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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우리집' 윤가은 유니버스, 아이의 눈으로 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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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우리집' 윤가은 유니버스, 아이의 눈으로 본 가족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9.08.14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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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윤가은 감독이 3년 만에 신작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6년 영화 '우리들'로 충무로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윤가은 감독은 또다시 어린아이들의 이야기로 관객들을 만난다.

어린이들 간의 관계의 이야기를 다룬 '우리들'과 달리 '우리집'은 어린이들이 보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윤가은 유니버스'의 두 번째 작품인 '우리집'. 시사회 공개 이후 박수가 쏟아져나온 영화 '우리집'은 어떤 울림을 담고 있는 영화일까.

# "우리집은 왜 이럴까", 아이들이 본 가족

 

[사진 = 영화 '우리들' 스틸컷]
[사진 = 영화 '우리들' 스틸컷]

 

어린아이들에게 가족은 둥지나 다름없다.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은 가족이란 울타리 내에서 보호를 받으며 가족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자리를 고민한다.

영화 '우리집'은 가족의 위기를 맞이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우리들'이 아이들 간의 관계를 치열하게 담아내며 현실적인 씁쓸함을 안겼다면 영화 '우리집'은 어른인 관객으로 하여금 아이들에게 어떤 태도를 가져야할지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 '우리집'에는 두 가족이 나온다. 주인공 하나는 부모님이 매일 다투는 것이 걱정이다. 부모님의 이혼이라는 위기 앞에서 하나는 온 가족이 가족여행을 떠나면 엄마와 아빠의 갈등이 해결될거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부모님이 일로 바빠 매일 둘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유미, 유진 자매는 자주 이사를 다니는 게 고민이다. 집주인 아주머니가 집을 내놓으며 자매는 또 다시 이사를 갈 위기에 처해있다.

하나의 부모님의 갈등, 유미·유진 자매의 집이 팔리는 문제는 아이들이 해결할 수 없는 어른들의 일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쩔 수 없는 문제를 아이들 스스로 고민하며 풀어가고자 노력했다.

현실적인 이유로 아이들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설상가상으로 서로의 가족이 위기를 맞이하자 아이들 간의 감정도 격해진다. 부모가 없는 공간에서 세 아이들은 함께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한다.

영화 속 하나, 유진, 유미 세 아이들처럼 우리 모두 아이였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에 모두가 한번쯤은 '우리 집은 왜 이럴까'를 고민했을 것이다. 어른들의 사정을 모르는 아이들이지만 가족의 위기는 아이들의 위기이기도 하다. 가족 내 가장 약자인 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가족을 위기에서 구하고자 하고,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공감과 안타까움을 선사한다.

# 그래도 아이들은 자란다, '윤가은 유니버스'의 친절함

 

[사진 = 영화 '우리들' 스틸컷]
[사진 = 영화 '우리들' 스틸컷]

 

윤가은 감독의 영화는 아이들의 세계를 다루지만 마냥 행복하고 순진한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전작 '우리들'에서는 아이들이 관계 속에서 서로를 상처 입히는 이야기를 담아냈고 '우리집'에서는 아이들이 어쩔 수 없는 가족의 문제를 다뤘다. '우리들'에서 선과 지아는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데 실패하고 '우리집'의 하나는 부모님의 이혼을 막지 못한다. 유진, 유미 자매는 또다시 이사를 떠나게 된다.

그러나 윤가은의 영화 속 아이들은 실패와 상처 속에서도 계속해서 자란다. 

윤가은 감독의 영화 '우리집'에서는 전작 '우리들'의 선과 지아가 성장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영화 '우리들'의 엔딩에서 해결되지 않은 갈등으로 마음 한편이 불편했던 관객이라면 '우리집' 속에서 볼 수 있는 '우리들' 지아와 선의 모습을 보고 안심할 수 있다. 지아는 학교 도서부원으로 등장하고, 선은 분식집에서 엄마에게 귀여운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이 등장한다.

그렇기 때문일까. '우리집'의 아이들은 결국 가족의 위기를 극복해내지 못하고 실패하지만, '우리들'의 지아와 선처럼 성장할 것이다. '우리집'에 등장하는 '우리들'의 주인공들은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윤가은 감독의 낙천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요소다.

영화 '우리집'의 시사회에서는 '윤가은 유니버스'라는 말이 등장했다. '우리집'에 등장한 선과 지아 덕분이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두 영화는 기존 '우리들'의 팬들이 '우리집'을 보게끔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사진 = 영화 '우리들' 스틸컷]
[사진 = 영화 '우리들' 스틸컷]

 

영화 '우리집'은 아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집'의 대다수 관객들은 이미 성인이 된 어른들이다. 관객들은 '우리집' 속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유년 시절을 추억하는 한편 자라나는 아이들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어야할지 고민하게 된다.

윤가은 감독이 '우리집' 촬영 당시 세운 특별한 촬영 수칙은 영화인이 아닌 관객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며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적혀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어른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생각을 미처 알지 못하고 때로는 아이들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각자 독립적인 존재며,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기도 하다. 

윤가은 감독은 아이들을 영화의 중심에 두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영화 '우리들'과 '우리집'은 대본이 없는 영화로 각 상황극이 펼쳐지고 아이들이 상황에 맞춰 자신의 언어로 연기를 한다. 영화 '우리집'의 아이들은 어른이 만든 아이의 모습이 아닌 아이 스스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들은 '우리집'을 통해 아이들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우리들'로 시작해 '우리집'으로 이어진 '윤가은 유니버스'는 앞으로 계속될 수 있을까. '우리들'의 선과 지아가 성장했듯, '우리집'의 하나와 유미, 유진의 성장한 모습을 윤가은 감독의 다음 작품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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