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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메이웨더-파키아오 '신의 대결', 세기의 마케팅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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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메이웨더-파키아오 '신의 대결', 세기의 마케팅인 이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02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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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료만 3223억원…암표값도 3억 이상 치솟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세기의 맞대결'이라 불리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와 매니 파키아오(37·필리핀)의 격돌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통산 5체급 챔피언에 오르고 47전 47승 26KO승의 무패신화를 쓴 메이웨더와 64전 57승 2무 5패와 8체급 석권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파키아오가 세계복싱협회(WBA)·세계권투평의회(WBC)와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통합챔피언 자리를 놓고 세기의 일전을 벌이는 맞대결은 그 화려한 전적만큼이나 뒷얘기도 풍성하다.

준비는 끝났다.

2일(한국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실시된 계체량에서 메이웨더는 66.22㎏, 파퀴아오는 65.77㎏으로 각각 통과했다. 웰터급 상한은 66.68㎏.

이날 계체량 행사에는 10달러의 입장료를 받았지만 관중 1만 여명이 찾았다. '신의 대결'로 불리는 이번 슈퍼 빅매치에 여전히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돈이다. 각종 방송 중계권과 대전료, 광고료가 기하급수적으로 붙고 있다.

3일 낮 12시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맞대결에 쏠린 관심은 얼마나 될까.

◆ 1과 11의 대결, 그리고 6대4로 나눈다

메이웨더는 재산에 관한한 하나 아쉬울 것이 없는 선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최다 연수익을 올린 100명의 선수 가운데 메이웨더는 1억500만 달러(1128억원)을 벌어들여 1위에 올랐다.

더 놀라운 것은 1억500만 달러가 자신이 경기를 해서 벌어들인 순수 파이트머니라는 점이다. 광고 수익 등 그 어떠한 부가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메이웨더는 2012년에도 8500만 달러(913억원)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오른 적이 있다.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재산을 축적했다는 얘기다. 그에게 붙은 '머니(Money)'라는 별칭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파키아오는 메이웨더에 뒤지지만 역시 포브스 조사에서 11위에 올랐다. 당시 4180만 달러(449억원)를 기록했다.

파키아오는 복싱 외에도 다른 분야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것으로 유명하다. 2010년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필리핀 농구리그 기아자동차 팀에 들어가 뛰기도 했다. 영화배우와 가수로도 활동하는 등 필리핀에서는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이들은 이미 2010년 맞대결 성사를 위해 협상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대전료는 양 선수 합쳐 5000만 달러(537억원). 거의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메이웨더가 미국도핑위원회의 도핑 테스트를 받자고 제안하자 파키아오가 이를 거부함으로써 협상이 결렬됐다.

그렇다면 이번 대전료는? 입장 수입을 비롯해 TV 중계권료 등 모든 항목의 계산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복싱 전문가들은 합계 3억 달러(3223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4억 달러(4297억원)까지 예상하기도 했다. 5년 전보다 파이가 6~8배나 늘어난 것이다.

메이웨더와 파키아오는 이번 대전료를 6대4로 나누기로 합의했다. 3억 달러 대전료가 나온다면 메이웨더는 이 한 경기로 1억8000만 달러(1934억원), 파키아오가 1억2000만 달러(1289억원)를 벌어들이게 된다.

대전료뿐이 아니다. 메이웨더는 이번 한 경기를 위해 2만5000달러(2686만원) 짜리 마우스가드를 착용하기로 했다. 파키아오는 자신의 트렁크에 나이키, 에어 아시아 등 6개의 스폰서 회사 광고를 실어 225만 달러(24억원)를 일찌감치 벌어들였다. 나이키는 이미 이번 경기를 위해 파키아오 라인 의류를 발매했다.

◆ 이들의 경기를 제대로 보려면 최소 억?

이들의 대결은 아무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돈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그 돈이 만만치 않다.

