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영주 기자] "두 달 전 양가 상견례를 했고, 내년 2월 결혼식 날짜까지 잡아 둔 사이였어요. 오늘은 둘이 결혼반지를 찾으러 간다고 했는데…."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의 피해자 황 씨의 부친이 취재진에 한 말이다. 지난 4일 서울 잠원동에서 건물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고,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참변을 당했다. 예비 신부인 이 씨는 결국 숨졌고, 예비신랑인 황 씨는 중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상황은 이렇다.
예비부부인 황 씨와 이 씨는 함께 차를 타고 서초구 잠원동을 지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도로 옆에 있는 철거 중 건물이 붕괴되며 사고를 당했다. 건물 외벽이 차를 덮쳤고, 두 사람은 잔해에 4시간가량 갇혀 있다가 구조대에 의해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씨는 결국 사망했다.
두 사람은 2~3년 교제 끝에 양가 상견례를 마치고 다음해 2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황 씨의 아버지는 황 씨의 상태에 대해 "(오른쪽 허벅지에) 감각이 없고, 현재 수액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고 피해자인 60대 여성 2명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차량 2 대에 타고 있던 이들은 사고 당시 대피했다. 붕괴 건물 인근에 있던 현장 노동자 4명도 대피했다.
사고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건물 붕괴 사고가 난 건물은 1996년 준공된 건물이다. 6층짜리 근린 생활시설을 짓기 위해 지난 6월 29일부터 철거 공사를 시작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 수습 작업이 끝나는 대로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사고 원인을 파악할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사고 원인을 지하 1층 천장 철거 작업 중 건물 상부 잔해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가림막이 버티지 못해 도로 쪽으로 무너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논란이 되는 건 가림막 설치 여부다. 해당 건물이 철거 공사를 시작하기 전 구청에 가림막 설치를 신고했지만 실제 가림막이 설치되어있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서초구는 가림막 설치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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