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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냐옹은 페이크다' 입양 논란… 취지부터 어긋난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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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냐옹은 페이크다' 입양 논란… 취지부터 어긋난 프로그램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01.0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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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tvN 새 예능 프로그램 '냐옹은 페이크다'가 첫 방송 직후 불거진 고양이 입양 문제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사과에도 누리꾼들이 비난을 거두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5일 첫 방송된 '냐옹은 페이크다'는 고양이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기획된 독특한 형식의 예능으로, 신동엽과 오정세가 고양이 성우를 맡아 고양이 시점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역할을 맡았고, 유선호와 펜타곤 우석이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로 출연해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그렸다.

 

[사진=tvN '냐옹은 페이크다' 방송 화면 캡처]
지난 5일 첫 방송된 tvN 새 예능 프로그램 '냐옹은 페이크다' [사진=tvN '냐옹은 페이크다' 방송 화면 캡처]

 

사단법인 '나비야 사랑해' 측은 '냐옹은 페이크다' 방송 종료 이후 SNS를 통해 입양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tvN에 보낸 공문을 공개했다.

'나비야 사랑해' 측은 "지난해 11월 tvN에서 유기묘 입양과 집사 성장기라는 취지의 프로그램에 대해 전달받아, 12월 고디바(봉달이)의 입양과 방송 출연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방송을 통해 보호소 고양이들에 대해 알리고 바람직한 입양을 장려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라고 입양을 진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입양 보낸 고양이는 입양자의 실제 거처가 아닌 방송 촬영을 위해 단기 임대한 곳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과, 촬영 기간인 3개월이 지나면 계약 작성자의 의지에 따라 입양 또는 파양이 결정될 것이라는 사실을 '고다'의 글을 통해 보게 되었고 뒤늦게 기사를 확인하여 알게 됐다"고 밝혔다.

tvN에 보낸 공문에서 '나비야 사랑해' 측은 "'입양에 대한 주체와 사실이 다른 점'과 '실제 거주지가 아닌 임시 촬영 장소인 점'에 근거해, 입양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였음에 따라 계약 파기를 진행한다"며 "다수로 하여금 단체의 구조활동과 입양 절차에 대해 회의감을 갖도록 조성하여 신뢰감을 무너뜨리고 있는 점을 절대 간과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사진='나비야 사랑해' 제공]
'나비야 사랑해' 측은 tvN에 계약 파기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나비야 사랑해' 제공]

 

이어 '냐옹은 페이크다'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고양이 입양에 관한 입장문을 올리고 "동물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온 사단법인 '나비야 사랑해'의 명예를 훼손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제작진은 "봉달이(고양이)를 데려올 때 '나비야 사랑해'의 정식 입양 절차를 안내받고 진행했으며, 펜타곤 우석이 입양 계약서를 쓰고 데려온 것이 맞다"며 "제작발표회에서 봉달이에 대해 추후 제작진이 관리할 것이라고 얘기한 내용은 입양처가 달라지는 것이고 '나비야 사랑해'의 가치관에 어긋나는 부분"이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저희 제작진은 펜타곤 우석이 연예인인 점을 고려해 만약 봉달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을 경우 올 수 있는 심적 부담을 고려해 '제작진이 관리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애정이 깊은 출연자들이 원할 경우 열려있다'라고 말한 것인데 이 부분은 오해의 여지가 충분히 있는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출연자들과 고양이들이 머무는 장소가 출연자들이 원래 살던 집이 아닌 3개월 동안 함께 머물도록 단기 임대한 집이라는 것을 '나비야 사랑해' 측에 제대로 전달 못 드린 점도 사과드린다. 우리의 입양 절차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나비야 사랑해'의 기본 신념과 원칙에 위배되는 행동을 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덧붙였으며 앞으로 고양이의 거처와 추후 계획은 '나비야 사랑해'의 입양관리 원칙에 맞춰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사진=tvN '냐옹은 페이크다' 방송 화면 캡처]
'냐옹은 페이크다' 제작진은 투명 이동장에 태워 이동시킨 고양이가 스트레스로 토하는 것을 '촌놈'이라고 표현했다. [사진=tvN '냐옹은 페이크다' 방송 화면 캡처]

 

다만 제작진의 해명에도 누리꾼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냐옹은 페이크다' 방송 내용을 그 이유로 들었다.

누리꾼들은 첫 방송된 내용 중 투명 이동장에 태워 이동시킨 고양이가 스트레스로 토하는 것을 '촌놈이라서 그렇다'고 표현한 것, 길고양이를 '사람의 손길이 싫어 자연으로 떠난 고양이'라고 표현한 것, 그리고 전체 연령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캣잎을 '마약'에 비유하고 "이 새X 냥아치예요"라는 자막을 쓴 것에 대해 제작진이 고양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방송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tvN의 새해 첫 예능 프로그램 '냐옹은 페이크다'는 '고양이의 속마음을 들여다본다'는 제작 의도를 밝혔지만 방송을 위해 고양이를 입양하고, 고양이의 행동을 인간의 시선으로 바라본 후 흥미 위주의 더빙을 덧붙이는 등 완전히 어긋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아쉬움을 안긴다.

누리꾼들이 여전히 날선 비판과 함께 고양이 반환 요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냐옹은 페이크다' 측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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