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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국민사기극 오명' 총체적 난국, 허민회 CJ ENM 대표 거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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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국민사기극 오명' 총체적 난국, 허민회 CJ ENM 대표 거취는?
  • 이수복 기자
  • 승인 2019.11.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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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수복 기자] 실로 총체적 난국이다. 이번에는 ‘프로듀스48’까지 조작 의혹이 공식 제기됐다. 여기에다 엠넷 (Mnet) 프로듀스의 투표 조작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은 관련자 구속 기간을 연장하며 윗선 수사에 집중하고 있어 그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사·조직 개편 초읽기에 돌입한 CJ그룹이 투표 조작 파문에 휩싸인 허민회 CJ ENM 대표를 그대로 놔둘지 말지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허민회 대표는 2015년 12월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2016년 5월 CJ오쇼핑 대표를 거쳐 2018년 7월 CJ ENM 대표로 일해 왔다.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먼저 ‘프로듀스48’ 문자투표와 인터넷 투표 조작 의혹의 공식 제기다.

'프로듀스48'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는 문자 투표는 물론 사전 인터넷 투표도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프로듀스48' 진상규명위원회(이하 진상위)의 고소 대리인 마스트 법률사무소는 지난 26일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Mnet '프로듀스48' 관계자들에 대해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배임수증재 혐의로 고소, 고발했다.

대표 고소인 1인을 포함해 '프로듀스48'의 온라인 투표, 생방송 유료 문자투표에 참여한 시청자들로 구성된 진상위는 CJ E&M 소속 성명 불상의 직접 (조작)실행자 및 이들과 공모한 것으로 보이는 성명 불상의 소속사 관계자들을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진상위 측은 검찰에 '프로듀스48' 득표수(로우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투표 조작 근거로는 몇몇 순위 별 동일한 득표수 차이, 2226과 4007 등 특정 상수에 의한 득표수 패턴, 득표수 차이값 패턴, 최종회 전날 관련 게임 공지를 통해 노출된 데뷔조 멤버 등의 정황을 지적했다. 투표 형식상 무조건 12명의 멤버를 투표해야하지만, 1, 2회를 제외한 회차의 온라인 투표수가 12 배수가 아닌 점을 지적하며 문자 투표 뿐 아니라 온라인 투표 결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여기에 CJ ENM에 대한 수사 상황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영림)는 엠넷 소속 PD 안모(40)씨와 CP(책임프로듀서) 김모(45)씨에 대한 구속기간을 연장했다.

경찰은 안씨와 김씨 2명을 업무방해, 사기,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으며 제작진·연예기획사 관계자 등 8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윗선 개입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투표 조작 과정에서 결재선상에 있는 고위급 등의 관여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일 경찰이 진행한 압수수색 장소로는 CJ ENM 부사장 겸 엠넷 부문 대표 신모씨 사무실도 포함됐다. 신씨는 CJ ENM 음악 콘텐츠 부문장으로 재직하면서 프로듀스 시리즈를 총 책임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앞서 경찰은 안씨에 대한 수사를 통해 프로듀스 시즌3(프로듀스48)과 시즌4(프로듀스X101)에서 투표 조작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시즌 전후 술 접대가 있었던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룹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을 배출한 프로듀스 시즌 1·2(프로듀스101)의 최종회 투표 결과와 시청자 투표 데이터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하는 등 조작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각각 2016년, 2017년 방영됐다.

해당 수사는 팬들의 의혹 제기와 엠넷 측의 수사 의뢰를 통해 시작됐다.

엠넷 오디션프로그램의 실태와 투표조작 논란은 지난달 15일 MBC PD수첩을 통해 적나라하게 전해져 안방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프로듀스 101’를 통해 선발된 최종 11명은 아이돌 그룹 I.O.I로 데뷔해 한 해 동안 24만 장의 앨범을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이후 비슷한 형식의 ‘프로듀스 101 시즌2’, ‘프로듀스 48’, ‘프로듀스 X 101’, ‘아이돌학교’, ‘소년24’ 등이 연이어 제작되며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프로듀스 X 101 종영 후 투표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시청자들이 진상규명위원회를 조직해 제작진 등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해 파문은 커졌다. 무엇보다 시청자 투표가 핵심인 프로그램에서 기만적인 투표조작 행위가 있었다는 점에서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프듀X 투표 조작 의혹은 일부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 내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 사이에 일정한 패턴이 반복된다는 주장으로 일파만파 파문이 커졌다.

프듀X에 출연한 한 연습생은 “처음부터 스타쉽 출신 연습생에 분량을 밀어줬다”며 “연습생들끼리 스타쉽 전용, 스타쉽 채널, 스타쉽듀스라 말했다”고 증언해 충격을 던져줬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투표조작 논란이 CJ ENM의 수직계열화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CJ ENM은 프로그램 제작부터 음악 기획, 공연, 매니지먼트 등 관련 사업을 독점하고 있다. 특히 프듀 시리즈는 계열사에서 아이들 그룹의 홍보와 음반 유통, 공연 수익까지 독차지하는 구조라서 다른 연예기획사는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

이처럼 CJENM이 엠넷의 '프로듀스 X 101'으로부터 시작된 투표 조작 논란이 '프로듀스 101, 프로듀스 48 등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주요 관계자가 연이어 검찰에 소환되고 있는 총체적 난국을 맞은 가운데 올해 CJ그룹의 인사 조직 개편에서 허민회 CJ ENM 대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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