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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0개 구단 선발 마운드로 본 '5강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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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0개 구단 선발 마운드로 본 '5강 기상도'
  • 이성제 명예기자
  • 승인 2020.05.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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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성제 명예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예정보다 38일 늦어진 5월 5일 어린이날 드디어 KBO리그(프로야구)가 개막했다. 선수들이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어려웠고 개막부터 변수가 생긴 만큼 더 치열한 순위 경쟁을 예고한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듯 각 구단의 마운드 사정을 살펴보면 전력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마련이다. 특히 144경기 긴 레이스를 끌어줘야 하는 선발진이 안정된 팀들이 순위표에서 보다 높은 곳에 자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시즌 5강 진입한 팀들과 탈락한 팀들은 외국인 선발투수진의 활약과 나머지 국내 선발투수진의 안정화 여부에서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두산 알칸타라, 키움 브리검, SK 킹엄 [사진=AP/연합뉴스]
왼쪽부터 두산 알칸타라, 키움 브리검, SK 킹엄. [사진=AP/연합뉴스]

◆ 두산 베어스

드라마 같은 정규시즌 대역전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3년 만에 리그 타이틀을 되찾아온 두산은 지난 시즌 29승을 합작한 외국인 원투펀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를 떠나보냈다. 이들의 빈 자리는 지난해 KT에서 11승을 거둔 라울 알칸타라와 젊은 강속구 투수 크리스 플렉센으로 채웠다. 알칸타라는 수원구장을 떠나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게 됐고, 리그 최강 수비력을 자랑하는 두산 야수들의 도움도 예상돼 보다 확실한 에이스 면모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플렉센 또한 연습경기 내내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며 타 팀들의 요주인물 1순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17승을 올리며 차세대 국가대표 우완 에이스로 떠오른 이영하와 자유계약(FA)을 앞둔 이용찬,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도 건재하다. 이외에도 사이드암 최원준과 부활을 꿈꾸는 장원준 등이 선발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 키움 히어로즈

아쉬운 준우승 뒤 손혁 신임 감독 체제로 새 시즌을 앞두고 있는 키움 역시 강력한 선발진을 자랑한다. 나란히 13승씩 올렸던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를 붙잡는 데 성공했고 최근 3년간 리그 토종 우완 선발투수 중 최다승을 기록한 최원태, 좌완 영건 이승호와 잠수함 투수 한현희까지 구색을 갖췄다. 7월 복귀가 예상되는 안우진과 '전천후' 신재영 등도 이들을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으며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손혁 감독의 선발진 운용도 기대된다.

◆ SK 와이번스

충격과 아쉬움의 2019시즌을 마치고 2020시즌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SK는 팀 1~3선발이 모두 이탈했다. 에이스 김광현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앙헬 산체스는 일본 프로야구(NPB)로, 경기력이 아쉬웠던 헨리 소사 역시 대만리그로 떠났다.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가 새로운 원투펀치로 기대를 받고 영입됐지만 연습경기에서 핀토가 부진해 염경엽 감독의 고민이 깊다. 박종훈-문승원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과 최고 셋업맨에서 5선발로 보직을 바꾼 김태훈이 지난 수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활약을 펼쳐줘야 떠나보낸 에이스들을 그리워하지 않을 전망이다.

◆ LG 트윈스

구단 창단 30주년과 ‘레전드’ 박용택의 마지막 시즌, 류중일 감독 계약 마지막 해 등 이유로 대권에 욕심을 내비친 LG는 전반적으로 안정된 전력 속에 불안한 4, 5선발이라는 큰 고민을 갖고 있다. 지난해 나란히 14승씩 기록했던 외인 듀오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중심을 잡아주고, 역시 FA를 앞두고 있는 차우찬이 토종 에이스로서 자존심을 지켜준다면 3선발까지는 완벽한 LG다. 이들에 이어 약 3년 만에 선발로 도전하는 송은범, 연습경기 부진을 딛고 선발 보직 사수를 원하는 임찬규, 허리 부상을 이겨내고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 정찬헌 등이 나머지 선발 자리를 가져갈 것으로 보이는 데 불안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불펜이 상수로 작용한다면 김대현, 정우영 등 기존 불펜 자원이 시즌 중반 선발진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또 큰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상규, 김윤식, 이민호 등이 경험을 쌓고 한계 투구 수를 늘린다면 LG 선발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 NC 다이노스

2018년 꼴찌에서 지난 시즌 5위로 껑충 뛰어오른 NC는 올해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드류 루친스키와 큰 기대를 받고 영입된 마이크 라이트가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성해야 한다. 지난해 10승을 따내며 차세대 좌완 에이스의 향기를 풍기는 구창모 역시 보다 발전된 시즌이 기대된다. 항상 꾸준한 기량을 보이는 이재학과 이동욱, 감독 신뢰를 듬뿍 받고 있는 영건 김영규가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박진우와 최성영 또한 호시탐탐 선발진 진입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탄탄한 선발 마운드 운용이 가능해 보인다.

