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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현대·KIA차-한국·금호타이어 '올림픽 특수 노렸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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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현대·KIA차-한국·금호타이어 '올림픽 특수 노렸건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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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올 7월 개막 예정이던 2020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됐다.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던 기업들로서는 직·간접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올림픽을 비롯해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 등 올해 예정됐던 대형 스포츠 행사들이 줄줄이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어 홍보 및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처지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도 세계 시장 위축의 영향이 어느 정도이며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동반된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올림픽 연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계약을 맺어 마케팅 독점권을 가진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8년까지 IOC와 후원 계약을 연장하며 글로벌 파트너로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IOC에 환불을 요청하는 대신 그대로 후원사로 남는 쪽을 택했다. 25일 “오랜 기간 함께한 올림픽 글로벌 파트너로서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기억에 남는 올림픽 개최를 위해 IOC·조직위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지역 후원사를 시작으로 1997년 IOC와 TOP 계약을 체결하며 30년 가까이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공개한 스마트폰 ‘갤럭시S20플러스’ 도쿄 올림픽 특별판을 비롯해 갤럭시Z플립,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8K TV 등 주력 상품을 도쿄 올림픽을 통해서 전 세계에 집중 홍보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올림픽 연기에 따른 광고·마케팅 프로젝트 차질 등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갈등이 악화된 탓에 도쿄 올림픽 관련 마케팅 활동을 제대로 벌이지 못했다. 코로나19로 대회가 결국 연기되면서 독점 마케팅 권한을 활용하지 못해 여러모로 난감한 처지라는 분석이다.

도쿄 올림픽이 초고화질 8K TV와 5세대 이동통신(5G) 대중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 내다보며 기대감을 키웠던 글로벌 전자업계 전반이 찬물을 맞았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시기에는 TV 등 가전 판매량이 늘어나는 특수를 볼 수 있고, 특히 도쿄 올림픽에서 8K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홍보의 적기였다는 평가가 따랐다.

도쿄 올림픽 개최 연기는 스포츠 마케팅을 벌이던 국내 기업에도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올림픽을 전후로 일본 시장에서 8K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집중 홍보할 방침이었던 LG전자도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

5G 경쟁을 벌이던 스마트폰 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을 선보일 장이 사라질 뿐 아니라 8K TV와 5G 상용화 시기가 올림픽 연기와 함께 늦어지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전 세계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돼 상황이 진정되더라도 수요가 예전처럼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올림픽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 이벤트들도 줄줄이 늦춰지거나 취소되고 있어 관련 특수를 노렸던 국내 기업이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내수와 수출할 것 없이 모두 막힌 상황인데, 스포츠 마케팅까지 차질이 빚어진 셈이다.

현대차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스페인 라리가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를, 금호타이어는 EPL 토트넘과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후원하고 있었지만 해당 리그가 중단됐고, 언제 재개될 지 장담할 수 없어 속을 끓이고 있다.

기아자동차와 한국타이어 역시 공식 후원 중인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일정이 멈춰 서 타격을 입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 스포츠 행사 무산이 반드시 악재만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림픽 시즌 집행할 예정이던 막대한 마케팅 예산을 다른 분야에 투입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기업들이 대응 전략을 어떻게 재수립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말이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잠잠해질지 알 수 없어 불안감을 지울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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