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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이해인-김예림-임은수 등 '김연아 키즈', 경쟁 통해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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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이해인-김예림-임은수 등 '김연아 키즈', 경쟁 통해 성장한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1.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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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유영(16·과천중)이 이해인(15·한강중), 김예림(17·수리고), 임은수(17·신현고)와 각축전을 벌여 승리했다. 고난도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앞세워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유영은 5일 경기도 의정부 빙상장에서 열린 제74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7.19점에 예술점수(PCS) 66.48점을 기록하며 143.67점을 받았다.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여자 선수로는 국내 대회에서 처음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며 76.53점을 받았던 그는 총점 220.20점으로 이해인(204.56점)과 김예림(199.31점)을 크게 따돌렸다. 

이번 대회에는 ‘포스트 김연아(30·은퇴)’로 불리는 한국 여자피겨의 현재이자 미래들이 총출동해 큰 관심을 받았다. 치열한 경쟁 끝에 유영이 국내 최강 입지를 다시금 다졌다.

제74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유영(가운데)과 2위 이해인(왼쪽), 3위 김예림. [사진=연합뉴스]

종합선수권 3연패(2018·2019·2020년)와 통산 4번째 우승(2016·2018·2019·2020년)에 성공한 유영의 이번 대회 총점은 자신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최고점(217.49)을 넘어선 개인 최고점이라 더 값지다. 

그는 3위에 오른 김예림과 함께 오는 3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2020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2위 이해인은 나이 제한 때문에 세계선수권 대신 2020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3월 2~8일·에스토니아 탈린)에 출전한다. 지난해 7월 1일 기준으로 만 15세 이상이어야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유영은 첫 번째 연기인 트리플 악셀을 뛰었지만 착지가 불안해 수행점수(GOE) 1.28점을 깎였다. 하지만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루프 점프에서 잇달아 GOE를 1.18점씩 따내며 점수를 쌓았고,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4를 챙기며 이를 만회했다.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가산점을 챙긴 유영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에 이어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실수 없이 연기했다.

트리플 플립에서 어텐션(에지 사용 주위) 판정을 받은 유영은 더블 악셀과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4)으로 혼신의 연기를 마무리했다.

유영은 랭킹 대회에서 4위에 그치며 구긴 자존심을 회복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인은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유영에 이은 2위였는데 이날 프리스케이팅 모든 연기 과제에서 GOE를 따내는 '클린‘ 연기를 바탕으로 136.36점을 더해 2위를 지켰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12월 중순 벌어진 2019 KB금융 전국남녀 회장배 랭킹대회에 이어 '김연아 키즈'의 대표격 삼총사 유영, 김예림, 임은수와 그 뒤를 쫓는 신예 이해인이 자웅을 겨루게 돼 시선이 쏠렸다.

유영은 랭킹대회에서 주무기 트리플 악셀 난조 속에 4위에 머물렀지만 이번 대회 큰 실수 없이 트리플 악셀을 소화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랭킹대회 우승자 김예림은 쇼트프로그램 순위가 그대로 최종 순위로 이어졌다. 

지난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에서 205.57점을 받으며 김연아 이후 한국선수로는 5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대회 200점 고지를 돌파한 임은수는 대회 마지막 날 미끄러졌다. 쇼트프로그램을 4위로 마쳤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연달아 트리플 플립을 실수하는 바람에 118.63점을 받는데 그쳐 총 182.58점을 기록, 7위로 마감했다.

이해인이 언니들 사이에서 기량을 뽐냈다. [사진=연합뉴스]

삼총사보다 두 살 어린 이해인이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왕중왕격’ 파이널에 진출했던 상승세를 이어 언니들을 긴장케 한다. 트리플 악셀 등 고난도 기술 연마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연기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한다는 점에서 유영과 차이가 있어 더 흥미롭다.

‘박세리 키즈’가 각종 국제무대에서 한국 여자골프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면 유영, 김예림, 임은수, 이해인으로 대표되는 ‘김연아 키즈’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이해인은 지난해 11월 여성체육대상에서 장관상인 꿈나무상을 받은 뒤 “언니들과 서로의 연기를 응원하기도 하고, 대회를 지켜보기도 한다”며 김연아 키즈가 경쟁심리와 동반자 의식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독주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긴장을 늦출 수 없고, 건강한 자극을 받는다. 일반 또래보다 평범하지 않은 길을 가는 어린 선수들은 서로를 통해 힘을 얻는 셈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는 경쟁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김연아 키즈의 성장동력 중 하나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

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랭킹대회와 이번 대회 점수를 합산해 2020~2021시즌 대표팀 12명(남자 싱글 4명·여자 싱글 8명)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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