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안혜지(23)가 자유계약선수(FA)로 연봉 대박을 터뜨렸다.놀라운 도약 한 번이 인생을 바꿔놨다.
안혜지는 15일 열린 여자프로농구(WKBL) 1차 보상 FA 협상에서 지난해 연봉 1억 원의 3배인 3억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4년, 총 12억 원을 보장받게 됐다.
올 시즌 FA 자격을 얻은 16명의 선수 중 가장 먼저 ‘잭팟’을 터뜨렸다. 이젠 시즌 MVP 박혜진과 리그 대표 3점 슛터 박하나, 모범선수상의 주인공 한채진 등에게도 시선이 옮겨진다.
동주여고를 거쳐 전체 1순위로 2014~2015시즌 KDB생명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안혜지는 데뷔 후 4시즌 동안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4번째 시즌까지도 평균 13분을 뛰는 데 그쳤고 평균득점은 1.63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새로 바뀐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고 35경기, 34분씩 뛰며 6.54점 3리바운드 6.3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리그가 주목하는 가드로 탈바꿈했다.
올 시즌은 또 한 차례 도약했다. 전 경기에 나서며 팀 내 비중은 더 높아졌다. 평균 10.3점, 3.22리바운드 7.7어시스트. 특히 어시스트왕에 올랐고 시즌 공헌도 3위, 베스트5 선정의 영예를 누렸다.
높은 시즌 공헌도에 따라 FA 1등급으로 분류된 안혜지는 첫 FA 자격을 얻어 1차 대상자였는데, 팀은 그를 간절히 필요로 했고 이에 걸맞은 조건을 제시하자 안혜지는 잔류를 택했다.
강계리와 이정현(부천 KEB하나은행), 김한비(용인 삼성생명), 김민정(청주 KB스타즈)도 원 소속 구단과 다시 도장을 찍었다. 김민정(6000만 원→1억 원)과 강계리(7000만 원→9500만 원), 이정현(1000만 원→3600만 원), 김한비(5000만 원→5500만 원) 모두 인상된 조건에 사인했다.
그러나 양인영(삼성생명)과 이수연(하나은행)은 협상에 다다르지 못했다. 이날부터 25일까지 타 구단과 협상을 갖는다. 다만 1차에서 선수들이 제시한 조건을 초과하지 못할 경우 다시 소속 구단과 재협상을 한다.
2차 이상 FA 대상자들은 같은 기간 모든 구단을 대상으로 협상을 벌인다. 이전엔 원 소속구단이 연봉 상한선인 3억 원을 제시할 경우 무조건 계약을 맺어야 했던 규정도 없앴다.
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건 MVP 5회 수상에 빛나는 박혜진인데, 우리은행은 무조건 그를 잡겠다는 각오지만 그를 원하는 타 구단들도 모두 3억 원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박혜진 영입을 위해 연봉 외에도 수당 등 부수적인 조건들을 제시하며 눈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올 시즌은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검증된 슛터 박하나와 든든한 베테랑 한채진, 김정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각 구단들은 많은 연봉을 통해 치열한 영입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핵심적인 건 주요 선수의 이적이다. 한 명이 팀을 이탈할 경우 연쇄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타 팀 FA 선수를 영입할 경우 보상금과 보호선수 외 1명을 내주게 되는데 공헌도 서열에 따른 등급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 박헤진과 한채진은 1등급으로 계약금의 300% 보상금, 심성영과 김정은은 2등급으로 계약금의 200% 보상금이 따라붙고 보호선수는 1등급과 마찬가지로 4명만을 지킬 수 있다.
보상선수까지 고려할 경우 예상보다 많은 선수들이 다음 시즌 다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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