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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올림픽 축구대표팀, 앞뒤 고민 다르다? [두바이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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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올림픽 축구대표팀, 앞뒤 고민 다르다? [두바이컵]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1.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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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0 도쿄 올림픽 진출을 노리는 ‘김학범호’ 한국 22세 이하(U-22) 축구 국가대표팀이 두바이컵을 무패로 마쳤다. 우승 트로피를 들지는 못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안고 귀국길에 올랐다. 불 붙은 주전경쟁에 김학범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될 전망이다.

한국 U-22 축구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샤밥 알아흘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 대회 최종전에서 1-1로 비겼다. 2승 2무(승점 8)로 3승 1무(승점 10)를 거둔 UAE에 이은 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7일 동안 4경기나 치르는 만큼 김학범 감독은 팀을 이원화 했다. 1, 3차전에 나설 팀을 A라고 한다면 2, 4차전에서는 팀 B를 내세웠다. 지난 17일 바레인과 2차전에 나섰던 선발 명단과 비교하면 골키퍼 빼고 나머지 10명이 동일했다.

이동준(왼쪽), 엄원상(등번호 7), 오세훈(오른쪽) 등 다양한 공격자원은 김학범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오세훈(아산 무궁화)을 원톱으로 하고, 좌우 날개로 전세진(수원 삼성),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세웠다. 김진규(부산 아이파크)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김동현(성남FC)과 백승호(다름슈타트)가 중원에서 짝을 이뤘다. 포백은 왼쪽부터 강윤성(제주 유나이티드), 김태현(대전 시티즌), 정태욱(대구FC), 윤종규(FC서울)로 구성하고 골키퍼 장갑은 송범근(전북 현대)이 꼈다.

이번에 소집한 26명 중 골키퍼는 3명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첫 경기에서 골문을 지켰던 송범근이 2, 3차전 허자웅(청주대), 안준수(가고시마 유나이티드)의 플레이를 지켜본 뒤 다시 피치에 섰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대회 4-2-3-1을 주 전형으로 썼고, 전 포지션에 걸쳐 경쟁체제를 구축했다. 해외파 정우영 뿐만 아니라 백승호도 불러들여 내년 1월 태국에서 예정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대비하고자 했다. 도쿄 올림픽 티켓이 걸린 대회다. 정우영, 백승호는 바레인과 2차전에서 부진했는데 이날 다시 김 감독의 눈도장을 찍을 기회를 얻었다.

한국은 전반 37분 김진규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세훈의 몸에 공이 스쳤다며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골을 뺏긴 한국은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왼쪽 부근에서 내준 프리킥에 실점하며 끌려갔다.

후반 2분 만에 정우영의 왼발에서 동점골이 나왔다. 오른쪽에서 투입한 크로스가 UAE 수비수 함단 나시르 왼발에 맞고 골대로 빨려들었다. 정우영은 1분 뒤에는 골대를 때리는 등 위협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보였다.

김 감독은 후반 15분 김동현 대신 한찬희(전남 드래곤즈), 김진규 대신 김대원(대구)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동안 실전 같은 운영으로 교체카드 6장을 모두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날은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추가로 교체카드를 사용하기도 했다. 엄원상(광주FC), 조규성(FC안양),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등 K리그2(프로축구 2부) 핵심 자원들이 차례로 들어와 역전골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김학범호 고민의 무게감은 전방보다 후방에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17일 이라크전을 비롯해 이날도 석연찮은 판정에 아쉬움을 삼켰지만 김학범호로서는 만족할만한 대회였다. 김 감독은 대동한 26명에게 모두 고른 기회를 분배하며 개인 성향을 파악하고 조합을 구상할 시간을 가졌다. 팀을 2개로 분리해 경기에 나서자 경쟁이 무르익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두고 조규성과 오세훈이 각기 다른 스타일로 매력을 어필했다. 조규성은 공간을 찾아 뛰는 오프더볼 움직임, 오세훈은 포스트플레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골 맛을 봤다.

가장 치열한 곳은 2선이다. K리그2(프로축구 2부) 최우수선수상(MVP) 후보에 오른 이동준을 비롯해 엄원상, 김진규, 정승원(대구), 김대원, 정우영, 전세진, 조영욱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이다.

3선 역시 A대표팀에서도 기회를 얻고 있는 백승호가 챔피언십 본선에도 함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번 대회에선 맹성웅(안양), 원두재(아비스파 후쿠오카), 한찬희, 김동현 등 두터운 선수층으로 김 감독을 기쁘게 했다.

불안요소는 수비라인이다. 김 감독은 포백을 정확히 2개의 조합으로 나눠 대회를 치렀다. 김진야(인천 유나이티드)-김재우(부천FC)-이상민(V바렌 나가사키)-이유현(전남)이 1, 3차전에 나섰고, 강윤성-정태욱-김태현-윤종규가 2, 4차전에 출격했다. 1, 2차전 무실점으로 이겼지만 3차전 수적 열세 속에 페널티킥을 두 차례나 내주며 3실점했고, 최종전에서도 골을 허용했다.

10, 11월 경기일정에서 김 감독은 이미 지난해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병역 면제 혜택을 입은 송범근, 정태욱, 김진야를 다시 호출했다. 수비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안정화를 꾀했지만 여전히 손발이 잘 맞지 않는 듯 불안한 장면을 여럿 노출했다.

챔피언십에서 4강 이상에 들어야만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 또 올림픽 티켓을 따낸 이후를 생각하더라도 최적의 포백 조합을 갖추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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