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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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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소개합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12.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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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김광현(31)이 둥지를 튼 세인트루이스는 어떤 도시일까, 또 카디널스는 어떤 구단일까.

세인트루이스는 미국 중부 미주리주의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다. 인구 32만 명의 작은 지역이지만 도시권 인구를 아우르면 300만명에 육박한다. 미국의 광역도시권 치고 큰 곳은 아니다. 김광현이 연고로 썼던 인천광역시와 비슷한 인구수다.

야구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종교 수준이라 보면 된다. 2006년 4월 개장한 홈구장 부시 스타디움 수용인원은 4만3975석인데 평균관중이 매년 4만명을 상회한다.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더불어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 바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다.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김광현. [사진=AP/연합뉴스]

1882년 창단했다. 새해가 138번째 시즌이다. 1900년부터 홍관조(몸 빛깔이 아름다운 참새목 참새과의 조류)를 마스코트로 썼다. 세인트루이스의 유니폼을 보면 빨간 깃털, 노란 부리의 새 두 마리가 야구방망이 위에 앉아 마주보고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횟수가 11회다. 이는 메이저리그(MLB)의 대들보이자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뉴욕 양키스의 27회 다음으로 많다. 가을 포스트시즌에서 상대를 늪에 빠뜨리는 스타일로 야구해 ‘좀비’라고도 불린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신시내티 레즈 소속일 당시 세인트루이스를 “야구 잘하는 팀”이라 치켜세운 적도 있다.

오승환(오른쪽)과 찰떡궁합을 뽐냈던 세인트루이스 포수 몰리나. [사진=AP/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는 2019년에도 어김없이 강했다. 레귤러시즌 162경기 승률이 0.562(91승 71패)였다. 시카고 컵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중부 1위에 올랐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동부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완파했으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에 졌다. 세인트루이스를 물리친 워싱턴은 챔피언이 됐다.

명문팀답게 스타도 많았다. 역대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는 유격수 아지 스미스, 통산 3630안타를 때린 스탠 뮤지얼, 완투형 투수의 대명사 밥 깁슨, 홈런의 아이콘 마크 맥과이어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야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라루사이즘(철저한 투수 분업화, 1이닝 마무리)'이란 단어를 만든 토니 라 루사는 1996년부터 2011년까지 세인트루이스의 감독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이 2년간 뛰었던 팀이라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오승환은 2016년 1월 1+1년 최대 1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불펜으로 시즌을 출발했으나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의 부진으로 꽤 자주 세이브를 올렸다. 김광현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승환이 형이 이 팀이 (뛴 팀 중) 가장 좋은 팀이었다고 이야기했다”며 “세인트루이스만의 규정 등을 물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시 스타디움은 천연잔디 구장으로 규모가 꽤 큰 편이다. 좌우 102m, 좌우중간 114m, 중앙 122m. 김광현이 2007년부터 줄곧 안방으로 썼던 인천 SK행복드림구장(문학)은 좌우 95m, 중앙 120m인 타자친화 구장이었다. 외야가 넓어진 만큼 이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투수 분업화를 이끈 토니 라 루사 전 세인트루이스 감독. [사진=AP/연합뉴스]

김광현에게 희소식은 또 있다. 명포수 야디어 몰리나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는 점이다. 푸에르토리코 국적으로 나이 서른일곱의 베테랑 포수인데 2004년부터 세인트루이스에서만 뛰었다. 올스타에 9회 선정됐고 골드글러브를 9회 수상했다. 블로킹, 송구, 프레이밍, 투수리드 등 포수에게 필요한 모든 능력을 갖췄다.

김광현을 기용할 인물은 마이크 실트 감독이다. 2019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뽑은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이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무명 출신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코치로 단계를 착실히 밟았고 지난해 7월 지휘봉을 잡았다.

열광적인 팬과 유구한 역사, 넓은 구장과 최고의 파트너, 합리적인 지도자까지. 김광현이 야구에 집중하기에 세인트루이스는 최적의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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