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11 (금)
진화하는 노 재팬 …‘친일’ 의심받는 신한은행 SK-Ⅱ 등 그들의 정체는
상태바
진화하는 노 재팬 …‘친일’ 의심받는 신한은행 SK-Ⅱ 등 그들의 정체는
  • 이수복 기자
  • 승인 2019.09.04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이수복 기자]

전년 동월 대비 97.1% 감소, 전체 수입 맥주 비중 25%에서 0.9%로 추락.

지난달 기준 일본 맥주의 현주소다. 관세청의 8월 수출입 잠정치 자료에 근거한다. 지난해 전체 수입 맥주 중 일본 맥주 비중이 25%였다는 점을 놓고 보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석 달째를 맞은 일본 불매 운동은 요즘 더욱 진화하고 있다. 당초 냄비처럼 뜨거워졌다 식을 거라는 일본의 일부 극우 인사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간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대전에서 열린 일본경제보복 규탄대회. [사진=연합뉴스]
대전에서 열린 일본경제보복 규탄대회. [사진=연합뉴스]

일본 불매운동에 나선 시민들은 '아사히=아침에 뜨는해=욱일'이라는 뜻이고, 나카조 다카노리 아사히맥주 명예고문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정치인은 정치인 자격이 없다"는 말을 했다며 해당 기업의 과거 자료를 찾고 더욱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또 기린맥주는 영화 군함도에 나왔던 하시마섬 탄광에 한국인 강제징용을 했던 미쓰비시그룹 중 방계회사이며 삿포로 맥주와 에비수 맥주 또한 일본 최대 미이케 탄광에서 한국인 강제노역을 시켰던 미쓰이 그룹 소속이라는 점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크 조치 이후 반일 감정이 점점 뜨거워지면서 일본 기업이 현지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비롯해 내용물 등 일본산이 섞인 제품까지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다. 특히 일본 전범 기업과 우익 성향 기업, 오너의 혐한 발언이 구설수가 된 기업은 불매 1순위다.

이런 가운데 신한은행, SK-Ⅱ, 다이소 등도 종종 누리꾼들의 도마에 올라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것은 일본과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초대주주가 재일교포로 구성 돼 있는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재일교포 340여명이 자본금 250억원을 모아 국내 최초의 순수 민간자본 은행으로 정식 발족했다. 설립 취지는 국내 금융 산업의 발전과 한일경제협력증진이다. 이후 신한은행은 조흥은행 등을 합병하면서 규모를 키웠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KB국민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탈환한 뒤 올 상반기에도 수성에 성공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으나 ‘일본 눈치를 본다’는 이유로 친일 기업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곤 한다. 일각에선 불매운동 리스트에 신한은행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물론 그런 주장에는 나름의 배경이 있다. 신한은행 설립 재일교포들은 초대 주주에 등극한 뒤 상속과 증여 등을 통해 현재까지 지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한은행의 재일교포 주주는 5000여명으로 원로 주주 모임인 ‘간친회’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 지분을 합하면 17% 내외로 사실상 최대주주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실제 올 초 선임된 신한금융지주의 사외이사 11명 가운데 △히라카와 유키 프리메르 코리아 대표 △박안순 일본 대성그룹 회장 △김화남 일본 김해상사 대표 △최경록 일본 CYS 대표 등 4명이 재일교포나 일본계 한국인이다. 또한 이들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주요 요직에 자리하며 임원진 선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의사결정권 절반은 일본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일각의 지적이다. 신한금융지주나 은행장 선임 때 재일교포 주주들의 동의를 구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진다.

화장품 기업 SK-Ⅱ의 경우는 복잡 미묘하다. 원래 일본 기업이었다가 해외로 소유권이 넘어간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원래 197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진 화장품 기업이지만 현재 미국의 P&G가 인수해 경영하고 있다. 다만, 공장은 여전히 일본에 있고 제품을 일본에서 100%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매운동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기도 한다.

생활용품 종합 마트 ‘다이소’ 역시 일본과의 관계로 인해 논란이 뜨겁다. 다이소는 한국의 아성 HMP와 박정부 대표가 64%를 소유하고 일본의 대창산업이 34%를 소유한 합작회사다. 다이소 대주주인 박정부 대표는 “한국의 다이소는 일본 다이소와 별개로 100% 독자 운영되는 한국 기업”이라면서 판매하는 제품도 일본 다이소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다.

포카리스웨트로 널리 알려진 ‘동아오츠카’ 또한 종종 도마 위에 오른다. 동아오츠카는 한국의 동아쏘시오홀딩스가 50%, 일본의 오츠카제약이 50% 지분을 갖고 있는 합작회사이기 때문이다. 포카리스웨트의 경우 국내 협력사로부터 원재료를 공급받아 100%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 일본에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오츠카제약이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수익 일부가 오츠카제약으로 넘어가는 것은 이상할 게 없는 일이다.

지난달 28일 골목 상인들은 일본산 재료를 쓴 우리나라 제품들까지 모두 골라내서 "팔지 않겠습니다" 운동을 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바 있다. 특히 후쿠시마 근처 식재료를 철저히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일본 불매 운동이 어떻게 진화할지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