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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류현진 엇갈린 희비, 중요한 건 코로나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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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류현진 엇갈린 희비, 중요한 건 코로나 변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4.20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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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신기하고 의아하다. 메이저리그(MLB)에선 신인에 불과한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손꼽히는 투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가장 큰 피해국이다. 70만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메이저리그도 직격탄을 맞았다. 개막은 진작에 5월 중순 이후로 밀렸지만 현재로선 리그 파행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수준이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가상 리그가 진행 중이다. 류현진과 김광현도 열심히 던지고 있다.

 

김광현(왼쪽)과 류현진이 기약 없는 타지생활에 힘겨워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미국 야구 통계전문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선수와 팀의 데이터를 대입해 이러한 가상 시즌을 치르는 대표적인 곳인데, 빅리그에선 초보에 불과한 김광현은 연일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19일(한국시간)까지 4차례 선발로 나서 23⅓이닝 동안 2승 평균자책점(ERA) 2.31로 호투했다. ‘KK’라는 애칭에 맞게 무려 3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위력을 키워가고 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3차례나 됐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03으로 특급 선수 수준이다. 볼넷이 많기는 하지만 이 부분은 오히려 더욱 신뢰감을 더해주는 부분이다.

의아하다. 아직 MLB 데뷔도 못한 선수이기 때문. 그러나 허황되기만 한 결과는 아니다. 김광현은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4경기에 등판해 8이닝을 소화하며 5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선발 로테이션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지난해 리그 ‘ERA왕’이자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투표 2위에 빛나는 류현진의 성적은 매우 의외다.

류현진은 19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개막전에 이어 2승(2패)째.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오른쪽)은 가상 시즌에서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지만 현실에선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전체 경기 기록을 보면 아쉽다. ERA는 5.47에 달한다. 시즌 초라고는 해도 4년 총액 8000만 달러(975억 원)라는 거액에 데려온 토론토의 기대치가 무색할 만한 성적이다.

이와 함께 류현진이 속한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서 공동 2위고 , 세인트루이스는 NL 중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가상 시즌이라고는 하지만 류현진에 대한 낮은 기대치엔 아쉬움이, 김광현의 호투엔 반색하게 되는 것도 있다.

물론 중요한 건 현실이다. 코로나19 변수가 크다. 19일 기준 미국에선 3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산세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개막이 언제까지 미뤄질지 모르는 상황 속 타지 생활을 하고 있는 김광현과 류현진이 얼마나 컨디션을 잘 관리할 수 있을지가 변수다.

김광현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구단 전지훈련지인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오랜 기간 머물던 그는 이달부터 세인트루이스로 옮겨 생활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훈련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그와 캐치볼을 하며 적응을 돕고 있는 아담 웨인라이트의 증언에 따르면 여전히 외로움에 괴로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웨인라이트는 미국 사우스 카운티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김광현은 언제 시즌을 시작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며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한 것 같다”고 밝혔다.

 

토론토 류현진은 캐나다의 외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따라 연고가 없는 미국에서 홀로 훈련하며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귀국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지만 절치부심하고 미국행에 나선 김광현이기에 미국의 여행제한 조치 등으로 인해 미국 입국에 어려움이 따를 것, 자가격리 기간 등으로 인해 스스로 세인트루이스에 남기로 했다. 다만 개막 시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캐나다의 외국인 입국 금지 정책으로 인해 연고지인 토론토로 향하지 못한 류현진은 국내로 돌아오는 걸 생각했지만 산달에 다다르고 있는 아내 배지현 씨의 몸 상태 등으로 인해 플로리다에 머물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다저스 시절 한솥밥을 먹은 러셀 마틴이 집을 빌려줘 걱정은 덜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의 생활이 편할리 없다.

묵묵히 몸 상태를 유지하며 시즌을 준비하고는 있다. 토론토 지역 매체 토론토선에 따르면 류현진은 코칭 스태프와 꾸준히 연락을 이어가고 있고 1월 수준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는 류현진과 김광현에게만 악재인 것은 아니다. 다만 다소 늦은 나이에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김광현과 FA 대박을 이루며 큰 기대 속에 토론토로 향한 류현진 둘에겐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누구보다 안타깝기만 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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