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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복의 리플이즘] 우리·하나은행·신한금투에 대한 배신감, 그곳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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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복의 리플이즘] 우리·하나은행·신한금투에 대한 배신감, 그곳에선 무슨 일이?!
  • 이수복 기자
  • 승인 2020.01.08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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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수복 기자] 강준만은 ‘대중문화의 겉 과 속’ Ⅲ권에서 ‘사이버 공간의 리플은 개인의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고, 집단의 움직임이 나의 행동이 되는 사이버 공간의 한국인의 삶의 증거들이다. 리플의 리플에 의한 리플을 위한 한국형 인터넷 민주주의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베댓 저널리즘’이란 말도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의하면 베스트 댓글이 여론을 주도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댓글의 영향력이 커진 것을 반영하는 신조어다. 사실 Reply를 가리키는 ‘리플’(댓글)은 한국의 독특한 인터넷 문화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것 가운데 한가지다. ‘이수복의 리플이즘’은 리플을 통한 동시대인들의 생각 또는 마음 읽기다. [편집자 主]

“DLF도 우리, 하나은행이 1, 2위였는데, 라임도 은행 중 우리, 하나가 1, 2위네. 절대 우연일 순 없는 일이고…두 은행에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drea****)

2020년 새해 시작하자마자 금융권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환매 중단 조치로 시끄러운 상황입니다. 여기에 판매사인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 등도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난해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에 이어 큰 악재를 만난 형국입니다. 위 댓글은 “나라 안 망하면 손실없다며 권유”…라임 투자자 판매사에 '분통'(이데일리) 기사에 달린 겁니다.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는 2020년 새해부터 라임펀드의 불완전판매 논란에 빠졌다. [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는 2020년 새해부터 라임펀드의 불완전판매 논란에 빠졌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환매가 연기된 라임자산운용의 ‘테티스 2호’와 ‘플루토 FI D-1호’, ‘무역금융’ 등 사모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법무법인과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해당 상품투자자들은 원금손실과 환매 지연 가능성을 안내받지 못했고, 판매사 직원이 투자 성향을 ‘적극 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했다고 주장합니다.

금융투자업자가 투자 권유 과정에서 거짓 내용을 알리거나 불확실한 사항과 관련해 단정적 판단을 제공하는 행위, 투자자가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투자를 계속 권유하는 행위는 모두 자본시장법 위반입니다. 또 투자 상품의 내용이나 위험을 투자자에게 설명하지 않아 투자 손해가 발생하면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환매·상환 연기 대상 펀드에 투자된 금액은 1조5500억원에 달합니다. 우리은행(3259억원), 하나은행(959억원) 등 총 7개 은행이 판매했습니다.

가장 많이 판매한 우리은행 측은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의 문제로 손실 규모가 확정돼야 하는 상황에서 아직은 불완전판매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며 “손실이 확정되고 불완전판매 여부의 결과에 따라 배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은행 측 역시 “라임은 DLF와는 완전 성향이 다른 상품으로 판매사가 아닌 운용사인 라임 측의 잘못이 크다”면서 “판매사인 은행 측 책임으로 몰아가는 것은 억울하다”고 밝혔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라임펀드 수렁에 빠졌습니다. 신한금투는 무역금융펀드 설정 당시부터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업무를 맡아 라임자산운용과 협의했습니다. PBS는 증권사가 헤지펀드 운용사에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대출, 증권 대여, 자문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입니다. 신한금투는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36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해줬습니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되는 것은 신한금투가 PBS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창구를 통해 888억 원 어치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판매사라는 점입니다. PBS 제공자로 부실 위험을 감추고 펀드를 팔았다는 의심을 사는 이유입니다.

신한금투는 “현재 해당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으며 검찰 수사에 대해 아직 진행된 사항이 없어 기다리는 중”이라면서 “상품 설계한 ‘플루토-TF 1호’의 불완전판매 여부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며 금감원 조사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35% 정도가 은행에서 판매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전합니다. 전체 사모펀드의 은행 판매 비중이 7% 수준인 것을 놓고 보면 무려 5배에 달합니다.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현재 펀드 판매사들이 판매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 잔액 5조7천억 원 가운데 은행 판매분은 약 2조원으로 34.5%를 기록했습니다. 우리은행이 1조648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4천214억 원, KEB하나은행 1천938억 원, 부산은행 955억 원, KB국민은행 746억 원, NH농협은행 597억 원, 경남은행 535억 원, 기업은행 72억 원, 산업은행 61억 원 등입니다. 나머지는 대신증권(1조1천760억 원)과 신한금투(4천437억 원) 등 증권사가 판매했습니다.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DLF 투자 손실에 대해 은행 본점 차원의 과도한 수익추구 영업 전략과 심각한 내부 통제 부실이 대규모 불완전판매로 이어졌다”며 역대 최고 수준인 80%의 손실배상 비율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은행과 증권사들이 불완전판매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경제개혁연대는 7일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가 DLF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소비자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감독 부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임추위를 다시 열어 보다 적절한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면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DLF 사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DLF 사태'로 중징계 사전 통보받은 손태승 회장의 우리은행과 함영주 부회장의 하나은행으로선 실로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진행될 금감원 분쟁조정 신청 절차에서 이번 라임펀드 펀드 판매 과정에서 단순한 불완전판매를 넘어 불법적인 요소도 적지 않다고 드러날 경우 고객의 배신감과 실망감은 더 클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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