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23:17 (목)
혹평 이강인, 도쿄올림픽 위한 길은? [SQ전망]
상태바
혹평 이강인, 도쿄올림픽 위한 길은? [SQ전망]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1.31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김학범(60) 감독은 이강인(19·발렌시아)을 선호하지만 보장된 기회를 보장하진 않았다. 도쿄 올림픽 출전을 원하는 이강인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올해 7월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작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이뤄낸 주역들은 물론이고 와일드카드 승선 승선을 노리는 많은 선수들 가운데 이강인도 서 있다.

그러나 한국에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첫 우승 트로피를 안긴 김학범 감독은 보장된 기회가 없다고 말한다. 부상 복귀 후 소속팀에서 기회를 늘려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히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있는 이강인이다.

 

이강인이 30일 레오네사와 2019~2020 스페인 코파 델 레이 16강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큰 활약 없이 후반 19분 교체됐다. [사진=발렌시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강인은 최근 팀이 치른 4경기 중 3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 중 국왕컵(코파 델 레이) 2경기는 선발이었다. 30일(한국시간) 레오네사와 16강에서도 64분간 뛰었다.

준수한 탈압박 능력과 패스 공급을 보였다. 그러나 상대가 3부리그 팀인 걸 고려하면 만족할 만은 없었다. 스페인 엘 데스마르케의 평가도 박했다. 발렌시아는 이날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는데, 전반적인 경기력 저조를 꼬집으면서도 “이강인은 보이지 않았다”며 혹평했다. 발렌시아가 공격수 가메이로의 역습에만 의존했다는 것.

아직 부상 후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하지만 어떻게든 존재감을 보일 필요가 있다. 골이든 골로 연결될 만한 정확한 크로스, 혹은 날카로운 스루패스 등으로 자신을 알려야 한다. 이날도 무난하게 공을 지키고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들에게 공을 건네는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는데, 이러한 안정감은 장점이다 단점으로 보이기도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안전한 플레이만으로는 경기에 변화를 일으키기 쉽지 않다.

김학범 감독은 30일 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축구를 하려면 좀 더 빨라야 한다. 공의 속도, 움직임의 속도 등 스피드에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강인 또한 새겨 들어야 할 부분이다. 스피드가 약점으로 꼽히는 이강인이 소속팀 생존은 물론이고 톱클래스 선수들이 출전을 희망하고 있는 올림픽에서 활약하기 위해서, 먼저 김학범 감독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살려야 할 부분이다.

 

김학범 감독은 도쿄 올림픽 엔트리 구성에 대한 질문에 무한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번 대회는 23명으로 명단을 구성해 나섰는데 김학범 감독은 20명의 필드 플레이를 모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중 19명이 선발 기회를 고루 나눠가졌다. 전력이 고르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올림픽엔 와일드카드(23세 이상) 3명 포함 총 18명만이 나선다. 쉽게 말해 지금 스쿼드에서 5명이 빠지고 와일드카드를 고려하면 8명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다. 김학범 감독은 “지금은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할 것”이라고 무한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유럽파 선수들의 선발 가능성은 클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이강인과 백승호(23·다름슈타트), 정우영(21·바이에른 뮌헨)의 차출을 위해 소속팀에 협조를 요청했다. 결과적으로는 정우영만 합류했지만 이강인과 백승호 또한 김 감독에겐 꼭 필요한 자원이었다.

그럼에도 경기 감각 유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대회에서 잘 나타났다. 정우영은 이번 대회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6경기 중 3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공격포인트는 없었고 결승에서도 전반만 뛴 뒤 교체됐다.

 

이강인(가운데)이 상대 수비수들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발재간으로 탈압박 하고 있다. [사진=발렌시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김학범 감독은 “이강인, 백승호는 팀에 굉장히 필요한 선수들이다. 허나 본선은 경쟁”이라며 “유럽에 있다고 무조건 들어온다는 보장은 못한다. 국내 선수들과 똑같이 견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고 올림픽에 대한 의지도 갖춰졌을 때 (최종명단 합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물론 이강인은 올 시즌 프라이부르크 이적 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던 정우영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있고 자신이 자신 있어 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꾸준히 나서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다만 보다 확실히 입지를 다져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로선 팀 유망주 성장 차원에서 기용한다는 게 중론이다. 라리가보다 상대 수준이 낮은 국왕컵에서 주로 기용되는 게 단적인 예다. 그럼에도 최근 2경기 모두 가장 먼저 교체됐을 정도로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대표팀에 승선했을 때 김학범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찍는 것. U-20 대표팀 독보적 에이스였지만 U-23 대표팀은 또 다를 수 있다. U-20 주축들 중 이번 대회에 참가한 건 단 3명에 불과했다. 혹여나 소속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더라도 김학범호에서도 남다른 클래스를 보인다면 도쿄행 비행기에 승선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선수 선발의 확실한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자신의 철학과 잘 맞는 선수라면 얼마든지 뽑을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속팀에서 많은 기회를 얻는 것. 못 뛰는 선수라도 뽑힐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유럽에서 꾸준히 뛰는 선수라면 선발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