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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기대가 실망으로', 아직 부족했던 울산과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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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기대가 실망으로', 아직 부족했던 울산과 전북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2.14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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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90분이면 충분했다.

현대가(家) 두 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예선 1차전에 실망스런 출발을 알렸다. 울산 현대는 상대 자책골로 가까스로 FC도쿄와 1-1로 비겼고, 전북 현대는 요코하마 마리노스에 1-2로 패했다. 이마저도 송범근의 선방쇼 덕에 참사를 면한 수준이었다.

2020시즌 첫 경기부터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팀들의 격돌로 관심이 쏟아졌던 ACL 조별예선 1차전이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홈에서 맞이한 아쉬운 결과보다 뼈아픈 점은 경기력이었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 역대급 우승경쟁을 보여줬던 두 팀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지 못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울산과 전북은 빌드업과 압박, 간격까지 모든 부분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행운의 자책골이 터지자 환호하는 울산 선수들 [사진제공=연합뉴스]
행운의 자책골이 터지자 환호하는 울산 선수들 [사진제공=연합뉴스]

울산은 FC도쿄를 상대로 공수 간격이 벌어지면서 공격다운 공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울산은 4백을 주로 사용하던 지난 시즌과 다르게 3백을 꺼내들면서 변화를 선택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김도훈 감독이 선택한 변화는 오히려 불안함을 야기했다. 상대 압박에 고전하면서 공격 전개도 깔끔하지 못했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조직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 썼다. 공격적인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울산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도훈 감독이 울산 지휘봉을 맡은지 어언 4년차다. 하지만 아직 ‘후니볼(김도훈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 축구)’다운 색체를 정확히 무엇인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울산은 전북과 함께K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선수단을 갖추고 있지만 종종 나오는 소극적인 경기 운영 방식으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자 자연스레 팬들의 비판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은 트레블을 외치면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출발부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수준도 아닌 완패를 당하며 삐걱거렸다. 이번에 영입된 ‘K리그 MVP’ 김보경과 쿠니모토가 선발로 나서면서 세밀한 축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실은 달랐다. 압박은 비효율적이었으며, 1·2선에서 압박이 늦어지자 수비 뒷공간으로 계속해서 볼이 쉽게 투입됐다. 전북 수비수들은 요코하마 공격수들과 계속해서 1대1 상황을 맞이했고 슈팅을 연달아 허용했다.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전북 [사진제공=연합뉴스]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전북 [사진제공=연합뉴스]

냉정함조차 보이지 못했다. 후반 23분 손준호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빠지더니 후반 35분에는 이용이 1분동안 경고 두 장을 받고 퇴장을 당했다. 교체 투입된 조규성의 만회골로 한 골차로 추격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퇴장이었다. 결국 전북은 2명이나 빠진 상황에서 극적인 결과를 만들지는 못했다. 

시즌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원했던 축구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파악할 수 없었던 경기였다. 지난 시즌에는 ‘부임 1년차’라 이유로 뚜렷하지 않았던 전술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선수 보강이 착실하게 진행됐으며, 시간도 충분히 가졌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모라이스 감독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줘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전북과 울산은 이적시장을 거치면서 선수단 구성이 크게 바뀌었다. 새롭게 팀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조직력을 갖추는 데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K리그에서는 맹주같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난 시즌에도 16강에서 ACL을 마감해야했던 두 팀이다. K리그의 ACL 출전권이 2(32강 조별리그 직행)+2(플레이오프 진출) 내려간 현실을 고려하면 전북과 울산은 2차전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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