우선 현장에서 보는 티켓 가격만도 최소 1500달러(161만원)에서 25만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없어서 살 수가 없다. 미국 CBS스포츠 등 언론들은 지난달 24일 스포츠 예매 사이트 TMZ 스포츠의 발표를 인용해 일반인 예매분 500장이 단 60초만에 모두 팔렸다고 보도했다.

이러다보니 암표가 벌써부터 기승이다. 미국 CBS 스포츠는 지난달 30일 티켓 2차 판매 사이트인 스텁허브를 조사한 결과 가장 저렴한 표가 3280달러(352만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가장 비싼 표는 35만1005달러(3억7708만원)까지 치솟았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측은 스텁허브에서 판매하고 있는 티켓의 평균 가격이 6820달러(733만원)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암표는 구할 수 있지만 이 한 경기를 보기 위해 자신의 한달 월급 그 이상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 측은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대형 스크린을 설치할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150달러(16만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 중계권도 천정부지, PPV로 보려면 10만원은 내야 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바로 집에서 소파에 앉아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기는 돈을 내야만 볼 수 있는 페이퍼뷰(PPV) 중계다. 일반 화질로 볼 경우 90달러(9만6700원), 고화질로 보려면 100달러(10만7400원)를 내야 한다. 이 경기를 한 번 보기 위해 최소 10만원은 지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내에서는 HBO와 쇼타임이 공동으로 중계하는데 PPV로 벌어들이는 수익만 2억7000만 달러(2901억원)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말고도 오스트리아와 영국, 독일,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스페인에서도 PPV 중계를 실시한다. 폴란드와 이스라엘, 체코, 헝가리, 이탈리아는 PPV가 아니어서 비교적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파키아오의 조국인 필리핀에서는 솔라 엔터테인먼트가 방송사에 재판매하는 형식으로 중계권을 사들였다. 정확한 금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1000만 달러(107억원)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SBS와 SBS스포츠를 통해 동시 생중계된다. 우리나라 역시 PPV가 아니어서 3일 낮 집에서 편안하게 세기의 대결을 지켜볼 수 있다.

◆ 심판도 적지 않은 수익, 그야말로 화려한 '쇼타임'

세기의 대결답게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화려하다. 우선 멕시코 맥주회사 테카테가 560만 달러(60억원)에 이번 대회 스폰서를 낙찰받았다. 라이벌 회사인 코로나도 520만 달러(56억원)에 응찰했지만 40만 달러 차이로 아쉽게 스폰서 광고권을 따내지 못했다. 테카테의 로고는 링 중앙에 큼지막하게 박히고 TV 중계 중간중간 프로모션 광고도 진행한다.

또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복싱 아나운서인 마이클 버퍼와 짐 레넌 주니어가 동시에 장내 아나운서를 맡는다.

마이클 버퍼는 경기 시작 때마다 '들썩거릴 준비 되셨습니까(Let's get ready to rumble)'라는 유행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격투기 UFC의 인기 장내 아나운서 브루스 버퍼의 이복 형이기도 하다.

레넌 역시 25년 이상 경험이 있는 아나운서로 마이크 타이슨과 에반더 홀리필드의 경기를 비롯해 격투기 스트라이크 포스와 K-1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제 쇼타임 시간(It's show time)'이라는 유행어로 잘 알려져 있다. 경기 전 미국 국가는 제이미 폭스가 부르기로 했다.

심판들도 이번 세기의 대결에 적지 않은 금액을 받는다. 링 주심을 맡은 케니 베일스는 2만5000달러를 받기로 했고 두 선수의 채점을 맡은 부심 3명 역시 2만 달러(2149만원)를 벌어들인다.

또 세계권투평의회(WBC)는 승리하는 선수를 위한 새로운 벨트를 100만 달러(11억원)를 들여 제작했다. 금으로 만들어진 벨트 중앙 부분은 수천개의 에메랄드를 박고 메이웨더와 파키아오, 호세 술라이만 전 WBC 회장, 무하마드 알리의 얼굴을 새긴 것으로 알려졌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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