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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물들인 '덕분에 챌린지', 데얀-주니오의 첨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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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물들인 '덕분에 챌린지', 데얀-주니오의 첨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5.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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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0 하나원큐 K리그(프로축구)가 전 세계적 관심 속에 마침내 개막했다. 올 시즌 K리그는 특히 영국 공영매체 BBC 등 36개국에 정식으로 중계권을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10일 조재완(강원FC)이 FC서울전에서 넣은 이른바 ‘회오리감자 슛’ 영상을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리트윗할 만큼 전례 없던 수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속 대부분의 축구 리그가 중단됐거나 개막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K리그가 가장 먼저 기지개를 켤 수 있었던 건 그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이 코로나19와 싸움에 잘 대처하며 타의 모범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8~10일 사흘에 걸쳐 열린 K리그 1라운드는 그야말로 ‘덕분에 챌린지’로 물들었다. K리그 ‘리빙 레전드’ 이동국(전북 현대)을 시작으로 축구판 곳곳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힘쓰고 있는 의료진을 향한 고마움을 담은 메시지가 전달됐다.

지난 8일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 간 2020 K리그1 공식 개막전에서 이동국(사진)이 보여준 덕분에 챌린지 골 세리머니는 전 세계로 송출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동국은 지난 8일 수원 삼성과 개막전에 후반 교체 출전해 코너킥을 머리로 잘라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득점 직후 그는 카메라를 향해 달려가 왼손 위로 오른손 엄지를 치켜세웠다.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이다. 덕분에 챌린지는 지난달 16일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기획해 시작된 응원 캠페인으로 '고생하는 의료진 덕분에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는 의미가 담겼다.

해당 경기가 K리그 공식 유튜브,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무료 중계되고 있기도 했던 만큼 이동국의 세리머니는 방송과 SNS를 타고 전 세계로 송출됐다. BBC는 문자중계에서 “이동국의 동작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한국 의료진의 헌신에 감사한다는 뜻이 담겼다”고 전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 역시 “이동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운 전 세계 의료진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했고, 스페인 마르카도 “이동국이 코로나19 시대 첫 골을 넣었다. 그의 세리머니는 우리가 알던 것과 달랐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존중하는 세리머니였다”고 설명했다. 일본 지지통신 역시 이 소식을 다루기도 했다.

10일 FC서울과 맞대결에서 골을 넣고 왼손 위로 오른손 엄지를 들어올린 강원FC 김지현(사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전 하나시티즌 안드레(오른쪽) 역시 골 세리머니로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후에도 덕분에 챌린지는 계속됐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대구FC와 홈 맞대결을 앞두고 ‘#의료진 덕분에 #인천시민 덕분에’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고, 킥오프 전 덕분에 챌린지를 행했다.

안병준(수원FC), 안드레(서울 이랜드FC), 일류첸코(포항 스틸러스), 박동진(서울), 김지현(강원) 등 K리그1·2(1·2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선수들이 세리머니로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다.

올 시즌 대구로 이적해 인천 원정에서 데뷔전을 치른 데얀은 경기를 마친 뒤 “4개월 만에 (피치로) 돌아와 기쁘다. 대구뿐 아니라 한국 전체가 위험했고, 특히 대구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와 무서웠다. 구단에서 관리를 많이 해줬고, 지침을 잘 따르고자 노력했다. 그동안 지루했지만 어쨌든 진정세에 접어들어 이렇게 시작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또 “(친구들이) 동유럽 몇 개 국가에서 K리그 중계권을 사 잘 지켜보고 있다고 하더라. 리그가 어떻게 시작할 수 있었는지 많이 물어본다. 한국에서 어떻게 바이러스에 잘 대처했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리그를 시작했다는 점이 대단하다’는 것을 넘어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라고 대답하고 있다. 언빌리버블(unbelievable)하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며 한국의 방역 시스템을 극찬했다.

한국에서 12시즌 째 뛰고 있는 데얀(왼쪽 첫 번째)은 한국의 방역 시스템을 치켜세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조국 브라질에 메시지를 보낸 주니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주니오는 9일 상주 상무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는 유니폼을 들어올려 자필로 ‘Forca Brasil! #StaySafe(힘내라 브라질! #안전하게 지내세요)’라고 적은 속옷 속 문구를 공개했다. 조국 브라질을 향한 주니오의 마음이 담긴 세리머니였다. 

브라질은 9일 기준 확진자가 1만611명이나 늘며 전 세계에서 미국, 러시아 다음으로 많은 증가폭을 보였다. 주니오의 이 세리머니 소식을 브라질 언론 글로보에스포르테가 보도하면서 그 메시지가 브라질 현지에도 전달됐다. 브라질 마나우스 출신인 주니오는 그의 가족 중 하나가 의료 분야에 종사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친구가 사망하는 등 아픔을 겪었다.

덕분에 챌린지는 감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 속 대한민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를 말해줌과 동시에 K리그가 전 세계 팬들에게 ‘할 수 있다’며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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