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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라연·광주요 가온 미쉐린 뒷거래, 이부진 조태권은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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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라연·광주요 가온 미쉐린 뒷거래, 이부진 조태권은 몰랐을까?
  • 이수복 기자
  • 승인 2019.11.1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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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수복 기자]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쉐린 가이드’는 요리 업계에서 최고 권위로 인정받고 있는 레스토랑 평가서다. 한국에서도 미쉐린 가이드로 선정된 레스토랑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라호텔 라연과 광주요 가온이 미쉐린 스타를 얻기 위해 미쉐린 브로커를 이용한 뒷거래 의혹이 불거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는 최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에디션’에 선정된 레스토랑을 발표했다. 2020 에디션에는 1스타 레스토랑이 22곳, 2스타 레스토랑이 7곳, 3스타 레스토랑이 2곳으로 총 31곳이 선정됐다. 이 중 3스타 레스토랑은 신라호텔의 ‘라연’과 광주요 그룹의 ‘가연’이 4년 연속 수상했다. 하지만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뒷거래 의혹이 제기된 까닭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조태권 광주요 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조태권 광주요 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14일 KBS는 미국인 에네스트 싱어씨가 미쉐린 내부정보를 이용해 두 식당을 컨설팅했다는 의혹을 보도해 충격을 전했다. 윤경숙 윤가명가 대표에 따르면 “(싱어 씨는) 신라도 그렇고 가온도 그렇고 컨설팅 의뢰들을 다 해왔는데 너희들도(윤가명가) 컨설팅을 받는 게 어때?”라는 대화 내용을 전하며 미쉐린 브로커의 컨설팅 제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먼저 신라호텔은 2010년대 초부터 와인 이벤트 등에서 싱어 씨에게 컨설팅을 의뢰했을 뿐만 아니라 싱어씨와 관계된 홍콩 데니입 씨에게 벤치마킹을 조언받았다는 것. KBS는 싱어 씨를 만난 적이 있는 신라호텔 퇴직 임원을 직접 만나 컨설팅 당시 이야기를 전했다. 퇴직 임원에 따르면 “라연도 컨설팅했다”며 “라연이 한 거는 기억이 나는데 (미쉐린이) 자국 거를 먼저 제일 중요시해 라연을 중점적으로 했다”고 말해 싱어씨가 신라호텔과 컨설팅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를 통해 신라호텔 이부진 사장도 컨설팅 계약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의혹 속에 신라호텔 라연의 올해 미쉐린 가이드 선정은 해외 관광객 유치와 향후 실적 견인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선정 뒷거래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부진 사장의 호텔 사업과 도덕성에도 타격을 입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호텔 신라 측은 “2010년부터 와인 전문가인 싱어씨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한식당이 만들어진 것은 2013년이고 미쉐린으로부터 선정된 것은 2016년”이라고 밝히며 “컨설팅과 선정을 연결 짓는 것은 무리다. 현재는 컨설팅을 받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광주요 그룹 역시 자사 레스토랑 가온의 총괄 셰프가 2016년 도쿄에서 싱어씨를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조태권 광주요 그룹 회장 역시 싱어씨와 관련 있는 데니입씨와 지난해까지 컨설팅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광주요 그룹 측은 “별을 받으려고 노력했는데 왜 이런 의혹이 나왔는지 억울하다. 돈을 주고 컨설팅을 한 것이 아닌 순수하게 자문목적으로 컨설팅을 했다”면서 “현재도 해외 셰프와 교류를 통해 최상의 서비스 제공방법을 찾는다”고 해명했다.

이런 논란 속에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이탈리안 레스토랑 ‘리스토란테 에오’를 운영하는 어윤권 셰프가 심사의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미쉐린 측을 모욕죄 혐의로 15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어윤권 셰프는 고소장에서 △ 별 2개를 받은 곳보다 실력이 월등한 자신의 레스토랑이 아래 등급을 받은 점 △평가 제외 요청에도 미쉐린 가이드북에 자신의 레스토랑을 기재한 점을 고소 이유로 들었다.

미쉐린 가이드의 전직 핵심관계자가 별을 대가로 ‘컨설팅 장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미쉐린 측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지난 14일 그웬달 뿔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미쉐린 가이드 2020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미쉐린 스타에 선정된 모든 레스토랑과 전혀 금전적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의혹은 모두 루머 일 뿐이며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인 어네스트 싱어씨와 싱어씨와 관련된 홍콩인 데니 입 등과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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