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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기성용 FC서울 후폭풍, 논란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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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기성용 FC서울 후폭풍, 논란 쟁점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2.13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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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나를 갖고 노는 걸 멈춰라.”

국내 무대 복귀가 무산된 기성용(31)은 마지막으로 이 한마디를 남겼고 FC서울을 향한 축구 팬들의 원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걸까.

관심을 모았던 기성용의 K리그 유턴은 결국 백지화됐다. 기성용 에이전트사인 C2글로벌은 FC서울, 전북 현대와 협상을 모두 마무리했다며 “올해 K리그로 복귀하는 일은 매우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지 이해관계가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기성용이 어떤 부분에서 상처를 받았는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K리그 복귀 무산이 된 기성용은 협상 과정에서 입은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를 그만 갖고 놀아라"고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기성용은 당초부터 친정팀 FC서울 복귀를 생각하며 귀국길에 올랐다. 뉴캐슬 지역지 실즈 가제트 또한 “기성용은 친정팀 FC서울 입단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갔다. 이젠 무적 선수”라고 전했다.

그러나 서울 복귀를 위한 길은 순탄치 않았다. 연봉 30억 원 이상을 받던 기성용은 10억 원까지 몸값을 낮출 생각으로 협상에 나섰지만 정작 서울의 제시액은 이 절반 수준이었다.

물론 기성용이 합류할 경우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이미 전력 구성을 마친 서울 입장에선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았다. 게다가 기성용이 서울과 접촉한 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선수 등록기한이 지한 후여서 조별리그와 그 이후에도 이 대회에서 활용이 불가능했다.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서울이 기성용에게 제안한 연봉에 대해 전혀 납득을 못할 것도 없다. 축구 팬들이나 기성용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인 건 맞지만 구단의 이해관계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태도였다. 이후 협상을 시작한 전북 측에선 20억 원에 달하는 국내 최고 연봉을 보장하는 동시에 다양한 권리에 대해서도 약속했다. 심지어는 200만 유로(25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에 대해서도 함께 부담할 의사까지 내비칠 정도로 전향적 태도를 내세웠다.

반면 서울은 기성용을 이미 제 식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2009년 기성용이 셀틱으로 이적하며 맺었던 계약 내용이 그 근거였다. 서울은 기성용의 K리그 복귀 시 우선 협상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그 뒤엔 엄청난 금액의 위약금이 깔려 있었다.

 

FC서울과 협상이 불발된 기성용은 해외리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전북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위약금 부담 의사까지 내비치자 서울은 노골적인 속내를 나타냈다. 골자는 위약금을 받는 게 아니라 기성용을 자신들이 영입하지 못한다면 어떤 팀에도 보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기성용은 공식적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었기에 법적 분쟁으로 따지고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전북으로선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기성용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뜨겁다는 걸 인지한 서울은 뒤늦게 최초 제시했던 금액에 2배에 달하는 수정안을 내밀었다. 1차 협상에서 이 조건을 제시했다면 애초에 욕심을 줄이고 K리그 복귀를 노크한 기성용의 마음은 흔들릴 수 있었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는 말들과 전북의 태도와 너무나도 상반되는 태도로 기성용에게 상처를 준 FC서울이었다. 기성용은 이미 마음이 돌아서 있었고 해외리그 이적을 타진 중이다.

분노하는 팬들의 마음을 아직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일까. FC서울은 기성용이 내년 이후 다시 관심을 나타낸다면 영입을 재추진하겠다고 말해 축구 팬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기성용이 K리그로, FC서울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아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K리그 복귀가 무산된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문으로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거짓말로 내게 상처를 줬는데, 나는 진실로 당신들을 아프게 할 수 있다”며 “나를 갖고 노는 걸 멈춰라. 내가 반대로 그렇게 한다면 당신들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확한 타깃을 밝히지 않았지만 ‘YOU’가 FC서울을 지칭한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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