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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만 버틴다, 왜? [WHY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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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만 버틴다, 왜? [WHY Q]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03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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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국내 체육계 발걸음이 멎었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프로축구(K리그)는 개막을 잠정 연기했고, 프로야구(KBO리그)는 시범경기 일정을 취소했다.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던 프로배구(V리그)도 사태가 호전될 때까지 중단키로 결정했다.

2일에는 남녀프로농구 수뇌부가 각각 모여 리그 운영 방안을 협의했고, 결정이 엇갈렸다.

남자프로농구(KBL)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오는 28일까지 4주 동안 리그를 전면 중단하기로 뜻을 모았다. 반면 여자프로농구(WKBL) 6개 구단 사무국장들은 회의 끝에 계속해서 무관중 경기를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두 단체가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

2일 사무국장들이 협의 끝에 리그를 중단하는 대신 무관중 경기를 이어가기로 결정했고, KB스타즈와 하나은행의 경기가 예정대로 치러졌다. [사진=WKBL 제공]

이에 따라 2일 청주 KB스타즈와 부천 하나은행의 6라운드 경기는 예정대로 치러졌다. WKBL은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자 지난달 21일부터 관중 없이 진행되고 있다. 구단들은 경기 관계자, 언론사, 중계방송사 등 경기장 출입인원 전원에 대한 문진표와 명단을 매 경기 작성해 WKBL에 제출키로 했다.

단 WKBL은 리그 구성원 중 자가격리 대상자가 발생하면 ‘정규리그 중단’이 아니라 ‘곧바로 종료’하기로 했다. 추이를 지켜본 뒤 포스트시즌 진행 여부와 순위 및 우승팀 결정 방법을 토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사무국장들은 자가격리 대상자가 한 명이라도 더 발생할 경우 포스트시즌도 열지 않기로 입을 모았다. 오는 20일 예정됐던 정규리그 시상식과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 행사는 취소됐다.

WKBL 측은 “리그를 중단할 경우 언제 재개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선수들을 숙소에 둘 수 없다. 결국 더 위험할 수도 있는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점도 고려했다”며 “오히려 외부와 차단된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일정을 마저 치르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L의 경우 불안감을 느낀 몇몇 외국인선수들이 자진 퇴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확진자와 같은 숙소를 이용한 선수단(전주 KCC)도 발생했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고 증상도 없지만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KCC뿐만 아니라 그들과 경기를 치른 부산 KT 선수단도 숙소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아직 확진자와 얽힌 게 없는 WKBL보다 급박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관중석이 빈 남자프로농구 경기장. [사진=연합뉴스]

10개 구단이 각각 12~13경기씩 남은 KBL에 비해 잔여 일정이 짧은 것도 한 몫 한 듯 보인다. WKBL 6개 구단은 4~5경기만 더 치르면 된다. 2일부로 마지막 6라운드에 돌입했다. 매일 1경기씩 진행해 19일 정규리그가 끝난다.

항간에선 각 팀 외국인선수들 상당수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등 타 리그에서 하계 시즌을 보낸다는 점도 감안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허나 WKBL의 결정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KBL처럼 언제라도 확진자가 나오거나 외부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 때가서 리그를 중단할 경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구성원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실외 종목인 축구와 야구마저 일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WKBL이 가는 의외의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팬들 역시 ‘WKBL이라도 볼 수 있어 다행’이라는 의견과 ‘잘못된 선택’이라는 입장으로 나뉘는 분위기다. 어쨌든 WKBL은 결정을 내렸고, 3월 19일까지 WKBL 경기는 매일 1경기씩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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