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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김광현, 야속한 코로나19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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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김광현, 야속한 코로나19 [MLB]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1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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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속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멈춰 섰다. 시범경기 일정이 취소되고, 정규시즌 개막이 미뤄졌다. 소속팀을 옮긴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야구 본고장에 도전장을 내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직격탄을 맞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은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플로리다에 발이 묶였다. [사진=연합뉴스]

◆ 류현진, 홈구장 못 가는 에이스?

류현진은 17일(한국시각) 캐나다 정부가 ‘외국인 입국 금지’를 선언하면서 돌아갈 곳을 잃었다.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플로리다주에 발이 묶인 셈이다. 캐나다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민권자와 직계 가족, 미국인, 외교관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토론토의 ‘에이스’이자 최고연봉자(2000만 달러·247억 원)로 개막전 선발이 유력한 류현진이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홈구장 로저스 센터로 갈 수 없다. 국내 귀국 역시 어렵다. 조금씩 잠잠해지고 있는 한국과 달리 북미는 이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추후 미국 재입국이 힘들어질 수 있다. 

현재 훈련 환경은 열악하다. 구단은 TD볼파크를 개방하고 있지만 MLB 사무국 지침에 따라 음식을 제공하지 않고, 훈련장에는 최소한의 운영 인력만 남아 있다. 단체 훈련은 당연히 할 수 없다.

류현진은 시범경기 일정을 통해 자유계약(FA) 계약 전 제기됐던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 10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맞대결에 선발로 나서 4⅓이닝 동안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이날 64개의 공을 뿌렸는데 미네소타전(2이닝 41구), 자체 시뮬레이션 투구(3⅔이닝 50구)에 이어 10구 가량 계속 늘리며 루틴대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MLB닷컴은 “류현진은 알려진 것보다 더 뛰어나다”며 “두 차례 시범경기에 등판해 6⅓이닝 동안 6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동안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경기장 안팎에서 동료들에 귀감이 됐다”고도 했다.

현지 스포츠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강속구를 던지진 않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다양한 구종으로 제구력을 유지했다”며 “구단이 4년간 8000만 달러(990억 원)를 투자하기로 한 이유”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김광현 역시 상황이 난감하다. 선발 로테이션 경쟁이 치열해졌다. [사진=연합뉴스]

◆ 김광현, 경쟁자가 돌아온다

김광현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시범경기 4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어필했기에 현 상황이 야속하다. MLB닷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등은 김광현을 5선발로 지목했었다.

주피터에 머물고 있는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시설을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 훈련 계획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기 임대한 집도 이달 말 계약이 만료돼 호텔 예약 등을 고심 중이다.

개막이 늦어지면서 부상으로 빠졌던 선발 경쟁자들이 시간을 벌게 됐다. 2월 부상으로 이탈한 마일스 미콜라스가 캐치볼 훈련을 시작했다. 4월말 복귀를 목표로 한다. 또 부상 이후 클로저 소임을 하다 다시 선발 투수로 뛰기를 희망하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도 있어 김광현에게는 개막 연기가 악재일 수밖에 없다.

세인트루이스는 잭 플래허티, 다코타 허드슨, 애덤 웨인라이트, 미콜라스 등 1∼4선발을 사실상 확정했다. 5선발을 두고 김광현과 마르티네스가 경쟁하는 양상이다. 마르티네스는 어깨 통증으로 2018년 후반기 불펜으로 전향하기 전 2015~2017년 3시즌 동안 붙박이 선발이었다. 2015년부터 각각 14, 16, 12승을 따냈다. 현지에서는 검증된 자원 마르티네스가 선발 로테이션에 들 기회를 얻을 거라 내다보고 있다.

김광현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은 그렇게 많이 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개막 때까지 롱토스만 할 수 있어도 좋겠다. 어떻게 될지 진짜 모르겠다”며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 원래 7월 올스타 휴식기에 맞춰 아내 등 가족들이 세인트루이스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지금으로서는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MLB 개막은 5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했던 류현진과 김광현의 새 소속팀에서의 첫 시즌 여정이 예상 밖 암초와 맞닥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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