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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쇼트트랙 심석희, 서울시청과 함께 '새롭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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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쇼트트랙 심석희, 서울시청과 함께 '새롭게, 2020'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1.04 0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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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고통의 2019년을 보냈던 심석희(23)가 새 둥지와 함께 새롭게 시작한다. 심석희는 3일 서울시청에 입단식을 가졌다.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안타까운 소식과 함께 제대로 빙판 위를 누비지 못했던 심석희지만 한국체대 졸업을 앞둔 상황에서 실업팀에 입단하며 서울시청의 지원 속에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입단식에서 심석희는 “실업 선수로서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남다른 각오와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3일 서울시청 입단식에 나선 심석희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교생이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심석희는 이듬해에도 종합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물오른 기량을 뽐냈다.

이후 심석희는 최민정(22·성남시청)과 라이벌 구도를 구축하며 긍정적 시너지를 뽐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러나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선수촌을 이탈하며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게 이유였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한 심석희는 3000m 계주에선 노련한 질주를 펼치며 2연패에 성공했지만 개인 종목에선 단 하나의 메달도 목에 걸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2018~2019시즌에도 역시나 태극마크를 단 심석희는 월드컵 1차 대회 500m 레이스 도중 넘어졌고 2차 대회 도중 어지럼증 증세를 호소해 조기 귀국해야 했다.

이후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심석희에게 폭행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조재범 전 코치가 검찰의 징역 2년 구형에도 불구하고 재판에서 징역 10월로 감형되자 이를 지켜보고 있을 수 없었다. 심석희는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초등학교 시절부터 심각한 수준의 폭행을 지속적으로 당했다고 눈물로 고백했다.

 

심석희(왼쪽)가 서울시청 입단식에서 박원순 시장의 도움을 받아 유니폼을 입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석희는 다시 한 번 용기를 냈다. 폭행과 폭언은 물론이고 성폭행 피해 혐의까지 용기내 밝혔다. 미성년 성폭행은 단순 폭행과는 차원이 다른 중형으로 조재범 전 코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쏟아지는 관심 속에서도 시즌을 마쳤지만 개인 종목에선 단 하나의 메달도 따내지 못할 정도로 부담이 컸다. 2019~2020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도 나섰지만 이후 허리와 발목에 통증이 심해졌고 2차 선발전은 기권해야 했다. 오랫동안 몸 담았던 대표팀에서 떠나 회복을 하며 정신적으로도 안정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심석희의 용기 있는 고백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부에서도 나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힘썼다. 

이 기간 조재범 전 코치는 폭행 혐의로 1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옥살이 중이고 성폭행 혐의로는 아직까지도 재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보다 훨씬 무거운 형이 내려질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해맑은 미소를 보이는 심석희. [사진=연합뉴스]

 

심석희는 2020년 시작과 함께 반가운 소식을 들려줬다.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컨디션 등을 살피면서 경기력을 끌어 올리려고 했다”며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오히려 내가 이 운동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어 기뻤다. 기쁜 마음으로 다시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시 태극마크를 위해 뛴다. 서울시청에서 훈련하며 오는 4월 열리는 2020~2021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설 계획이다.

실업선수로 새 시작을 하게 된 심석희는 “경기력이나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다가오는 국내 대회나 국가대표 선발전을 잘 준비해야 한다”며 “아직 몸 상태가 다 만들어지진 않았다. 그때까지 최대한 경기력을 끌어 올리고 나아가서 선발전까지 최대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달 동계체전에서 복귀전을 치를 심석희는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 것 같아 죄송하다”고 밝힌 심석희는 “저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고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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