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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연기란 대본과 배우가 만나는 그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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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연기란 대본과 배우가 만나는 그 어딘가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9.08.31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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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비주얼도, 연기력도 ‘역대급’을 갱신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배우 이준혁과 ‘60일 지정생존자’ 오영석은 혼연일체가 됐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60일 지정생존자’의 이준혁 또한 그러하다.

[스포츠Q(큐) 이승훈 기자] ‘60일 지정생존자’를 통해 ‘악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이준혁이 흡인력 높이는 대본에 자신의 개성을 더하면서 오영석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매회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호평까지 이어지면서 이준혁의 과거 출연작까지 재조명되고 있는 상황.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60일 지정생존자’ 종영 인터뷰에서 이준혁은 “좋은 사람들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해석하면서 즐겁게 촬영한 결과물이 시청자들한테도 호평을 얻어서 좋은 시간이었다”며 작품을 끝낸 소감을 밝혔다.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 인간적으로 다가간 오영석 役... 비슷하면서도 다른 싱크로율

이준혁은 지난 20일 최고시청률 6.2%를 기록하며 종영한 ‘60일 지정생존자’에서 강력한 카리스마와 타고난 리더십으로 지진희(박무진 역)와 대립하는 오영석 역을 맡았다. 때로는 납득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매회 지진희의 행동에 반하는 태도를 드러내면서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이준혁은 드라마 ‘비밀의 숲’과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 등을 통해 꾸준히 악역의 존재감을 보여줬던 터라 ‘60일 지정생존자’ 속 오영석에 대한 극찬도 이어졌다.

“시청자들의 의견이 궁금하긴 했는데 다양한 반응이 나와서 좋았어요. ‘별로다’, ‘왜 저렇게 하지?’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저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길 바랐고 감독님 역시 많은 해석을 중점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재밌었어요.”

또한 그는 오영석과 이준혁의 싱크로율을 묻는 질문에 “그런 사람이 어딨냐”며 미소를 보인 뒤 “내가 캐릭터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면 그 점만큼은 비슷할 수가 있으니까 오히려 결여된 부분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멋있고 대단한 능력적인 부분은 작가님의 대사와 감독님의 멋잇는 앵글 등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의 결핍적인 것들은 내가 직접 찾아나가야 하는 부분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본인과 전혀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데 고충은 없었을까. 이준혁은 “인간적인 부분에서 찾아가려고 노력했다. 사람이 아예 다를 순 없더라”면서 닮은 점을 언급했다.

“인간의 기초 본성은 사람마다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출발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죠. 제가 테러 공모자와 국회의원의 실제 마음을 알진 못하잖아요. 사회적인 뉴스와 드라마가 다른 점은 뉴스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걸 이야기하고, 드라마는 왜 일어났는지를 말하는 것 같아요.”

“캐릭터의 디테일한 묘사보다 장르적인 성격이 더 중요했다”는 이준혁은 “제대로 된 해군을 연기하려고 했다면 머리도 짧게 자르고 남성적인 부분을 강조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님도 오영석은 모두 묘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오영석은 물음표’라는 의견도 있었다”면서 극중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 시청률은 아쉽지만 화제성은 대박이다? “이정도도 다행이라고 생각해”

지난달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60일 지정생존자’는 3.4% 시청률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전작인 ‘어비스’가 2.3% 시청률로 종영한 점을 생각하면 그리 낮은 시청률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60일 지정생존자’는 회가 거듭될수록 시청률 상승 곡선을 타면서 마지막회는 6.2%를 기록했다. 방송 초반에 비해 약 2배가량 오른 셈.

하지만 ‘60일 지정생존자’ 시청자들은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은 낮다’고 평가하면서 아쉬운 심정을 내비쳤다. 실제로 ‘60일 지정생존자’는 매회 흡인력 높이는 전개와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하는 배우들의 수준급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때문에 이준혁도 시청률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을 수도. 그는 “이정도 나와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정치 드라마는 모든 대중과 악수를 나누면서 갈 수 있는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정치 소재 작품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원작이 있어서 스포일러가 됐음에도 내 기준에는 괜찮았다. 적은 수치는 아니다”고 털어놨다.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60일 지정생존자’는 이준혁 외에도 지진희와 허준호, 강한나, 배종옥 등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마치 연기싸움을 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만큼 ‘60일 지정생존자’에는 이른바 ‘연기 구멍’이 없었을 뿐더러 몰입도를 높이는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이에 이준혁은 “상대방과 호흡 맞추기 이전에 내가 대본을 보면서 모든 상황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더 길고 힘들었다”면서 오영석으로 분했던 시간을 ‘여행’이라고 설명했다.

“저도 오영석은 처음 만나는 사람이잖아요. 살면서 그런 사람을 실제로 만날 일도 전혀 없고요. 하지만 저는 오영석과 같이 손을 잡고 어딘가를 가야하잖아요. 물론 대본에 쓰여진 것들도 있지만 배우의 개성이라는 것도 있기 때문에 연기를 하는 일은 글과 배우가 중간에서 만나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이준혁은 “이 대본이 엄청 매니악하다고 느끼진 않았지만, 대중들이 충분히 좋아할 장르적 요소가 들어있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깊숙하게 정치물로 파고 들어가서 대한민국을 찌르는 작품은 아니라서 ‘어느 정도 사람들과 함께 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또 믿을 수 있는 제작진들이 있어서 나조차도 세련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다”며 ‘60일 지정생존자’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그는 “인생의 소중한 순간에 16~17시간 정도를 우리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같이 여행을 갔다 온 것처럼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며 ‘60일 지정생존자’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취재후기] 섬세하면서도 순박한 모습만 있는 줄 알았던 이준혁. 사실 그는 의외로 ‘직진남’이었다. 이준혁은 “2019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 한 해는 어땠나”는 질문에 “난 잘 돌아보지 않는다”면서 “딱히 돌아볼 것도 없다. 그냥 지금은 오늘 인터뷰 잘하고 성실한 답변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답했다. 지금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이준혁은 “너무 멀리 있는 것들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듣는 이에 따라 다소 무미건조한 답변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 펼쳐질 이준혁의 미래가 더욱더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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