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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아틀레티코] 얀 오블락, 골키퍼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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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아틀레티코] 얀 오블락, 골키퍼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12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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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다운 승리다. 그 중심에 골키퍼 얀 오블락(27·슬로베니아)이 있었다.

골키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알린 경기였다. 오블락이 리버풀의 강공을 계속 버텨낸 반면 승부를 가른 골이 리버풀 백업 골키퍼 아드리안(33·스페인)의 실수에 기인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올 시즌 내내 주전 알리송 베커가 부상으로 빠질 때마다 공백을 잘 메웠던 아드리안이 가장 결정적인 순간 무너졌다. 

오블락이 계속해서 리버풀의 공격을 막아냈고, AT 마드리드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 ‘원샷 원킬’ 3방으로 승리를 따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를 송출하던 스포티비(SPOTV) 중계진은 경기 막바지 “이 정도면 AT 마드리드가 아니라 '얀 오블락 골키퍼 마드리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얀 오블락(왼쪽)이 명성에 걸맞은 활약으로 AT 마드리드를 UCL 8강에 올렸다. [사진=UEFA 공식 홈페이지 캡처]

AT 마드리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UCL 16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정규시간 90분 동안 리버풀에 0-1로 졌다. 홈 1차전에서는 AT마드리드가 1-0으로 이겼었기 때문에 양 팀의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에서 홈팀 리버풀 호베르트 피르미누가 먼저 골을 넣으며 역전극이 쓰이는 듯 했지만 AT 마드리드 마르코스 요렌테가 멀티골, 알바로 모라타가 쐐기골로 상황을 다시 뒤집었다.

1차전에서 패한 리버풀은 경기 초반부터 AT 마드리드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동시에 오블락의 선방쇼도 시작됐다.

전반 14분 트렌테 알렉산더-아놀드의 슛을 시작으로 사디오 마네, 피르미누의 유효슛을 모두 쳐냈다. 비록 전반 43분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에 헤더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1골이 더 필요했던 리버풀의 후반 공세를 모두 견뎌냈다.

오블락(왼쪽 두 번째)은 이날 9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사진=AP/연합뉴스]

후반 5분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긴 했지만, 마네가 5m 거리에서 쏜 발리슛에 동물 같은 반사신경으로 반응한 것은 압권이었다. 오블락은 이후 근거리, 중거리 가리지 않고 쏘아댄 리버풀의 슛을 모두 막아냈다.

하지만 AT마드리드는 연장 전반 5분 피르미누에 실점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이때 리버풀 아드리안의 결정적인 실수가 나왔다. 1분 뒤 동료에 공을 전달하다 주앙 펠릭스에 공을 끊겼고, 요렌테의 동점골로 이어진 것이다.

통합 스코어는 2-2 동점이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안필드에서 2골을 넣은 AT 마드리드가 8강에 오르는 상황. 오히려 연장 전반 종료 직전 요렌테가 솔로 플레이로 아드리안을 재차 뚫어내며 팀에 승기를 안겼다.

이날 리버풀은 총 34개의 슛을 시도했고, 유효슛 11개 중 9개를 오블락이 방어해냈다. 오블락과 아드리안의 세이브 개수는 9-3. 영국 축구통계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오블락에게 평점 8.73을 준 반면 아드리안은 4.85를 매겼다. 오블락은 연장에만 멀티골(1도움)을 뽑아낸 요렌테(8.92)에 이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리버풀 골키퍼 아드리안은 치명적인 실수로 실점한 뒤 고개를 떨궜다. [사진=AP/연합뉴스]

오블락은 이날 실점하지 않았다면 UCL 첫 50경기 37실점으로 최소실점 2위(1위 지다 35실점, 2위 빅토르 발데스 38실점)에 오를 수 있었다. 허나 두 골을 내주고도 골키퍼가 경기를 지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UEFA 선정 공식 MOM(Man of the Match)은 오블락의 몫이었다. 리버풀의 주장 조던 헨더슨마저 “오블락이 대단한 경기를 펼쳤다. 우리는 많은 기회를 가졌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며 치켜세웠다. 

아드리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초 첼시와 UEFA 슈퍼컵을 비롯해 팀의 ‘넘버 투’ 골키퍼로 제 몫을 다해줬지만 이날 ‘신계’ 활약을 뽐낸 오블락 앞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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