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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FILA) 케닌-기아(KIA) 나달, 호주오픈 스폰서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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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FILA) 케닌-기아(KIA) 나달, 호주오픈 스폰서십 이야기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04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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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국내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가 후원하는 소피아 케닌(22·미국)이 새롭게 ‘메이저 퀸’으로 떠올랐다. 3일 발표된 여자프로테니스(WTA) 랭킹에서 휠라가 용품을 지급하는 선수가 4명이나 10위 안에 들어 흥미롭다. 휠라 글로벌 팀이 쾌재에 미소 짓고 있다.

케닌은 지난 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0 호주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에서 가르비녜 무구루사(16위·스페인)를 2-1(4-6 6-2 6-2)로 꺾었다.

휠라 의류와 신발, 모자를 착용하고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도 기존 15위에서 7위까지 점프했다.

휠라의 후원을 받는 소피아 케닌이 2020 호주오픈 여자단식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사진=EPA/연합뉴스]

휠라는 본래 이탈리아 브랜드였지만 지난 2007년 휠라코리아가 본사를 인수하면서 한국 기업이 됐다.

케닌은 2018년 11월 휠라와 후원 계약을 맺은 뒤 2019년 WTA 투어에서 단식 3회 우승을 차지했고, 2020년에는 메이저대회까지 정복했다.

그는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역시 휠라의 지원을 받는 애슐리 바티(1위·호주)와 맞대결을 벌여 시선을 끌기도 했다. 케닌과 바티는 똑같이 휠라 글로벌 팀의 후원을 받는 의류를 입고 경기에 나섰고,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누가 누구인지 헷갈린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바티 역시 휠라의 용품과 함께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트로피에 입을 맞춘 바 있다. 이번 대회 4강에서 탈락했지만 3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여전히 가장 높은 곳을 지키고 있다.

4강에서 케닌(오른쪽)과 격돌한 세계랭킹 1위 애슐리 바티 역시 휠라의 후원을 받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바티, 케닌 외에도 메이저대회 여자단식 4회 정상에 섰던 2000년대 초반 톱랭커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 역시 휠라가 스폰서로 힘을 실어준 테니스 스타 중 하나다.

이번 대회 케닌이 승승장구하면서 그가 7살 때 촬영된 영상이 화제가 됐다. 영상 속에서 케닌은 “앤디 로딕의 서브를 받아낼 수 있다”며 “챔피언이 되고 싶고, 세계 1위도 되고 싶다”고 밝혔고, 그 꿈을 이루게 됐다. 

당시 클레이스터르스는 투어 대회 경기장을 케닌과 함께 둘러본 뒤 “누가 알겠나. 이 어린이가 나중에 빅 스타가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남긴 바 있어 휠라로도 얽힌 두 사람의 인연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휠라 글로벌 팀은 “3일 발표된 여자단식 세계랭킹 기준으로 1위 바티, 3위 카롤리나 플리스코바(체코), 7위 케닌, 8위 키키 베르텐스(네덜란드) 등 10위 안에 4명이나 휠라의 후원 선수”라고 소개했다.

라파엘 나달은 15년째 기아차와 동행하고 있다. [사진=기아자동차/연합뉴스]

한편 이번 대회 남자단식 8강에서 고배를 마신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의 경우 국내 자동차 기업 기아(KIA)와 15년째 스폰서십을 맺고 있다.

2001년 시니어 데뷔 후 유망주로 각광받던 나달은 2004년 왼쪽 발목 피로골절로 시즌 대부분을 날렸고, 그를 향한 평가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부상으로 신음하던 그에게 스폰서를 제안한 업체가 기아차다. 

기아차와 스폰서 계약을 맺은 나달은 이듬해부터 기량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부상 복귀 후 처음 출전한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첫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나달이 긴 슬럼프에 빠졌던 2015년 기아차는 장기 재계약을 제안하며 힘을 실어줬다. 나달이 그해 6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메르세데스컵에서 우승한 뒤 부상인 벤츠 스포츠카를 받고는 “기아차는 아니지만 좋은 차”라고 말한 일화가 유명하다.

나달(왼쪽)이 볼걸에게 다가가 사과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볼걸의 유니폼에 새겨진 기아차 로고가 선명하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기아차도 나달과 오래 동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효과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다. 실제로 나달의 고향인 스페인과 서유럽에서 기아차 판매량은 2004년 18만 대에서 2018년 49만 대로 뛰며 175% 증가했다.

기아차는 이번 호주오픈 공식 스폰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나달이 2회전 경기 도중 자신이 친 공에 맞은 볼걸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하고 '볼 키스'로 위로해줬던 장면이 큰 화제가 됐다.

볼걸이 입고 있던 유니폼과 담장에 새겨진 기아차 로고와 기아차의 후원을 받는 나달이 겹쳐지는 장면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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