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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데이' 무학, 82억 빌려주고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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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데이' 무학, 82억 빌려주고 못 받는다?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9.07.23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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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소주 ‘좋은데이’를 생산하는 무학은 경남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경남대 총동창회장으로 활동 중인 최재호 회장은 최근 한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몇 안 되는 향토기업”임을 강조하며 “지역민과 함께 성장해온 지난날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무학은 경남을 끔찍하게 아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 애쓴다. 한데 무학을 바라보는 주주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최재호 회장과 지연·학연으로 얽힌 권재현 한독건설 대표이사가 연루된 사건으로 경남이 소란스러워졌다. 이른바 ‘깡통 담보’ 논란이다.

 

▲ 무학 소주 '좋은데이' [사진=무학 홈페이지]

 

무학은 지난해 7월말부터 10월까지 6차례에 걸쳐 한독건설에게 총 82억 원을 빌려주며 300여 개의 부동산을 담보로 확보했다. 7월 23억 원, 8월 17억5000만 원, 10월 19억5000만 원 등 금전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한독건설이 지난해 11월 자금 악화로 부도가 나면서 터졌다. 무학은 담보로 받은 부동산 채권 회수에 나섰으나 NH농협, MG새마을금고 등에 밀렸다. 후순위라고 채권 회수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한독건설 소유 부동산이 법원 경매로 넘어갈 경우 무학은 채권 회수 기회 자체를 잃는다. 주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더불어 “회사가 돈을 빌려주면서 근저당 설정 순위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 “지역 기업이 지역 경제를 망치게 하다니 실망스럽다”, “선순위 채권이 얼마인지 부동산 등기부등본만 열람해도 안다. 실무자와 건설사 간 유착관계가 의심 된다” 등 무학을 향한 비난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 최재호 무학 회장. [사진=연합뉴스]

 

게다가 최재호 회장과 권재현 대표이사가 마산의 한 고등학교 동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주들은 폭발했다. 무학 측은 “이사회를 통해 금전대차를 진행했다”며 “친분, 인맥으로 돈을 거래했다는 소문은 낭설”이라 주장하지만 이미 여론은 등을 돌린 형국이다.

무학은 2019년 창립 90주년을 맞아 ‘9090 프로젝트’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90주년을 맞아 시장 점유율을 90%까지 끌어 올린다”는 의미의 다부진 포부다. 이를 위해선 최재호 회장이 잠시 물러났던 시기 떨어진 부산·경남 소주 점유율을 회복하는 게 선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82억 채권이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놓이면서 지역 민심을 잃을 처지에 이르렀다. 무학은 ‘피해자’를 자처하며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이를 믿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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