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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상승세 이끄는 야수진의 '시너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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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상승세 이끄는 야수진의 '시너지 효과'
  • 이성제 명예기자
  • 승인 2020.05.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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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성제 명예기자] LG의 초반 상승세가 무섭다. 시즌 전망에서도 많은 야구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LG는 투타 핵심 선수들의 부상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순위표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몰라보게 달라진 야수진 뎁스와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경쟁이 LG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LG 류중일 감독은 지난 시즌 종료 이후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40인 보호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베테랑 정근우를 영입 요청했다. 정근우가 충분히 2루를 맡아줄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주전 2루수를 맡았던 정주현이 자극을 받길 원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주전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 정근우와 정주현은 LG 2루에서 공존하며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SK 전과 키움 전이 그랬다. 14일 SK와의 맞대결에서 오랜만에 선발 출장 기회를 잡은 정주현이 박종훈에게 솔로포를 뽑아내며 경기 초반 끌려가던 분위기를 가져왔다. 9회에는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가 끝내기안타를 치며 LG의 18년 만의 SK 전 스윕을 만들었다.

LG 2루수 정근우와 정주현 [사진=AP/연합뉴스]
LG 2루수 정근우와 정주현 [사진=AP/연합뉴스]

16일 키움과의 더블헤더 1차전은 정주현의 원맨쇼였다. 6회 엄청난 호수비들로 팀 실점 위기를 구해내더니 이어진 공격에선 상대 에이스 브리검을 상대로 또 한 번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을 이끌었다.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좋은 수비를 연거푸 펼친 정주현과 대타로 나와 볼넷과 귀중한 추가 득점까지 해낸 정근우 모두 활약했다.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선수의 기여가 나타나는 선순환은 2루뿐만이 아니다. 키움과의 더블헤더 도중 주전 3루수 김민성이 햄스트링 통증으로 물러나자 이날 콜업된 백승현이 빈자리를 메웠다. 수비에서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적시타를 포함해 매서운 타격을 보여주며 LG 내야에 신선함을 불러일으켰다.

새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순조롭게 연착륙중인 1루수 자리의 백업을 맡고 있는 또 다른 베테랑 김용의는 경기 후반 1루와 3루를 든든히 지켜주며 타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용의는 빠른 발과 공격적인 주루 능력까지 겸비하며 대주자로서의 활용 가치도 크다.

대수비 전문 요원인 구본혁은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에서 연일 호수비를 보여준다. 이들 외에도 퓨처스리그에서 1군 콜업만을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늦깎이 신인으로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은 손호영과 물오른 타격 감각을 보이고 있는 김호은, 팀 내 가장 빠른 주력을 자랑하는 신민재, 유틸리티 플레이어 최재원 등이다.

LG 야수진의 힘은 내야에 그치지 않는다. 외야의 어느 자리에서나 적극적인 수비와 함께 강한 어깨를 자랑하며 지난 시즌 팀 내 홈런 2위였던 이형종이 빠졌지만 다른 외야수들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두산 투수 이용찬의 투구에 중수골이 골절된 이형종은 매 시즌 초반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기에 LG에겐 큰 전력 약화가 예상됐다.

그러나 주장 김현수가 개막전부터 홈런을 터뜨리는 등 고감도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고 이천웅 또한 예술적인 타격 기술과 함께 LG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내고 있다. 채은성과 커리어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용택은 팀 내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하며 중심을 잡아준다. 레귤러 1군 멤버로 손색이 없어진 홍창기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이형종의 부상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승리 세레머니를 하고 있는 LG 선수단 [사진=AP/연합뉴스]
승리 세레머니를 하고 있는 LG 선수단 [사진=AP/연합뉴스]

외야 세 자리와 지명타자까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최근 몇 년간 경쟁을 이어왔던 이천웅, 채은성, 이형종은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가 됐다. 올 시즌은 주장 김현수, 레전드 박용택뿐만 아니라 홍창기까지 서로에게 가장 좋은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 

외야의 1군 엔트리 진입 경쟁도 뜨겁다. 지난 시즌 1군에서 대타 역할을 해냈던 전민수와 질롱코리아를 다녀오며 크게 성장한 서울고 4번 타자 출신 거포 이재원, 충암고를 졸업한 신인 함창건 등도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G는 현재 3명의 포수를 엔트리에 운용중이다. 군 전역 후 질롱코리아에 다녀오며 스프링캠프까지 평가가 좋았던 포수 박재욱이 엔트리에 합류했다. 주전포수 유강남이 확실하게 안방마님 자리를 잡고 있고 경기 후반 이성우가 든든하게 대기하기 때문에 포수의 엔트리 추가는 낭비처럼 보였다.

하지만 더블헤더가 열리며 유강남과 박재욱이 한 경기씩 주전 마스크를 나누어 썼고 류중일 감독은 상대 선발투수가 좌완일 경우 유강남이 지명타자, 박재욱은 선발 포수로 운용할 뜻도 내비쳤다.

유강남, 박재욱, 이성우의 쓰임새를 정확히 인지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3포수 체제를 운용하는 것이다. 지난겨울 베테랑 정상호를 떠나보냈지만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한 박재욱의 성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팀 운영이다.

늦은 개막과 함께 올스타전 휴식기도 없이 144경기의 빡빡한 일정을 치러내야 하는 2020시즌이다. 각 팀별로 벌써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고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의 변수도 존재한다. 폭넓은 선택이 가능한 LG의 야수진은 ‘상수’가 되고 있다. 더불어 선수단 전체의 경쟁 속에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에 LG는 함박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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