LG 윌슨, NC 루친스키, KIA 양현종 [사진=AP/연합뉴스]
왼쪽부터 LG 윌슨, NC 루친스키, KIA 양현종 [사진=AP/연합뉴스]

◆ KT 위즈

창단 후 가장 높은 순위인 6위로 마친 지난 시즌을 넘어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KT는 젊은 투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확실한 1선발 카드 영입을 위해 알칸타라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경험이 풍부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택했고, 13승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모두 25세 이하인 배제성-소형준-김민의 토종 선발진은 시즌 초반 분위기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인임에도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발진 진입에 성공했던 1차 지명자 소형준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이강철 감독의 뜻대로 젊은 투수들이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한다면 포스트시즌 무대도 꿈이 아닐 수 있다.

◆ KIA 타이거즈

타이거즈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맷 윌리엄스와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KIA는 팀 주장이자 리그 최고 에이스 양현종을 필두로 지난해 아쉬웠던 외인 투수들 활약이 동반돼야 한다. 연습경기에서 엄청난 구위를 자랑한 애런 브룩스, 윌리엄스 감독의 기대를 받고 있는 드류 가뇽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 지난 시즌보다 훨씬 많은 승수 획득이 가능할 것이다. 4선발로 낙점받은 이민우, 우승 시즌의 퍼포먼스를 다시 보이기 원하는 임기영 등도 절치부심해 시즌 준비를 마쳤기 때문에 외인의 연착륙이 관건이다.

◆ 삼성 라이온즈

새롭게 닻을 올린 '허삼영호' 삼성라이온즈는 ‘끝판왕’ 오승환 복귀로 강력한 불펜진 구축이 예상된다. 또 장필준, 우규민, 임현준 등 오승환 앞에서 든든히 막아줄 카드도 많다. 때문에 지난 시즌 외의 부진과 더불어 골머리를 앓았던 선발진만 안정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연습경기를 통해 데이비드 뷰캐넌과 벤 라이블리가 위력투를 선보였고, 백정현-최채흥-원태인으로 이어지는 나머지 선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베테랑 윤성환과 영건 김윤수 등도 대기 중인 삼성이다.

◆ 한화 이글스

2018시즌 3위에서 지난 시즌 9위로 추락한 한화의 믿는 구석은 역시 외인 선발투수들이다. 지난해에도 한국에서 뛰었던 워윅 서폴드와 채드벨은 올 시즌에도 원투펀치로 나선다. 채드벨이 팔꿈치 통증으로 개막 후 2주 정도 공백을 가질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장민재, 임준섭, 김민우 등이 시즌 초반 레이스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롯데 자이언츠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장시환의 어깨가 무겁다. '독수리군단'은 고향 팀에서 뛰게 된 장시환이 3선발로서 정민철 단장과 한용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야만 다시 한 번 비상을 꿈꿀 수 있다.

◆ 롯데 자이언츠

그들만의 ‘프로세스’가 기대되는 롯데는 성민규 신임 단장과 허문회 신임 감독의 구상대로 시즌을 착실히 준비했다. 가장 활발한 스토브리그 행보를 보인 가운데 기존 선발이었던 김원중은 마무리로 변신했다. 김원중이 비운 선발진은 돌아온 노경은과 부쩍 성장한 서준원이 맡는다. 더불어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연습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고 성민규 단장의 MLB 경험과 정보력을 통해 영입한 댄 스트레일리와 아드리안 샘슨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부친 병세가 깊어져 미국으로 돌아간 샘슨의 자리가 커 보인다. 샘슨은 귀국 후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6주가량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롯데가 어떻게 선발 로테이션 운용을 풀어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코로나19로 이번 시즌은 월요일 경기와 더블 헤더의 가능성이 열렸다. 따라서 각 팀은 5선발 로테이션과 더불어 때에 따라 6~7선발까지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 어느 시즌보다 선발진의 양과 질, 운용 능력에 따라 시즌 전체 농사가 달라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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