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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바래봉~팔랑치 산철쭉, 다음 주가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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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바래봉~팔랑치 산철쭉, 다음 주가 절정
  • 이두영 기자
  • 승인 2020.05.06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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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관련 축제가 취소됐지만 등산은 자유로이
지리산허브밸리에서 바래봉까지 1시간 30분 코스

[스포츠Q 이두영 기자] 어머니 가슴팍처럼 푸근하게 와 닿는 남도 최고 명산인 지리산. 경남 산청 천왕봉에서 서북으로 진양조장단처럼 느리게 이어진 산등성은 이맘때마다 전북 남원 운봉읍 바래봉(1,156m)에 이르러 특별한 색 잔치를 벌인다.

산철쭉이 개화해 초여름 싱그러운 초록빛과 멋진 앙상블을 이룬다. 군락지 면적이 무려 약 100㏊에 이른다.

희부연 새벽빛을 깨고 산마루로 달려드는 햇살의 기세는 코로나19로 짓눌렸던 마음을 통쾌하게 비워 버린다. 산철쭉꽃 무더기는 개구쟁이처럼 달려드는 바람을 맞아 건들거리며 연분홍 빛깔을 토해낸다.

팔랑치 부근 철쭉 군락지.
팔랑치 부근 철쭉 군락지.

 

가장 화려한 군락지는 바래봉 서쪽 주변부터 팔랑치로 이어지는 주능선이다. 해마다 지리산철쭉제가 성대하게 펼쳐진 운봉읍 지리산허브밸리 위쪽 산자락에도 군락이 형성돼 있다.

6일 현재 산철쭉 개화는 4부 능선 정도까지 진행됐으며, 오는 10일쯤에는 가장 높은 능선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마다 축제 기간에는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행사가 취소됐다. 산행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등산을 즐기며 바래봉 능선의 산철쭉을 느긋하게 감상하는 데는 4~5시간 걸린다. 해발 600m에 위치한 지리산허브밸리에서 바래봉까지는 대략 1시간 30분 걸린다.

임도가 꽤 길게 조성돼 있고 길이 험하지는 않지만 경사가 있어서 차분하게 오를 필요가 있다.

바래봉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와서 팔랑치까지 갔다가 되돌아 내려오는 것이 대표적인 산행 방식이다. 등산의 맛을 조금 더 즐기고 싶으면 팔랑치에서 세걸산,고리봉 등을 지나 정령치 쪽으로 가도 된다.

바래봉 주변에 산철쭉이 확산된 계기는 1971년에 시작된 면양목장 사업이었다. 호주의 기술 도움을 받아 2,400㏊ 면적에 목장이 조성됐는데, 양들은 각종 풀을 마음껏 뜯어 먹었지만 철쭉은 독성이 있어서 건드리지 않았다.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광활한 산철쭉 군락이 탄생했다.

철쭉은 진달래과 관목으로 가을에 잎이 지는 낙엽수다. 진달래는 먹을 수 있어서 참꽃으로 불리고 철쭉은 개참꽃으로 취급된다. 형태는 비슷하지만 철쭉은 독을 약간 품고 있다. 철쭉은 연분홍색 잎과 꽃이 동시에 돋고 핀다.

바래봉 능선에 자리한 품종은 산철쭉이며 잎이 먼저 돋은 후 보랏빛이 감도는 분홍색 꽃이 핀다. 꽃 안쪽에는 보라색 반점이 있다.

실상사.
실상사.

 

바래봉 근방에는 지리산둘레길, 고즈넉한 평지사찰인 실상사, 국악의 성지, 광한루원 등 자연과 문화,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있다.

운봉읍에 지리산흑돼지 음식을 잘하는 식당들이 있고, 광한루원 옆에는 남원의 별미인 추어탕을 잘하는 맛집이 늘어서 있다.

지리산허브밸리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정령치 휴게소에서는 하루 6차례 운행되는 정령치 순환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남원역, 남원고속버스터미널, 남원시외버스터미널, 운봉,인월,산내,반선,달궁 등을 경유하며 운행한다.

 

# 전국의 철쭉 명소

늦은 봄날 한때, 철쭉꽃이 만개한 탁 트인 산길을 걷는 기쁨은 무척이나 크다. 산행을 즐기는 여행객들에게 이 시기야말로 화양연화가 아닐까?

그런데 높은 산 등에서 자연 상태로 자라는 철쭉 말고, 주택단지 화단이나 공원 등에 심어진 철쭉은 대부분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어서 씁쓰레한 맛을 남긴다. 그런 철쭉들은 일본에서 개량된 품종이라는 사실을 제쳐두고라도 색깔이 조악해 우아한 멋이 떨어진다.

전국적으로 철쭉이 무리지어 핀 곳은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가평 연인산이 가장 유명하다. 전북 장수 봉화산, 전남 보성 초암산·일림산, 경남 산청과 합천의 경계를 이루는 황매산, 양산 천성산 등은 페인트를 엎질러놓은 듯 색깔이 화려하다.

강원도 정선 두위봉,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의 경계인 소백산 등에서는 연분홍 색깔이 더욱 곱고 키가 큰 철쭉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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