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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수볼'스러운 풀백과 공격수 활용 [K리그1 강원 서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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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수볼'스러운 풀백과 공격수 활용 [K리그1 강원 서울 분석]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5.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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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병수볼 시즌2’가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강원FC가 지난 10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에서 3-1로 승리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강원은 선제 실점을 기록하며 서울에 끌려갔지만 후반전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며 승리한 강원 FC [사진제공=연합뉴스]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며 승리한 강원 FC [사진제공=연합뉴스]

강원이 경기를 뒤집은 시간은 후반 39분이었지만 그전부터 강원은 서울을 상대로 시종일관 우위를 점했다. 3-1이란 스코어도 지속적으로 서울 미드필더진을 괴롭혀 만들어낸 결과였다.

강원은 전반전에는 우측 풀백 신광훈을 통해 상대 중원을 골치 아프게 만들었다. 신광훈은 풀백이지만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빌드업에 관여하면서 알리바예프를 끌어냈다. 알리바에프가 전진하면 강원은 이영재가 자유로워지게 됐는데, 그 부담은 자연스레 오스마르한테 넘어갔다. 오스마르는 중앙에서 수비진도 보호하면서, 이영재를 견제하기 위해 측면까지 지원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물론 전반전에 강원이 신광훈을 이용해 서울을 괴롭히는 방식으로 직접적인 결과물을 가져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서울 중앙 미드필더들은 전반전부터 많은 체력을 소진하게 되며 부담스러운 후반전을 맞이하게 됐다.

김병수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공격수 김지현을 투입시켰다. 동시에 스트라이커 역할에만 충실하던 김승대에게 자유를 부여했다. 김승대와 김지현은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측면을 지원했다. 측면을 부지런히 지원하는 두 공격수는 수비수 입장에서 막아내기 까다롭다. 센터백이 측면으로 이동하면 수비 라인이 헝클어지는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에도 미드필더들이 움직였다. 그때부터 점점 서울의 중원은 과부하가 오기 시작했다.

과부하가 터진 시점은 후반 30분 무렵부터였다. 이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 후반 28분에 나왔다. 주세종과 오스마르가 패스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나왔고, 김승대가 기회를 잡게 된다. 유상훈 골키퍼가 빠른 판단을 보여주며 실점하지 않았지만 서울 선수들이 중원에서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는 상황이었다. 강원의 역전골과 추가골에서도 오스마르는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서울 중원은 무너졌다. 풀백과 공격수를 다양하게 활용해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김병수 감독다운 스타일이 결과로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최용수 감독이 이를 방관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중원에서 상대에게 많이 밀렸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승패에 큰 분수령이 됐다”고 이야기할 만큼 중원에서 강원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실제로 후반 15분 최 감독은 지친 알리바예프 대신 고요한을 투입하며 과부하를 막아내려고 했지만, 교체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전술 변화가 필요했던 서울이었다.

김병수 감독과 강원에 부담스러울 수 있는 첫 경기였다. ‘병수볼’로 지난 시즌 K리그에 돌풍을 만들었다면, 두 번째 시즌은 당연히 대중들의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대가 커지면 팬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진다. 하지만 강원은 K리그 개막이 두 달가량 늦어진 상황에서도 팬들이 놀랄 만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어쩌면 ‘병수볼 시즌2’는 팬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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