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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정몽진·정몽익, 갑자기 구설에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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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정몽진·정몽익, 갑자기 구설에 오른 이유
  • 이수복 기자
  • 승인 2019.08.2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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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수복 기자] KCC 오너 형제인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의 ‘잇속 챙기기’가 구설에 올랐다. KCC의 살림살이가 최근 2년간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형제의 연봉은 해마다 올랐기 때문이다.

1958년 설립된 KCC는 도료 생산업체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도료 부문, 판유리 부문 업계 1위다. 현재 KCC는 도료 사업 부문, 건자재 사업 부문, 건자재 유통 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정몽진 KCC 회장.
정몽진 KCC 회장. [사진=연합뉴스]

KCC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주택 분양·거래 감소에 따른 건자재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연결 기준 매출(1조6496억원)과 영업이익(759억원)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4.13%, 46.40% 줄었다. 급기야 순손실은 933억원으로 집계돼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적표는 지난해에 이은 부진이라서 회사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해 KCC 연간 영업이익(2435억원)은 전년 대비 26.2% 줄었다. 아울러 지난해 역시 231억원의 순손실을 낸 바 있다.

이처럼 회사는 2년 연속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의 보수가 눈에 띄게 오르고 있어 세간의 빈축을 사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회사 적자에도 불구하고 보수가 늘어난 오너 중에서도 정몽진 회장의 보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는 2018년과 2019년 반기 보고서에 실린 5억원 이상 고액보수 임원 현황을 살펴본 결과다.

우선 정 회장의 올해 상반기 보수는 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억9800만원)보다 43.41%나 늘었다. 정 회장의 동생인 정몽익 KCC 사장의 보수도 7억5000만원으로 지난해(5억2500만원)보다 43.05% 증가했다.

정몽익 KCC 사장. [사진=연합뉴스]
정몽익 KCC 사장.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지난해에도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의 연봉이 각각 18억7000만원과 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5.3%, 35.1% 늘어났다는 데 있다. 해마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는데 오너 형제의 연봉은 증가했다는 얘기다.

KCC 정씨 오너 형제의 보수 증가율이 얼마나 높은지는 다른 기업 오너들의 보수 증가 추이를 확인해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우선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의 보수는 올해 상반기 14억4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34% 증가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보수는 전년보다 36.94% 늘어난 12억8450만원이었다. 정현진 에스티큐브 대표의 보수는 전년보다 41.67% 증가한 8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정몽진 KCC 회장의 보수 인상 폭(43.41%)이 다른 기업 오너들의 인상 폭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음을 알 수 있다.

KCC로고. [사진=연합뉴스]
KCC로고. [사진=연합뉴스]

더구나 두 KCC 오너 형제는 편법을 사용해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기도 했다. △친인척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주식을 통한 배당금 챙기기 △실적과 무관한 배당 추진 등의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먼저 일감 몰아주기다. 두 정씨 형제는 주력계열사인 KCC를 이용해 친인척 기업인 세우실업, 동우 등에 일감을 챙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세우실업과 동우는 플라스틱 용기, 골판지상자 등 포장용 플라스틱 성형 용기 제조업체들이다. 세우실업과 동우의 경우 자사에서 생산된 제품을 KCC에 팔았다. 지난해 세우실업, 동우 등이 KCC와의 내부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액은 각각 55억원, 1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몽진 KCC사장은 당사에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주식을 취득해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불리기도 했다. 정 사장은 과거 KCC가 보유한 코리아오토글라스 주식을 175억여원을 들여 모았다. 해당 주식의 현재 가치는 800억원대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해당 주식을 통해 매년 수십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기기도 했다.

두 사람은 주식만이 아니라 실적과 무관한 배당을 챙기기도 했다. 지난해 KCC는 236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885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정몽진 회장은 170억대의 배당금을 챙겼다. 정몽익 사장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KCC로부터 80억여원을, 실적 하락세를 보인 코리아오토글라스로부터 40억여원의 배당금을 각각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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