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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의 풍수지리설 신봉, 실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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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의 풍수지리설 신봉, 실화일까?
  • 이수복 기자
  • 승인 2019.10.14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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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수복 기자]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을 두고 ‘풍수지리설 신봉’ 의혹이 불거졌다. 이 사장이 풍수지리설에 영향을 받아 계약 기간이 1년이나 남은 사장실을 비우고 새로운 사무실로 이전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다. 이밖에도 호화 관사 이용과 관용차인 카니발 개조 등을 하면서 공사 재정을 낭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3일 MBC는 이재광 사장의 난데없는 사무실 이전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HUG 전 직원 A씨는 “사장이 풍수지리적으로 터가 안 좋다며 이쪽(여의도)으로 옮겨야지 운이 트인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무실을 옮기라고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사장이 직원들에게 풍수, 명리학 강연을 하면서 지점 인테리어를 바꾸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직원들의 증언도 나왔다.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지난 10일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이 사장은 임대 기간이 미종료된 자신의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총 9831만원어치의 돈을 불필요하게 사용했다.

이 사장의 기존 사무실인 서울역 T타워 임대 기간은 2016년 10월 5일부터 2021년 10월 4일까지다. 사무실 임대료는 6699만원, 관리비 3132만원이다. 한데 이 사장은 지난해 여의도 태흥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이 사무실의 임대 기간은 2018년 10월 15일부터 2024년 10월 14일까지다.

이용호 의원은 14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HUG 국정감사에서 "서울역 근처의 사장·임원 사무실이 1년여의 임대차 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풍수지리적 이유로 여의도로 옮겨 3억5000만원 이상의 임대료·관리비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여의도 사무실에 국토교통부 장관실을 장관 지시도 없었는데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부산 사택의 경우 해운대 50평대 아파트로 이전했는데, 이 역시 풍수지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옮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장이 무주택자 서민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장이 회삿돈으로 전세를 얻어 거주하는 집은 부산 해운대의 고층 주상복합아파트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의 경우 대형 평수가 지난해 3월 40억원을 돌파했고 전세 보증금도 6억5000만원으로 비싼 축에 속한다.

이에 대해 HUG 측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의도 사무실 이전과 풍수지리는 무관하다”며 “주거복지로드맵 등 정책사업 대비와 국회협력 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해 임원 사무공간을 서울역에서 여의도로 이전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HUG 측은 호화 관사 논란에 대해선 “공사 내규에 따른 기관장 사택 규모(전용 120㎡ 이내) 이내로 다른 공공기관과 비교하더라도 작거나 유사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사장은 관용차인 카니발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 사장은 올해 초 카니발 차량을 기존 차량이었던 제네시스 G330의 임차 기간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임차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 임차료 933만원과 카니발 개조비용 1240만원이 소모됐다.

이에 국토부는 카니발 차량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고, 일반 직원 업무용으로 사용토록 지시했다. 이밖에 이번 처분사항이 인사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운영지원과에 통보하고, ‘공기업 경영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소관부서인 주택기금과에도 통보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HUG측 관계자는 “지난 8월에 나온 사항이라 조치가 다 완료됐다”고 밝혔다. 현재 이 사장은 경고 조치 후 별도로 국토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지는 않았으며, 개조된 차량은 원상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호 의원은 “이 사장이 각종 논란에 휘말려 있어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지 의문”이라며 “최근 공공기관 경영평가 윤리 경영 부분에서 D+를 받는 등 내부청렴도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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