 7경기나 뛸 수 있도록 도운 철저한 분석과 연구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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