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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치 감독, 범가너, 커쇼... 사나이들의 '참 배려'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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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치 감독, 범가너, 커쇼... 사나이들의 '참 배려' [MLB]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09.30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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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그리고 매디슨 범가너, 브루스 보치 감독(이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수년간 라이벌로 지냈던 세 사나이가 서로를 치켜세웠다.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최종전. 5회말 샌프란시스코 공격에서 LA 다저스 간판 커쇼가 마운드에 깜짝 등판했다.

클레이튼 커쇼. [사진=AP/연합뉴스]

 

지난 27일 샌디에이코 파드레스와 방문경기를 끝으로 포스트시즌 대비에 들어간 줄 알았던 커쇼가 불펜 세션 대신 실전을 택했다. 2009년 9월 2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무려 10년 만, 커리어 3번째 구원 등판이다.

이날 경기는 2007년부터 13시즌 동안 샌프란시스코를 이끈 보치 감독의 고별전이었다. 지난 1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역대 11번째로 통산 2000승을 달성한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월드시리즈 우승 3회(2010, 2012, 2014)를 안긴 명장이다.

커쇼는 투구수 18개, 삼진 하나를 곁들여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후 모자를 벗더니 건너편 더그아웃의 보치 감독에게 경의를 표했다. 은퇴 의사를 밝힌 보치 감독 역시 같은 동작으로 반응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 [사진=AP/연합뉴스]

 

보치 감독은 2사 주자 없는 가운데선 범가너를 대타로 등장시켜 환호 받을 수 있게 배려했다. 당초 범가너의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었으나 보치 감독은 앞서 “범가너는 충분히 많이 던졌다. 아껴주고 싶다”고 관리를 택했다.

보치 감독은 범가너가 루키일 때부터 지켜봤다. 범가너는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 경력을 지닌 대투수이지만 통산 홈런이 19개일 정도로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지닌 강타자이기도 하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자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한 범가너는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벗을 확률이 높다. 34경기 207⅔이닝 9승 9패 평균자책점(방어율) 3.90, 탈삼진 203개로 성적은 준수한 편이지만 MLB 대표 에이스급으로 분류됐던 과거와 비교하면 기량이 많이 떨어졌다.

매디슨 범가너. [사진=AP/연합뉴스]

 

커쇼와 범가너는 7구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커쇼는 변화구를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결과는 3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커쇼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범가너에게 탈모하고 인사했다. 수년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서로를 제압하려 싸워야 했던 두 남자의 눈맞춤이 울림을 줬다.

한편 평균자책점(방어율) 3.03으로 시즌을 마감한 커쇼의 깜짝 구원 등판으로 LA 다저스의 플레이오프 로테이션은 오리무중이 됐다. 워커 뷸러가 28일, 류현진이 29일에 마운드를 밟았다. 커쇼도 새달 4일 열리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출격에 무리가 없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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