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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아름다운 마무리, 끝까지 그다웠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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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아름다운 마무리, 끝까지 그다웠다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2.24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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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과연 끝까지 이세돌(36)다웠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싸웠고 아쉬움 없이 돌을 던졌다.

이세돌은 지난 21일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 NHN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최종 3국에서 181수 만에 불계로 패했다.

1995년 7월 제71회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기사가 된 이세돌은 지난달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24년 4개월 동안 이어온 현역 기사 생활을 한돌과 승부로 마무리하게 됐다.

 

이세돌이 지난 21일 은퇴대국을 마무리한 뒤 어머니 박양례 씨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산 18차례 세계대회 우승과 32차례 국내대회 우승 등 총 50개의 우승 트로피를 챙긴 이세돌은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대결로 화제를 모았다.

결과는 1승 4패였지만 너무나도 완벽한 알파고를 상대로 1승을 거뒀다는 사실에 찬사가 쏟아졌다.

마무리도 평범하지 않았다. NHN에서 개발한 한돌과 대국이었는데, 한돌은 이세돌이 3년 전 맞붙었던 알파고에 비해 몇 수는 위라고 평가받은 더욱 업그레이드 된 AI였다.

이세돌의 절대적 열세가 예상된 가운데 첫 대국에선 2점을 깔고 진행됐다. 이 대국에서 이세돌은 한돌을 당황케 했고 몇 차례 악수를 이끌어내며 불계승을 받아냈다. 알파고에 승리를 거뒀을 때와 마찬가지로 공교롭게도 78수가 묘수가 돼 승리를 받아내며 화제가 됐다.

 

이세돌이 한돌과 제3국을 마치고 복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국에선 호선(동등하게 두는 것)으로 진행됐지만 122수 만에 불계패했고 3국에선 다시 2점을 깔고 시작했다. 호전적인 성향의 이세돌은 초반부터 과감하게 싸움을 걸었다. 

그러나 한돌은 영리했다. 초반 하귀 싸움에서 재미를 본 한돌은 세 귀에서 모두 실리를 챙긴 90여수 쯤에서 승률 그래프상 50% 가량까지 올라서며 기세를 가져갔다. 

형세가 불리해진 이세돌은 상변에서 패를 걸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한돌이 노련하게 공격을 피하며 달아나자 이세돌은 결국 돌을 던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세돌은 대국 후 “초반과 중반까지는 괜찮았는데, 예상 못 한 수를 당한 이후로 많이 흔들렸다”며 “바둑 팬들께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바둑 외적으로는 떠나지만 많이 응원해주시기를 바란다. 앞으로 다른 곳에서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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