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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대박' 김민구, 파란만장 커리어 꽃길은 이제 시작 [프로농구 이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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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대박' 김민구, 파란만장 커리어 꽃길은 이제 시작 [프로농구 이적시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5.12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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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경희대 삼총사 중에서도 가장 빛났던 김민구(29)는 날개를 잃고 추락했다. 선수 생활 연장마저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가까스로 복귀했지만 이전과 같은 활약을 기대하긴 어려워보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극복하며 역대 최고 연봉 인상률을 기록했다. 김민구의 인생역전 스토리는 현재 진행형이다.

완벽한 부활에 성공한 김민구의 프로 커리어 3번째 팀은 농구명가 울산 현대모비스였다. 현대모비스는 11일 김민구와 장재석, 기승호, 이현민을 FA로 데려왔다고 발표했다. 김민구의 보수 총액은 직전 시즌 프로 최저인 3500만 원에서 2억3000만 원(연봉 1억7000만 원, 인센티브 6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고 인상률이다.

 

지난 시즌 원주 DB에서 부활한 김민구(오른쪽)이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FA 계약을 맺었다. 보수는 역대 최고인 557.1% 인상률을 보이며 2억3000만 원을 받게 됐다. [사진=KBL 제공]

 

너무도 먼 길을 돌아왔다. 김종규, 두경민(이상 원주 DB)과 함께 경희대 빅3로 불리며 대학농구를 평정하며 2년 연속 MVP를 차지했고 2013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전주 KCC 유니폼을 입었다.

허재 감독의 전폭적 신뢰를 바탕으로 데뷔 시즌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차며 13.4득점 2.8어시스트 1.1스틸 등 맹활약했다. 팀 성적만 아니었다면 김종규(10.7득점 6.1리바운드)를 제치고 신인왕을 충분히 받을 만한 성적이었다.

2013년 아시아농구선수권에서 베스트5에도 이름을 올렸던 김민구에게 다시 떠올리기도 싫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듬해 6월 음주 교통사고를 냈는데, 선수생명에 치명적인 고관절 부상을 입는다. 그럼에도 음주 운전 사고에 대한 괘씸죄로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수술대에 오른 뒤 한 시즌을 통으로 날린 뒤에야 다리에 보조기를 착용한 채 기적적으로 복귀할 수 있었지만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복귀를 앞두고 사고 후 14개월 만에 발표한 음주 운전 사과문과 가벼워보이는 징계 수준 때문. 군대는 장애 등록을 받게 돼 면제가 됐지만 코트에 복귀한다는 아이러니함도 그에게 동정 여론이 실리지 않은 이유였다.

 

FA 설명회에 참석한 김민구. 새 시즌은 현대모비스에서 중책을 맡고 나서게 됐다. [사진=KBL 제공]

 

3시즌을 더 보내면서도 김민구의 활약은 백업 가드라고 부르기에도 아쉬운 수준이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이상범 감독의 선택을 받아 원주 DB로 이적했지만 연봉은 프로 최저 수준이었다.

김종규, 두경민과 대학 졸업 후 다시 만나게 된 김민구는 이상범 감독 아래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평균 19분여를 뛰며 7득점 2.7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데뷔 시즌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순간순간 보이는 천재성은 감탄을 자아냈다.

아시아 베스트5에 뽑혔을 때 그를 지도했던 유재학 감독은 김민구의 반등 가능성을 높게 쳤다. 은퇴한 양동근과 지난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떠난 이대성의 빈자리를 메울 재목으로 김민구를 낙점했다. 김민구는 데뷔 시즌 보수 총액 1억 원을 받은 뒤 처음으로 억대 연봉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557.1%의 보수 인상률은 김우람의 400%(3800만 원→1억9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현대모비스는 김민구와 함께 빅맨 장재석을 동시 영입했다. 리빌딩 중인 현대모비스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할 것이라고 기대되는 둘이다. 베테랑 기승호와 이현민은 많은 출전시간보다는 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만수’ 유재학 감독의 왕조부활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선 김민구의 더 발전된 기량이 필수적이다. 이상범호에서 한 단계 성장한 김민구가 프로농구 최고의 명장 아래선 또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반전이 가득한 인생의 또 한 번의 놀라운 변화가 불어올지 농구 팬들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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