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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쫓는 EPL-라리가, 일정 재개 전제조건 [SQ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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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쫓는 EPL-라리가, 일정 재개 전제조건 [SQ전망]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5.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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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유럽 5대 축구리그 가운데 독일 분데스리가가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 뒤를 이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스페인 라리가도 2019~2020시즌 일정 재개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얼마나 진전된 걸까. 가능성을 짚어보자.

EPL은 위치정보시스템(GPS) 동선 추적을 포함한 고강도 예방책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9일(한국시간) 6월 12일 재개를 목표로 하는 EPL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마련하고 있는 대책들을 소개했다.

EPL 각 구단은 20일부터 소규모 훈련을 시작한다. 훈련은 5명 이하 그룹 별로 75분을 넘지 않는 선에서 철저하게 ‘비접촉(untact : un+contact)’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해병대에 입소해 기초 군사훈련을 마친 손흥민 역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곧장 팀에 합류한 상태다.

손흥민이 토트넘 훈련장에 복귀했다. [사진=토트넘 공식 트위터 캡처]

EPL은 이 지침이 잘 지켜지는지 확인하고자 GPS 추적 및 비디오 판독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체 방역팀을 꾸려 각 팀 훈련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 리처드 갈릭 EPL 운영부장은 “훈련장마다 감사관 한 명씩 둬 사전 예고 없이 수시로 ‘기습’ 점검할 수 있는 수준까지 규모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방안은 지난 18일 진행된 각 구단 대표자 화상회의에서 결정됐다. 앞서 영국 정부는 EPL이 구체적인 방역 시스템을 마련해 제출하면 재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표했고, 대표자들은 방역 시스템 준비에 골몰하고 있다.

그 첫 단계로 지난 17~18일 노리치 시티를 제외한 19개 구단 선수 및 코칭스태프 74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했다. 노리치에 대한 진단검사 결과는 23일 2차 검사 결과 발표 때 포함된다.

19일 결과가 나왔는데 3개 구단에서 총 6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안 완 번리 코치가 감염됐고, 왓포드에서 선수 1명, 코칭스태프 2명 등이 확진 판명났다. EPL 사무국에 따르면 이들 6명은 7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간다.

한편 대표자들은 현재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어 잔여 일정 중 우승을 확정할 공산이 큰 리버풀에 우승 트로피를 수여하는 방안 역시 검토했다. 리버풀(승점 82)은 9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57)에 승점 25 앞서 있다. 2승만 보태면 정상에 선다. 

6월 12일 재개를 목표로 하는 EPL은 17~18일 19개 구단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20일부터 소규모 훈련을 재개했다. [사진=EPA/연합뉴스]

리처드 마스터스 EPL 최고경영자(CEO)는 “안전 문제로 불가능하지만 않다면 시상식을 하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라 전했다.

2019~2020시즌 EPL 남은 일정은 총 92경기다. 지난 3월 13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속에 중단됐고, 각 구성원은 6월 12일 기지개를 켜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라리가 역시 같은 날 재개를 노린다. 각 구단은 지난 18일부터 10명 이하 단위로 소규모 훈련에 돌입했다.

로이터통신은 20일 라리가 사무국이 1, 2부 전 구단에 배포한 방역 매뉴얼을 입수해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선수들과 각 구단 관계자들은 매 경기 킥오프 24시간 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라리가처럼 매 경기 진단검사를 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주말 다시 열린 독일 분데스리가와 재개 준비 중인 EPL은 시즌 개막 전에만 선수단 전원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K리그 역시 개막 전 전수 검사를 벌였고, 이후로는 경기 시작 전 24시간 내 3차례 이상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재개된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선수들은 벤치에서도 거리를 두고 떨어져 앉았다. [사진=AP/연합뉴스] 

또 라리가 사무국은 감염자가 발생하면 각 팀 비디오 분석 코치가 훈련 영상 등을 통해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이가 누구인지 파악해 자가 격리 범위를 확정하도록 했다. 감염자와 5분 이상 접촉한 사람이 대상이다.

이밖에 로이터가 전한 매뉴얼은 K리그 방역 매뉴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리그 중 가장 먼저 시작된 K리그는 앞서 분데스리가, EPL, 라리가 등 40여개 주요 리그가 가입한 단체 '월드리그포럼'을 통해 방역 매뉴얼을 공유한 바 있다.

분데스리가가 진단검사와 발열 체크, 마스크 및 위생장갑 착용, 선수 간 거리 두기 등 다양한 원칙을 통해 축구 재개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애쓰고 있지만 여전히 항간에선 리그 강행에 대한 비판이 따른다.

20일 오전 기준 독일 내 전일 대비 확진자가 1227명 늘었다. 영국은 2412명, 스페인은 431명이나 추가로 발생했다. K리그가 개막할 당시 10명 이하로 떨어졌던 국내 일일 확진자 증가폭은 이태원 클럽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 늘어났다. 확산세가 다소 수그러들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사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중계권과 스폰서 계약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맞물린 상황에서 독일의 뒤를 이어 잉글랜드, 스페인도 어떻게든 축구 ‘광복’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허나 사회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리그가 제대로 운영돼 그 끝을 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K리그든 유럽 리그든 리그 재개로 인해 축구계 내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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