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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왕자' 정현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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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왕자' 정현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2.03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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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낸 정현(23·한국체대·제네시스 후원)은 2019년 모든 투어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잠시 머물며 태국 동계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 허리 부상으로 신음했던 그는 7월 청두 챌린저 우승을 시작으로 US오픈 3회전, 라쿠텐오픈 8강, 이스트방크오픈 16강 진출 등 반등의 하반기를 보냈다. 지난달 2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및 팬미팅 현장에서 만난 정현은 시련을 견뎌내며 한층 성숙한 듯 마음이 편해 보였다.

모처럼 고국의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현은 그를 사랑하는 테니스 팬이라면 흥미를 가질 법한 많은 이야기들을 꺼내놓았다.

정현(왼쪽)과 황희찬은 절친으로 잘 알려졌다. [사진=정현 인스타그램 캡처]

# 황희찬

정현은 평소 인스타그램을 통해 황희찬(23·레드불 잘츠부르크), 백승호(22·다름슈타트), 김민재(23·베이징 궈안) 등 축구선수들과 친분을 과시했다. 특히 황희찬은 지난 10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이스트방크오픈 16강전을 관중석에서 응원했다. 정현 역시 레드불 아레나를 방문해 황희찬과 함께 잘츠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며 “관심 있는 클럽은 언제든 연락주세요”라는 말로 ‘절친’의 빅클럽 입성을 염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어떻게 친해진걸까. 

정현은 “다른 축구선수들과도 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축구와 테니스는 시즌이 달라 마주칠 일이 많진 않지만 가끔 만나 얼굴도 보고 대화도 나누면서 힘든 점을 공유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서로 경기에 와서 응원도 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끔 직접 축구도 한다고 했다. “테니스도 많이 뛰는 스포츠라 가끔 공도 차보고는 하지만 친구들이 워낙 잘해서 주로 밖에서 물 떠다주고 챙겨주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정현이 국내에 머물 때 축구 국가대표 친구들의 경기를 '직관'(직접 관전)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정현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도쿄 올림픽 출전 열망을 드러냈다. [사진=제네시스 제공]

# 태극마크

정현은 이날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정말 가능할까.

그가 내년 올림픽에 나가려면 현재 129위인 세계랭킹을 더 올려야 한다. 올 시즌 막판 보여준 상승세를 잇는다면 다시 100위 안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또 다른 관건은 2016년 리우 올림픽 이후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3회 이상 출전해야 하는 요건이다. 내년 3월 열릴 데이비스컵 이탈리아와 방문경기에 나서면 조건을 충족한다.

하지만 용품 후원사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정현은 “9월 데이비스컵 중국 원정에 함께하고자 했지만 대표팀에서는 협회 후원사 의류와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발 부상 때문에 (개인 후원사 용품 외) 다른 신발을 신을 수 없어 불발됐다”며 “올림픽 전에 있을 데이비스컵 때는 협회에서 좀 더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협회 원칙에 따르면 의료상 이유로 협회 후원사 제품을 쓰지 못할 경우 개인 후원사 제품을 사용할 수 있지만 상표를 가려야 한다. 정현의 매니지먼트를 맡는 IMG 코리아는 “선수가 발 부상으로 힘들 때 신발을 맞춤 제작해 제공한 후원사라 로고를 가리고 뛰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IMG 코리아 측은 “외국의 경우 대부분 개인 후원을 존중해준다”며 이해를 구하지만 협회는 “권순우나 이덕희 등도 모두 협회 규정을 따른다”며 "정현만 특별 대우할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세계랭킹 50위 안에 드는 선수는 협회 후원사 용품 착용 의무가 면제되는 조항이 있기는 하다. 허나 단기간에 정현이 세계랭킹을 50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만큼 대회 직전까지 양 측의 대립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현은 팬들에게 자신만의 독특한 루틴을 설명했다. [사진=AP/연합뉴스]

# 루틴

경기를 전후해 자신만의 루틴(선수들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하는 동작이나 절차)을 갖고 있는 많은 스포츠스타들이 있다. 독특한 의식을 치르기도 하고, 징크스를 갖고 있는 이들도 있다. 정현만의 독특한 루틴은 무엇일까. 

경기 전날 정현은 훈련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1시간 정도 가볍게 운동하고 치료한 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실전을 준비한다. 재밌는 것은 경기 중 그가 보여주는 루틴이다.

그는 “특별한 루틴까진 아니지만 물 마실 때 첫 게임에는 물 한 모금만, 두 번째 게임 때는 음료수-물, 세 번째는 바나나-음료수-물 순으로 섭취한다”고 했다. 

또 “서브를 위해 공을 고를 때 선수들 대부분 3개 중 2개를 고른다. 나는 첫 서브에 공털이 죽어있는 걸 손에 쥔다. 공털이 많은 건 주머니에 넣고 세컨드 서브 때 활용한다”며 “공털이 죽어있으면 공이 덜 튄다. 바운드 없이 강하게 넣기 위해서다. 세컨드 서브는 좀 더 안전하게 감아 넣는 것을 선호한다. (공털이 있는 공이) 스핀 넣기 좋다”고 설명했다.

정현(왼쪽)은 도미니크 팀 등 동료 선수들과 연습경기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사진=정현 인스타그램 캡처]

# 맛집 탐방(?)

정현은 10월 도미니크 팀(5위·오스트리아)과 연습경기를 한 뒤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팀은 지난달 남자프로테니스(ATP) 왕중왕전 격 파이널스에서 준우승한 실력자다. 정현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할 때 어떤 이야기를 나누곤 할까.

그는 “그렇게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지는 않는다. 팀의 경우 오스트리아 선수다보니 비엔나가면 꼭 먹어야 하는 것, 예를 들면 호텔 앞 맛집에 대해 물어봤다. 물론 팀이 테스트 중인 신발 등 테니스에 관한 이야기도 나눴다”면서 “최근에는 SNS를 최대한 비즈니스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받고 있다”며 웃었다.

운동선수라면 식단 관리가 중요하다. 투어에 앞서 맛집을 물색하는 그는 대회 기간 어떤 음식으로 기력을 보충할까. 

정현은 “피하는 음식은 없는 편이지만 못 먹는 음식이 있다면 샐러리다. 많이 뛰는 스포츠다보니 체중관리를 따로 하진 않는다”며 “단 경기 전날에는 한국음식은 안 먹는다. 맵고 짜다보니 다음날 속이 불편하다. 외국인들 입맛에 맞는 중국 요리나 스테이크 같은 육류를 유명한 맛집에 가서 먹는 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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