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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MLB 방어율 1위! '20승 목표' 그 이상의 가치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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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MLB 방어율 1위! '20승 목표' 그 이상의 가치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9.29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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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항상 해보고 싶었지만 한 번도 못해본 20승이 목표.”

지난해 말 한국프로야구(KBO리그) OB 모임인 일구회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LA 다저스 류현진(32)은 이같이 말했다. 그 누구도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만큼 욕심을 크게 갖는다는 정도로 생각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그 의문을 지워낸 류현진이다. 시즌 초부터 차원이 다른 투구로 기대감을 키웠고 부침도 있었지만 마지막 등판일정을 마친 류현진은 결국 메이저리그(MLB) 평균자책점(방어율) 타이틀을 가져왔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역투하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019 MLB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97구를 던지며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시즌 14승(5패) 째를 따낸 류현진은 방어율을 2.41에서 2.32로 낮췄다.

KBO리그를 정복하고 2013년 빅리그에 입성한 류현진은 첫 두 시즌 14승씩을 챙기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5년 투수에게 치명적인 어깨 관절 수술을 받았고 투수 생명에 위기를 맞이했다.

사실상 2시즌을 통째로 날리며 우려를 키웠지만 2017년 성공적으로 복귀 시즌을 보내더니 지난해엔 부상이 있었지만 7승 3패, 방어율 1.97로 올 시즌을 더 기대케 했다.

그럼에도 20승 목표는 너무도 멀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류현진은 시즌 초반부터 이전과는 남다른 포스를 뽐내며 달려나갔다. 지난달 중순엔 방어율을 1.45까지 끌어내렸다. MLB 통산 시즌 방어율 2위에 해당하는 기록. 사이영상 수상이 꿈만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이후 4경기 연속 부진하며 방어율은 1점이나 치솟았고 사실상 사이영상은 멀어져갔다. 남은 건 방어율 타이틀 획득.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등 아시아 출신 훌륭한 투수들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손에 넣지 못했던 타이틀이다.

마지막 등판일정을 앞둔 방어율 1위 류현진이 뉴욕 메츠 제이크 디그롬(2.43)을 제치고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1실점을 하더라도 3이닝만 버티면 가능한 상황이었다. 자칫 2실점을 한다면 6⅓이닝 이상을 책임져야 했다.

 

류현진이 5회초 결승 적시타를 쳐내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기우였다. 류현진은 초반부터 주무기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쉽게 삼진을 잡아내며 압도적인 피칭을 펼쳤다.

위기관리 능력도 빛났다. 3회까지 삼자범퇴 이닝을 이어가던 류현진은 4회와 5회 모두 연속 안타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지만 맞춰잡는 피칭으로 위기를 넘겼다.

타석에서도 돋보였다. 지난 경기 빅리그 데뷔 후 첫 홈런을 날렸던 ‘베이브 류스’는 5회초 2사 3루에서 시속 149㎞ 빠른공을 날카롭게 받아친 좌전 적시타로 결승 타점을 뽑아냈다.

류현진의 20승 목표는 단순히 투수로서 꿈인 20승이라는 점은 물론이고 부상 없이 시즌을 치러야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었다.

안정적인 투구에도 잔부상이 잦은 이미지였던 류현진은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게 시즌을 마쳤다. 첫해 192이닝을 던진 이후 최다인 182⅔이닝을 책임지면서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퀄리파잉오퍼(QO)를 받고 미뤄뒀던 FA(자유계약선수) 재수생으로서도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제 다음 목표는 가을야구다. 시즌 때와 같은 활약으로 다저스의 숙원 사업인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다면 몸값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 명약관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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