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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로 번진 코로나19, 일정 줄줄이 차질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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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로 번진 코로나19, 일정 줄줄이 차질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11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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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발렌시아 vs 아탈란타. 파리 생제르맹(PSG) vs 도르트문트.

이 두 경기 공통점은 뭘까. 바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는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이라는 점이다.

11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스페인)와 아탈란타(이탈리아)의 경기에선 7골이나 터지는 명승부가 연출됐지만 이전과 같은 박진감과 현장감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관중의 부재 탓이다.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번지던 코로나19였지만 이제는 유럽에서도 그 확산세가 상당하다. 11일 오전 9시 기준 이탈리아 확진자가 1만 명을 돌파(1만149명)했다. 프랑스(1784명), 스페인(1639명), 독일(1296명)도 천 명 단위에 진입했고, 스위스(332명), 영국(323명), 네덜란드(321명)가 그 뒤를 잇고 있다.

11일 스페인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아탈란타의 UCL 16강 2차전은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국내 K리그와 대한축구협회(FA)컵 일정이 연기됐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일대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FC) 경기는 물론 자국 리그가 열리지 않고 있다. 당연히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월드컵 예선전도 미뤄졌다. 이제 유럽축구 판도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위기다.

12일 오전 5시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예정된 PSG(프랑스)와 도르트문트(독일)의 맞대결은 관중 없이 치러진다. 각각 13, 20일 열릴 올림피아코스(그리스)-울버햄튼(잉글랜드), 프랑크푸르트(독일)-바젤(스위스) 경기 역시 무관중으로 치른다. 11일 경기부터 양 팀 선수들과 심판진은 서로 악수를 하지 않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나폴리(이탈리아)간 UCL, 세비야(스페인)-AS로마(이탈리아), 헤타페(스페인)-인터 밀란(이탈리아) 간 UEL 경기 역시 마찬가지다.

헤타페는 유럽 내 최대 확산국인 이탈리아 원정을 거부했다. 헤타페 측은 UEFA에 경기 장소 변경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주장 중이다. 앙헬 토레스 헤타페 회장은 스페인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중심지에 들어가고 싶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면서 “상황에 큰 변화가 없다면 헤타페는 이탈리아로 가지 않을 것이다. 경기를 져야 한다면 지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9일 유벤투스와 인터 밀란의 세리에A 경기 역시 관중 없이 진행됐고, 이후 세리에A는 4월 3일까지 리그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세리에A는 최근 무관중으로 경기를 해오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4월 3일까지 리그 전면 중단을 선언했고, 이제는 조기 종료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페인 1·2부리그는 10일부터 최소 2주 동안 무관중 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프랑스는 정부 차원에서 1000명 이상 집합 금지령이 내려졌다. 리그1은 4월 15일까지 무관중 경기로 이어간다. 이밖에 스위스, 불가리아 등도 리그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경우 선수들이 악수만 나누지 않을 뿐 아직까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지만 영국 정부에서 '정상 진행→무관중 경기→중단 및 연기'의 3단계 대응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 가운데 10일 그리스 1부 올림피아코스와 잉글랜드 2부 노팅엄 포레스트의 구단주 에반젤로스 마리나키스(그리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다. 마리나키스의 증상은 가벼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잉글랜드 축구계는 비상이 걸렸다. 

마리나키스는 지난 7일 영국 노팅엄에서 열린 노팅엄과 밀월의 챔피언십 경기를 관전했다. 이날 2만7307명의 관중이 찾았고, 마리나키스와 접촉한 밀월 구단 고위 대표자들은 정부 권고에 따라 모두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마리나키스 올림피아코스 구단주가 아스날의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방문했고, 많은 이들과 접촉한 탓에 영국 축구계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리나키스는 또 지난달 27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아스날-올림피아코스 UEFA 유로파리그(UEL) 32강 2차전도 현장에서 지켜봤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피치로 내려가 선수들을 격려하고 여러 명의 아스날 직원들과도 접촉했다.

이에 따라 12일 예정됐던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날의 EPL 맞대결이 갑작스레 늦춰졌다. 마리나키스와 접촉한 아스날 선수들과 직원들은 14일간 자가 격리에 돌입했다.

영국 일간지 메일에 따르면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아스날전 사전 회견에서 “관중 없이 축구하는 게 무슨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팬들을 위해 경기한다. 관중 없이 뛰는 것보다 차라리 경기를 하지 않는 쪽이 낫다”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스날전이 취소됐고, 18일 레알 마드리드와 UCL 16강 2차전 홈경기 역시 관중 없이 치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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